빅 쇼가 빠져나가 시시한 뉴욕? 아직 건재한 크리에이터의 천국, 뉴욕에서의 일주일! (2017.09.06 – 09.14)
자동차부자, 랄프로렌
뉴욕 베드퍼드에 위치한 개인 소유의 창고에서 패션쇼를 펼친 랄프 로렌. 그는 처음으로 자신의 자동차 컬렉션을 공개했다. 온통 하얗고 커다란 건물 안에는 전 세계에서 가장 희귀하고 아름다운 클래식 벤츠와 페라리가 즐비했고, 그 모습은 마치 자동차 박물관을 방불케 했다.
아라비안 나이트
빅 쇼가 많이 줄어든 뉴욕의 아쉬움을 달랠 마지막 쇼는? 마크 제이콥스. 파크 애비뉴 아모리의 거대한 홀은 그 어떤 배경음악도 없이, 모델의 워킹 소리와 카메라 셔터 소리로만 채워졌다. 터번 형태의 머리 장식, 하렘팬츠, 이국적인 패턴, 비즈 장식 톱, 땅에 끌리도록 길게 늘어뜨린 술 장식 등 21세기판 아라비안 나이트의 여인과 함께 아름다운 추억을 남긴 가을의 뉴욕, bye~.
클럽 나이트
5번가의 더블스 클럽으로 초대한다는 깜찍한 손글씨 폰트의 초대장만으로 마음을 두근거리게 한 브랜든 맥스웰. 한국 매체로는 유일하게 더블유만 초대되었고, 샴페인과 칵테일을 제공하는 프라이빗한 살롱쇼를 선보였다. 지지 하디드, 조앤 스몰스, 칼리 클로스 등 톱모델의 행진과 피날레 후 이어진 환호성은 뉴욕 패션위크를 책임질 차세대 디자이너로 왜 그가 호명되는지 짐작하게 했다.
눈 호강
이번 시즌 고향으로 돌아온 톰 포드. 90년대 파워 슈트 룩을 다시 선보인 그는 쇼가 끝나자마자 바로 조명을 낮추고, 파티를 시작했다. 손바닥만 한 쇼츠 한 장만 걸친 건장한 남성들은 칵테일과 핑거푸드를 서빙하며, 파티장 곳곳을 돌았고, 그 모습을 안주 삼아 한참을 머물렀다.
광란의 밤
토요일 밤 9시, 맨해튼 센터 앞은 필립 플레인 쇼를 보기 위해 몰린 사람들로 그야말로 마비 상태. 엄청난 인파를 뚫고 겨우 들어간 쇼장은 거대한 세트와 압도적인 퍼포먼스로 입을 다물 수 없었다. 디타 본티즈의 벌레스크로 문을 연 컬렉션은 퓨쳐의 라이브 공연이 배경음악으로 쓰였고, 클로징 즈음엔 테야나 테일러가 등장해 퍼포먼스의 정점을 찍었다.
아침을 깨우는 마차
패션위크 이튿날 아침은 월드 트레이드 센터에서 열린 클럽모나코 프레젠테이션으로 시작했다. 아직 시차 적응이 안 되어 눈뜨자마자 에스프레소를 들이부어도 몽롱한 상태에서 케이터링으로 준비된 마차(matcha)를 들고 다음 쇼인 토리 버치로 이동했다. 문 앞에서 나눠준 WWD도 챙겨서!
연두색이 뜬다
이번 시즌 뉴욕 컬렉션에서 가장 눈에 들어온 컬러는 바로 형광 연두! 2018 S/S는 형광빛이 도는 연두색 옷이 유행할 듯 보인다. 그중 특히 아름다웠던 건 마리암 나시르 자데의 연두색 원피스! 다가올 여름 저 연두색 원피스를 입을 나를 생각하니 흐뭇해진다.
팬티의 신분 상승
뉴욕의 캘빈클라인 플래그십 스토어에는 다채로운 컬렉션 피스와 라프 시몬스의 취향을 들여다볼 수 있는 많은 오브제가 전시되어 있다. 그 가운데 눈길을 사로잡은 건, 바로 캘빈클라인의 상징 하얀 팬티. 캘빈클라인의 오피스 주소인 205W39NYC가 들어간 새로운 버전의 팬티가 컬렉션 피스들과 어깨를 견주며 당당하게 걸려 있다.
왕의 여자
브루클린의 한적한 공장 지대에서 #wangfest라는 슬로건으로 쇼를 펼친 알렉산더 왕! 지난 시즌에 이어 그는 코리안 모델 정소현, 이지, 최소라를 쇼에 세웠다. 크게 한 번 사고칠 것 같은 악동 같은 코리안 뷰티를 선호하는 듯.
고스트 바스터즈
패션위크가 열릴 때마다 재미있는 전시를 기획하는 밀크 스튜디오. 이번 시즌에는 구찌의 새로운 캐릭터를 만든 그라피티 아티스트, 트레버 앤드루의 ‘구찌 고스트’전이 열렸다. 의자와 테이블, 수십여 벌의 가죽 재킷, 트렁크, 심지어 미니 롤스로이스까지! 그와 구찌가 함께한 모든 작업물을 전시했다.
- 에디터
- 김신 · 이예진
- 사진
- COURTESY OF INDIGIT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