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는 이미 새로운 롤모델을 찾았다. 젠다야와 키어넌 십카, 그리고 윌로 스미스는 쇼비즈니스의 중심으로 빠르게 진입 중인 미래의 톱스타들이다.
젠다야 Zendaya
1996년생, 배우 겸 가수. 댄서 경력이 있어 춤에도 능하다. 2017년 개봉 예정인 <스파이더맨> 시리즈에 캐스팅된 상태.
성을 뺀 이름만으로 불리는 열아홉의 젠다야 콜맨은 디즈니 채널에서 방영된 <우리는 댄스 소녀> 속 힙합 댄싱 스타와 <K.C. 언더커버>의 심하게 근사한 스파이로 전 세계 10대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그러나 몸에 붙는 오프숄더 비비안 웨스트우드 드레스에 드레드록 헤어스타일을 한 채 2015년 아카데미 시상식 레드카펫 위에 등장한 뒤로는 패션의 다양성에 관한 논쟁에서 뜨거운 감자가 되기도 했다. <E! 뉴스>의 앵커인 줄리아나 랜식은 그의 룩에 대해 다음과 같은 코멘트를 날렸다(랜식이 적대적이며 인종차별적이었다고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파촐리 냄새가 나는 것 같군요. 아니면 대마초인가요?” 젠다야는 인스타그램에서 이렇게 응수했다. “머리의 컬 모양으로 다른 이들을 평가하는 무지한 사람들이 거들지 않더라도, 이미 사회에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머리칼에 대한 가혹한 비판이 있습니다.”
갑자기 젠다야는 청년 세대의 대변인이자 패션 아이콘이 되어버린 자신을 발견했다. 다행히도 그는 세상의 관심을 붙들 외모(키는 거의 180cm에 육박하고 태도는 털털하지만, 동시에 우아하면서도 여성스럽다)와 스타일(스트리트 패션과 쿠튀르를 수월하게 매치한다), 그리고 성격(언변이 좋고 딱 부러진다)을 모두 갖추고 있다. 젠다야는 캘리포니아 오클랜드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는데, 당시 교사였던 아버지는 그가 NBA에 진출하는 첫 번째 여성이 되길 바랐다. 하지만 그에게는 다른 계획이 있었다. 틴에이저가 되기도 전에 댄스 소녀의 역할을 따내는 것이었다. 젠다야는 어머니, 그리고 태어난 지 14주쯤 된 미니어처 슈나우저와 함께 촬영장에 나타났다. “얘 이름은 정오(Noon)예요.” 젠다야가 말했다. “전에 키우던 개의 이름은 자정(Midnight)이었어요. 얼마 전에 죽었죠. 내 개의 죽음이 그 어떤 것보다도 더 절 성장시킨 거 같아요. 세상을 더 진지한 방식으로 바라보게 됐으니까요.
키어넌 십카 Kiernan Shipka
1999년생, 아역으로 시작한 배우. <타임>지에서 선정한 ‘2014년 가장 영향력 있는 10대 25명’ 중 한 명이다.
키어넌 십카는 16세 소녀의 몸 안에 든 성숙한 영혼이다. 디올 쇼를 위해 파리에 갔다가 도시와 사랑에 빠지고 불어를 배우기로 결심하는 그런 종류의 사람인 것이다. 그는 정말 그렇게 했다. 그것도 생각이 떠오르자마자 당장. 여름이 가기 전, <2월>이라는 스릴러 영화의 미국 개봉을 앞두고 있는 십카는 영유아기 때부터 연기자의 길을 걸었고(“거버 이유식 광고를 찍었어요”) 줄곧 홈스쿨링을 했지만(“전 유치원 중퇴생이죠”) 온실 속의 화초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오히려 반대로 놀라울 만큼 어른스러웠다. 나이로 치면 난 십카의 엄마뻘이겠지만 대화를 하는 동안 훌륭한 취향을 가진 아주 영리하고, 낙천적인 친구와 함께 있는 느낌이었다. 금발의 작은 체구에 호기심과 동정심을 동시에 불러일으키는 커다란 갈색 눈동자를 가진 십카는 여섯 살 때 TV 시리즈 <매드맨>의 샐리 드레이퍼 역으로 오디션을 봤다. 그는 이 작품 안에서 성장해왔다. 1960년대가 배경일 때는 작고 혀 짧은 소리를 하던 사랑스러운 소녀였지만, 극이 1970년대에 이르자 주인공인 그의 아버지 돈 드레이퍼가 유일하게 신뢰하는 사람이 됐다. 샐리를 비롯한 <매드맨>의 여성 캐릭터들은 예리하고 지적인 여자들이 활약할 미국의 밝은 미래를 어렴풋이 엿보게 해주는 존재였다. 시리즈의 제작자인 매슈 와이너는 시간이 흐르면서 대부분의 아역을 교체했는데 십카만은 예외였다. “드라마의 핵심 정서와도 같은 인물이에요.” 그가 말했다, “내가 생각할 수 있는 유일한 <매드맨> 속편은 샐리 드레이퍼의 이야기예요. 그 아이가 어떻게 될지 궁금해요. 이게 다 키어넌 때문이죠”
<W> <매드맨>의 오디션은 어땠나요?
