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돌아보며 다시 정리한 2014년의 결정적 모멘트, A to Z.
A
A is for Art
2014 S/S 시즌의 가장 강력한 트렌드는 바로 아트. 궁극적인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패션은 늘 예술을 동경했고 구애를 펼쳐왔지만 이토록 직접적으로 전면에 내세운 적은 없었다. 쇼장은 컨템퍼러리 아트워크로 가득한 갤러리로 변했는데, 이는 현대 예술의 신전, 모마나 테이트 모던을 방불케 했다. 예술을 흠모해온 패션은 이번 시즌을 기점으로 스스로 하나의 예술품이 되었다.
B
B is for Back to the fashion world
절대 돌아오지 않을 것 같은 이들이 다시 패션계로 화려하게 컴백했다. 수차례의 러브콜에도 요지부동이었던 런웨이의 요정, 젬마 워드는 살을 쪽 뺀 모습으로 2015 S/S 시즌 프라다 쇼에 깜짝 등장했고, 모욕적인 발언으로 사상 최악의 스캔들에 휘말리며 패션계에서 차갑게 외면당했던 존 갈리아노가 메종 마틴 마르지엘라의 얼굴로 돌아왔다.
C
C is for Collaboration
듣는 순간 동공이 확장되고, 아드레날린 분비가 촉진되며 심박수가 증가했던 초특급 컬래버레이션 소식. 전 세계 패션 피플들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며 물욕을 자극한 영광의 얼굴들.
D
D is for Diane’s World
다이앤 폰 퍼스텐버그는 그 어느 때보다 바쁜 한 해를 보냈다. 파워풀하고 자유로운 여성의 상징으로 군림해온 랩 드레스 탄생 4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회고전을 펼쳤고, 이를 기념한 자서전도 발간했다. 이처럼 큰 행사를 끝낸 그녀는 라는 리얼리티 프로그램 촬영에 들어갔는데, DVF 제국의 홍보대사를 찾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다룬다.
E
E is for Exhibition
패션계를 빛낸 위인들의 전시가 세계 곳곳에서 펼쳐졌다. 영원불멸로 기억될 패션 영웅들이 남긴 찬란한 기록들!
F
F is for Fashion Movie
한 편의 영화 같은 삶을 살았던 불멸의 스타일 아이콘들이 전기 영화를 통해 부활했다. 그 주인공들은 바로 그레이스 켈리와 다이애나 비 그리고 디자이너 이브 생 로랑이다.
G
G is for Ghesquiere Effect
발렌시아가 하우스에서 보낸 영광의 나날을 뒤로한 채 패션계를 홀연히 떠난 니콜라 제스키에르가 루이 비통의 수장으로 화려하게 컴백한 지난 3월 5일, 패션의 모든 유행은 시작되었다. 젊은 세대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을 동시대적 익숙함은 60년대 무드로 발현되었고, 미니 백과 첼시 부츠가 길거리를 강타했다.
H
H is for Happy Anniversary
생일 축하합니다! 특별한 기념일을 맞은 패션 하우스가 준비한 풍성한 잔치.
I
I is for Instagram VS. Badgalriri
인스타그램과 리애나의 한판 승부! 인스타그램 측은 규정상의 이유로 리애나가 자신의 계정에 올린 누드 사진을 삭제했는데, 이에 리애나는 ‘여성의 아름다운 몸을 부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처사’라며 1천3백만여 명의 팔로어를 보유한 해당 계정을 닫아버린 것. 6개월간의 공백 끝에 최근 그녀는 ‘나쁜 계집애가 돌아왔다’는 코멘트와 함께 인스타그램으로 컴백했다. 천하의 리애나도 인스타그램의 중독성을 끊기는 어려웠을 듯!
J
J is for Jean Paul Gaultier’s Goodbye Show
“상업적인 제약과 정신없는 속도로 쏟아지는 신상품 때문에 새로운 아이디어와 혁신을 이뤄낼 시간이 없었어요.” 지난 35년간 프레타 포르테를 지키며 패션사에 길이 남을 아이코닉한 룩을 창조해온 장 폴 고티에가 2015 S/S 시즌을 마지막으로 레디투웨어 컬렉션과 이별을 고했다. 하지만 슬퍼하지 말자. 오트 쿠튀르와 향수 사업을 통해 그의 미학을 만나볼 수 있으니까!
K
K is for Korean Power
세계 무대를 누비는 한국 모델들의 활약상을 지켜보는 것은 엄마 미소가 절로 나올 정도로 흐뭇한 일. 박지혜와 김성희, 수주는 입지를 굳건히 했고, 박성진은 모델스닷컴 랭킹 27위에 오르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였다. 박형섭은 닐 바렛의 캠페인 모델로 활약했고, 니콜라 제스키에르의 눈에 띈 최소라는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중! 특히 이번 2015 S/S 피터 솜 컬렉션에는 박지혜, 김성희, 수주, 곽지영, 최준영에 이르기까지 서울 패션위크를 방불케 할 정도로 많은 한국 모델이 런웨이에 올랐으며, 김태환, 김상우, 노마한 역시 해외를 무대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L
L is for LV’s The Icon and the Iconoclasts
매달 폭포수처럼 협업 소식이 쏟아지지만, 이처럼 스펙터클한 스케일의 컬래버레이션은 전무후무할 듯! 이름만 들어도 물개 박수가 절로 나오는, 각 분야 최고로 인정받는 아이콘인 칼 라거펠트, 신디 셔먼, 프랭크 게리, 레이 가와쿠보, 크리스찬 루부탱, 마크 뉴슨이 루이 비통 하우스의 상징인 모노그램을 재해석하는 프로젝트 <아이콘과 아이콘 재해석자>를 위해 한자리에 선 것! 이 대대적인 협업은 루이 비통의 황태자가 된 니콜라 제스키에르의 아이디어로 시작되었다.
M
M is for Market Chic
이번 시즌 디자이너들이 고른 핫 스폿은 마트와 패스트푸드 전문점. 모스키노의 제레미 스콧 덕분에 맥도날드의 인기는 하늘 높이 솟았고, 켈로그 콘푸로스트를 패러디한 백 덕분에 아냐 힌드마치는 제2의 전성기를 맞게 됐다. 그런가 하면 그랑팔레를 거대한 샤넬 마트로 변신시킨 칼 라거펠트는 ‘일상적인 쇼핑’을 주제로 우유, 달걀, 채소, 과자 등 마트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아이템을 패션 액세서리에 적용시켰다.
N
N is for Normcore
상반기를 강타한 1990년대 열풍의 시작과 끝을 장식하고 있는 대대적인 트렌드는 바로 놈코어. 노멀(Normal)과 하드코어(Hardcore)의 합성어로, 쉽게 말해 평범함을 추구하는 패션이다. 위키피디아에 등재되며 2014년을 뜨겁게 달군 이 단어에 대해 <뉴욕 타임스>는 ‘인터넷 세상의 언론과 대중이 만들어낸 거대한 농담’이라고 비평했고, ‘트렌디한 것을 따르지 않는 트렌드’라는 뜻을 가지고 있지만, 어찌 됐건 놈코어를 빼고 2014년의 유행 패션을 논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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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션 에디터 / 정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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