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부터 패션계에 불어온 유스 컬처를 대표하는 러시안 패션 디자이너 고샤 루브친스키. 생경한 러시아어가 적힌 스트리트 룩이 아닌,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소년들의 뒷모습을 포착한 사진가 고샤는 더 흥미롭다. 그뿐만이 아니다. 영화감독 래리 클라크부터 사진가 라이언 맥긴리에 이르기까지… 2017년, 디뮤지엄(D MUSEUM)의 첫 전시인 <YOUTH-청춘의 열병, 그 못다 한 이야기>를 위해 모인 세계적인 아티스트들. 그들이 청춘을 노래한다. 뜨겁고, 찬란하게.
청춘은 아름답다. 모자라거나 서툴러도, 늘 같은 일상이 반복되더라도… 그들의 시간은 눈부시게 아름답다. 지나보면 더더욱. 그래서 누군가는 그 찰나의 순간을 포착해 영원히 기억되는 사진 속에 담는다. 여기 한남동 디뮤지엄에 자신이 포착한 뜨거운 청춘의 시간을 내건 이들처럼 말이다. 자유, 반항, 순수, 열정 등 유스 컬처(Youth Culture)의 뜨거운 감성을 느낄 수 있는 <YOUTH-청춘의 열병, 그 못다 한 이야기>전은 오는 2월 8일의 특별한 오프닝 파티를 시작으로 2월 9일부터 그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5월 28일까지 109일 동안 이어질 여정은 청춘이 뿜어내는 무한한 가능성과 크리에이티브한 에너지를 만끽하게 해줄 듯. 특히 보기만 해도 가슴이 일렁일 사진과 그래픽, 영상 등에 담긴 꿈꾸는 청춘의 모습은 바로 지금 청춘의 막막한 터널을 지나고 있는 세대와 돌아오지 않을 그 시간을 추억하는 세대가 서로 공감할 만하다. 어쩌면 일탈과 자유, 반항과 열정같이 청춘의 내면에 공존하는 다면적인 감정을 한자리에서 엿보며 우리 모두의 내면에 여전히 자리한 반항과 도전 정신이 기지개를 켤지도 모르겠다.
뉴욕 10대의 일탈을 담은 영화 <키즈(Kids)> 등으로 10대의 불안과 방황을 포착해온 미국의 사진작가이자 영화감독 래리 클라크(Larry Clark), 파티를 즐기며 그 속에서 포착한 청춘의 은밀한 일상을 기록한 솔직하고 적나라한 폴라로이드를 선보인 멀티미디어 아티스트 고 대시 스노(Dash Snow), 소비에트연방 붕괴 후 혼란의 시기에서 자란 러시아의 청년들과 스케이트보드 신을 중심으로 형성된 유스 컬처를 주제로 지금의 유스 컬처 신드롬을 일으켰으며 스케이트보드 파크를 운영하는 패션 디자이너이자 작가, 큐레이터인 고샤 루브친스키(Gosha Rubchinskiy), 청춘이라는 모호한 시기를 겪는 피사체들의 생동감 넘치는 모습을 특유의 따스한 시선으로 기록한 파올로 라엘리(Paolo Raeli), 청춘이 겪는 갈등의 해방과 쾌락적 자유를 솔직하면서도 몽환적인 이미지로 담아내는 사진가 라이언 맥긴리(Ryan McGinley) 등 아티스트들의 면면만으로도 기대감은 한껏 상승한다. 그들이 청춘을 바라보는 새로운 방식과 시각을 보고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찾아간다면 이번 전시를 통해 만날 수 있는 사진가 더그 드부아의 말을 되짚어볼 것. “우리가 서로를 이해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의미를 해석할 수 있는 건 누구나 자기 자신뿐이다.” 그러니 청춘의 다채로운 몸짓에 애써 공통의 의미를 부여하지 말 것. 아무 의미 없이 흘러가도 귀하고 아름다울 청춘일 뿐이니까.
- 에디터
- 박연경
- PHOTOS
- COURTESY OF D MUSE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