Kiernan Shipka 여섯 살 때였어요. 어느 오디션에서든 늘 흥분했고 대단한 집착을 보였죠. 대사를 외우는 게 재미있더라고요. 세트장에서의 첫날이 기억나요. 머리에 비닐봉지를 쓰고 등장하는 장면이었는데 드라마 속의 엄마는 “옷은 입고 있기를 바란다” 같은 이야기를 했죠. 비닐봉지를 뒤집어쓴 여섯 살짜리에게 일어날 수 있는 잠재적 안전 사고에 대해선 어떤 걱정도 하지 않았어요! 샐리의 앞날에 드리워진 어둠에 대한 암시가 아니었을까요?
샐리가 아빠의 불륜 현장을 우연히 목격하는 장면은 무척 불편했어요. 샐리가 본 것을 촬영장에서 실제로 봤나요? 이 드라마를 보기엔 너무 어린 나이 아니었어요?
샐리가 목격한 장면을 저는 못 봤어요. 존 햄이 침대에 있는 게 아니라 전화를 받고 있는 줄 알았죠. <매드맨>은 13세가 된 이후에 볼 수 있었어요. 아파서 집에만 있었을 때 넷플릭스로 모든 시즌을 해치웠죠. 괜찮은 처방이었어요.
샐리는 네 번째 시즌까지는 헤어나 메이크업에 딱히 신경을 쓰지 않았어요. 그러다가 폭발적으로 새로운 스타일들을 선보이죠.
<매드맨>은 제게 패션의 힘을 알려줬어요. 스타일로 이야기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죠. 마지막 시즌에서 샐리는 어떤 소년의 관심을 끌기 위해 근사하게 차려입어요. 그 장면에서 담배까지 피워야 했죠. 전 실제로는 흡연을 해본 적이 전혀 없는데도요. 허브 담배를 사용했는데, 첫 테이크 때는 입에 거꾸로 물었지 뭐예요?
시리즈가 방영되는 동안 홈스쿨링을 받았죠. 평범한 학창 생활을 놓치고 있다는 기분은 안 들었나요?
그다지요. 그런데 졸업무도회는 가고 싶어요. 그게 제 목표예요. 에미상 시상식에는 가봤지만 졸업무도회를 놓쳤죠.
그러고보니 얼마 전에 스위트 식스틴 파티를 했겠군요. 그게 졸업무도회와 비슷하지 않았을까요?
최고의 생일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 거예요. 지암바의 바지와 톱을 입었죠. 굉장히 재미있었어요. 음식과 남자애들과 그 외의 모든 것이 있었지만, 그래도 졸업무도회는 아니잖아요.
좋아하는 배우가 있나요?
에디 레드메인요. <레미제라블>에서 처음 봤을 때 너무 뛰어나다고 생각했어요. <사랑에 관한 모든 것>에서도 굉장했고요. 물론 <대니시 걸>에서도 대단했죠. 역할에 대한 그의 몰입이 너무 좋아요. 게다가 스타일도 근사하죠.
특히 좋아하는 영화 속 러브신을 꼽는다면요?
최근에 <프란시스 하>를 봤어요. 그레타 거윅과 미키 섬너의 우정과 사랑을 넘나드는 장면들이 와 닿더군요. 서로 멀어진 뒤에도 둘 사이의 유대감은 그대로였죠.
기억에 남아 있는 첫 영화는 뭔가요?
아마 여섯 살쯤이었을 거예요. <해리 포터> <오즈의 마법사> <사운드 오브 뮤직> 그리고 <에어 버드>를 하루에 전부 몰아서 본 것 같아요.
<에어 버드>는 어쩌다 그 틈에 끼게 된 거죠 ?
귀여운 개가 나오는 영화니까요. 개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물론 <해리 포터>의 출연진도 다 좋아해요. 하지만 절 몇 번이고 울게 만드는 영화는 단연 <에어 버드>예요.
윌로 스미스 Willow Smith
2000년생, 가수. 처음엔 스타 부모 덕에 조명을 받았지만, 넘치는 끼와 독특한 스타일로 유명인이 됐다.
