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엌을 새롭게 단장했다는 오포읍 언덕의 변정수 집을 찾았다. 햇살이 비치는 따스하고 여유로운 이곳에는 그녀의 생동감 넘치는 컬러풀한 에너지가 퐁퐁 샘솟는다.
TV 없이 가족이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으로 꾸며진 아늑한 거실이 인상적이다. 김우영 작가의 사진은 비슷한 컬러감을 지닌 소파 위 쿠션들과 잘 어우러진다. 변정수가 입은 드레스는 발렌시아가 제품으로 본인 소장품.
앤티크한 부엌의 다이닝 룸에 놓인 포르나세티, 딥티크 및 다양한 향초들.
여행을 다니며 모은 빈티지 소품과 오브제가 정갈히 놓여 있는 거실의 노만 코펜하겐 책장. 선반과 벽 색깔을 은은한 하늘색 톤으로 맞춰 간결하고, 시원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주방을 새롭게 바꾼 후 가장 마음에 드는 공간 중 하나가 바로 팬트리예요. 숨겨진 공간에 문을 달고, 선반마다 조명을 달아 다양한 그릇과 도마 등을 수납하는 데 사용하고 있죠.”
빈티지 숍을 방불케 하는 2층 공간. 본래 쓰던 주방 식재료가 적혀 있는 빈티지 찬장 속에는 수년 동안 모아온 아기자기한 컵과 스푼, 포르나세티 커피잔 등이 있다.
빈티지 상점에서 구입한 레트로 무드의 할리우드 표지판을 다이닝룸 입구 바닥에 장식했다.
2층에 자리한 테라스 선 룸. 여름날이면 창문을 활짝 열어놓고 일광욕을 즐기기에 딱이다. 창문에 달린 스크린을 내려서 밤에 영화를 보기도 하는 공간. 한쪽 벽에는 빈티지 상점을 방불케 하는 여러 가지 오브제가 가득 놓여 있다. 바쁘고 복잡한 일상에서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소중한 공간.
국내에선 변정수의 부엌에만 있는 바라짜(Barazza)의 싱크대.
“이 집에서 지낸 지 6년이 됐어요. 이사를 가고 싶다는 생각이 커질 무렵, 내 마음에 맞는 집을 얻는 게 쉬운 일이 아님을 깨달았고, 이 보금자리에서 새롭게 마음을 다잡고 싶었죠. 그때 한 번도 바꿔본 적 없는 주방을 단장하겠다고 마음먹었어요. 예전부터 너무 갖고 싶어서 수년 동안 적금을 들어 라꼬르뉴(La Cornue)의 1908 오븐부터 구입했어요. 그것도 제 로망 컬러였던 ‘패리스 블루’로요. 주방 전체를라꼬르뉴 제품으로 바꾸고 싶었지만, 워낙 고가라 쉽지 않았죠. 대신 전 오븐과 잘 어우러지도록 한샘의 키친바흐에서 캐비닛을 고르고, 손잡이를 교체했어요. 라꼬르뉴 오븐을 놓은 집에선 주변 캐비닛을 단색으로 통일해 오븐만 돋보이게 하는데, 저는 그보단 컬러감이 어우러진 하나의 공간을 만들고 싶었죠.”
플레이모빌 피규어가 유쾌함을 자아내는 그녀의 공간. 현관 맞은편엔 고근호 작가의 다스베이더 작품도 자리한다. 이 집으로 이사 오면서 아이들을 위해 하나둘 모으기 시작했다고. 정원에서 파티를 할 때면 피규어를 바깥에 꺼내놓기도 한다. 변정수가 입은 러플 장식 톱은 요아나 오티즈, 데님 팬츠는 메이드웰, 벨트는 구찌, 슬리퍼는 미우미우로 모두 본인 소장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