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미우치아 프라다의 할아버지인 마리오 프라다가 자신의 손녀딸에게 보낸 편지다. 그 고장에서 전해 내려오는 전통적인 기법이야말로 최고의 명품이며, 이를 만들고 전통을 이어오는 장인들을 찾아내고 이들을 통해 배우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 마리오의 철학은 오랜 시간 동안 쌓이고 쌓여 지리적 한계를 뛰어넘은 기록이자 문화가 보존된, 전통이 담긴 하나의 역사적인 자료가 되었다. 미우치아 프라다는 이것들을 모아‘ 메이드 인’이라는 이름의 프로젝트로 구현시켰고, 그 프로젝트의 기원이자 핵심인 할아버지가 만든 4개국의 매력적인 전통 기법을 공개했다. 다음은 마리오 프라다가 미우치아에게 보냈음직한 편지다.
FROM SCOTLAND
“전쟁 속에서도 흔들림 없었던 그들의 뿌리를 느끼고 오너라”
스코틀랜드에 가거든 그들이 4세기부터 입던 치마를 눈여겨보렴. 영국과의 끊임없는 투쟁 속에서 자신들의 아이덴티티를 잊지 않기 위해, 자신들의 존재를 더욱 확고히 하기 위해 즐겨 입던, 그들의 역사가 담긴 옷이니 말이란다. 특히 18세기 초 인물인 토머스 롤린슨에 의해 전해 내려오는 타탄체크로 만든 킬트는 200여 년의 시간을 이어 내려온 아주 전통적이고 오래된 복식이란다. 그분이 쓴 <윌슨의 패턴북(Wilson’s PatternBook)>을 유심히 보려므나. 도움이 될 게다.
FROM JAPAN
“옷을 통해 자신들의 이야기를 담아 보내는 그들의 섬세함과 친절함을 배워라”
일본에서는 도바(Dova)를 기억해야 한다. 일곱 가지 섬세한 수공 과정을 거쳐 제품을 완성하는 이 데님 브랜드는 일일이 손으로 그린 용과 자신들의 낙인을 찍어 남들이 다 입는 팬츠가 아닌, 세상에 단 하나뿐인 데님을 선보이는 것을 아주 오래전에 시작한 데님 브랜드지. 작업 과정을 담은 특별한 스토리를 주머니 안감에 적는 것도 특이하지. 옷을 대하는 이들의 정성과 진심이 느껴지지 않니?
FROM PERU
“천 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견고한 기법의 위력을 보거라”
남미의 안데스 산맥에 자리한 페루에 가거든 그들이 안데스의 금이라 부르는 알파카의 위력을 느끼고 와야 한다. 영하 20도까지 떨어지는 추위에 적응하느라 페루인들은 울을 이용해 알파카를 만들어 입었지. 특히 캄페시노스(Campesinos) 방법을 사용한 알파카를 꼭 보렴. 22가지 색감을 내는 이 기법을 활용해 만든 천 년 전의 알파카가 최근 온전한 모습으로 발견되었을 정도로 견고한 기법이란다.
FROM INDIA
“끊임없이 연습하여 예술의 경지에 오른 손뜨개의 힘을 느껴라”
고급 관광과 아직 개발되지 않은 문화가 뒤섞여 혼돈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인도에서는 인도의 전통 자수 ‘치칸(Chikan)’을 꼭 보고 오너라. 오직 손으로만 완성할 수 있는 섬세하고 까다로운 이 치칸법을 이용하면 어떤 것이든 만들 수 있단다. 교차되는 실의 개수와 반복을 다르게 하여 무궁무진한 패턴을 만들어내는 이 기법으로 신발이나 가방을 만든다면 그 조직력에 반하게 될거야. 또 하나, 인도에서 가장 오래된 손자수도 꼭 보고 오려므나. 3세기경부터 시작한 치칸 자수는 무명실을 이용해 다양한 모양의 수를 놓는 기법이란다. 이 자수는 15년 이상 연습해야 숙달되는 기법으로 완성 과정을 보는 것만으로도 황홀한 느낌을 받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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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패션 에디터 / 김한슬
- 포토그래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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