5년 전, 열 살의 나이로 윌로 스미스가 발표한 노래인 ‘Whip My Hair’는 즉각적인 인기를 얻었다. 최대한 창조적으로 자신을 표현할 수 있도록 오랜 시간 그와 그의 오빠 제이든을 북돋아준 유명한 부
모, 즉 윌 스미스와 제이다 핀켓 스미스보다 더 주목받을 정도였다. 홈스쿨링을 하고 있지만 15세의 스미스는 팝 컬처와 카운터 컬처를 잘 이해하고 있었으며 놀라울 정도로 세상 물정에 밝았다. 그는 크롭트 톱에 헐렁한 청바지를 입고 화보 촬영장에 도착했다. 네이비 블루로 염색한 머리는 푸실리 파스타처럼 나선형으로 꼬여 있었으며, 큰 옷핀이 장식으로 꽂혀 있었다. “제 생각이었어요.” 스미스가 말했다. “어제 욕실 카운터에서 옷핀들을 보고는 ‘한번 살짝 꽂아볼까’ 한 건데, 결과적으로 ‘완전 멋진데’가 된 거죠”. 그는 코걸이도 하고 있었다. 한 번이라도 부모가 과감한 패션을 길들이려고 한 적이 있었는지 물어봤다. “여섯 살인가 일곱 살 때 한 번 정도요. 말도 안 되는 것을 입고 싶어 했거든요. 하지만 이젠 제가 스스로 한계를 정한다는 걸 두 분도 알아요”
<W> 뮤지션으로 활동 중이에요. 사람들 앞에서 처음으로 공연한 게 언제였죠?
Willow Smith 아홉 살, 아니면 열 살 때였어요. <엘렌 쇼>에 나갔는데 인생을 통틀어 가장 말도 안 되는 경험이었어요. 전 몹시 긴장해 있었고 엄마는 계속 “잘할 거야. 할 수 있어”라고 말해주셨죠. 무대 위에 올라 ‘Whip My Hair’를 불렀는데 끝나자 “오케이, 컷” 소리가 들렸어요. “한 번 더 해야 하나요?” 제가 묻자 스태프들이 대답하더군요. “아니 방금 넌 끝내줬어.” 전 이랬죠. “정말요? 전 찍고 있는지도 몰랐는데요.”
‘Whip My Hair’란 곡은 어떻게 만들어진 거죠? 원래부터 가수가 되고 싶어 했나요?
부모님께 줄곧 노래하고 싶다고 말했어요. 그랬더니 “좋아. 정말 원한다면 작곡가와 프로듀서를 섭외해줄게”라고 말씀하셨죠. 부모님께서 그 모든 사람을 한 곳에 모아주셨고 전 제가 좋아했던 것에 대해 계속 얘기하고, 얘기하고, 또 얘기했어요. 그리고 노래가 완성됐죠. 정말 멋진 경험이었어요.
브루스 스프링스틴이 ‘Whip My Hair’를 부른 <지미 팰런의 투나잇쇼> 에피소드는 봤나요?
무척 놀라웠어요! 저보다도 부모님께서 더 광분하셨죠. 자고 있던 절 깨우시더니 “윌로, 이건 정말 엄청난 사건이야”라고 하셨어요. 그렇게 전설적인 인물이 제 노래를 좋아해준다는 걸 믿을 수 없더라고요. 하지만 전 더 이상 그 노래를 부르지 않아요. 이젠 마음속에서 떠났거든요.
항상 패션에 관심이 많았나요? 패션의 측면에서 우러러보는 사람이 있다면요?
엄마요. 엄마가 오즈페스트 투어 때는 아주 선정적인 차림이셨어요. 무대 위의 엄마를 보는 게 좋았죠.
전 영화 <와일드 블랙>의 피치스 역으로 제이다 핀켓 스미스를 기억해요. 작지만 강렬했죠.
그 영화에서 아주 귀여웠어요. 처음으로 제가 강렬한 인상을 받은 곡이 엄마가 부른 ‘Bleed All Over Me’일 거예요. 그 노래를 계속 부르게 될 것 같아요.
방에 붙여둔 포스터가 있나요?
존 레넌의 사진이 있어요. 태피스트리 같은 힌두 포스터도 많고요. 아, 투팍도 있어요. 그것도 태피스트리예요.
저스틴 비버의 포스터를 붙여둔 적도 있어요?
아뇨. 하지만 전 저스틴이 좋아요. 그의 모든 곡이 다 마음에 들어요.
영화배우 중에서는 누구에게 반해 있나요?
아델 에그자르코풀로스와 레아 세이두요. <가장 따뜻한 색, 블루>에서 굉장히 아름다웠어요. 영화의 적나라한 섹스신은 별로였지만 포르노가 아닌 장면은 전부 다 좋았어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속 러브신은 <아바타>예요. 영혼의 나무 밑에서 에이와와 소통하는 장면 말이에요.
그 영화는 3D로 봤나요?
3D 영화는 머리가 아파서 못 보겠어요. 당신 세대에겐 3D가 더 끌릴 텐데, 특이하군요. 알아요, 알아요. 전 특이한 쪽이 더 좋아요. 그래서인지 3D 영화보다 일반 영화를 더 선호하고요.
- 에디터
- 권은경
- 포토그래퍼
- Willy Vanderperre
- 스타일리스트
- Paul Cavaco
- 헤어
- Jimmy Paul(Zendaya, Shipka), Marcia Hamilton(Smith)
- 메이크업
- Fulvia Farolfi
- 매니큐어
- Marisa Carmicha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