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비와이가 랩을 하노니 천지가 개벽하고 청중은 눈과 귀가 번쩍 뜨이노라. 누가 그를 막는다면 화 있을진저 스스로를 믿는 자, 래퍼 중의 래퍼로 우뚝 섰도다.
<쇼미더머니5>(이하 <쇼미더머니>)가 끝난 후 얼마나 바쁘게 보내고 있나?
지난 이틀 동안만 해도 여러 도시를 오갔다. 어제는 대구와 부산, 그저께는 전주, 천안, 대전에 다녀왔다. 지방에 내려가는 김에 스케줄을 더 잡으면 좋을 것 같아서 공연과 기타 행사를 소화했다.
광고도 찍었는데 기분이 어떤가?
기분 좋다. 재밌다. 한화 이글스와 NC 다이노스 경기 시구도 했다. 방송할 때는 그래도 방송 하나에만 집중하면 됐는데, 이젠 신경 써야 할 일이 많다.
<쇼미더머니> 방송 시작하기 직전, <더블유> 6월호에 쌈디와 그레이 화보 인터뷰가 실렸다. 그때 쌈디가 올해 우승 후보로 씨잼과 비와이를 꼽았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선 실력 좋은 사람이 반드시 끝까지 가는 건 아닌데 정말 두 사람이 결승에 올랐다 .
그런가? 왜지?
방송이고 쇼니까. 돌발 상황에 처했을 때 멘탈 무너지지 않으면서, 촬영 과정의 피로와 긴장도 극복해내야 최후까지 남는 것 아닌가? 매력에 운도 있어야 하고.
오, 맞다! 그렇네?
비와이는 일단 긴장을 전혀 안 하는 것처럼 보여서 인상적이었다.
무대 위에선 긴장 안 한다. 건강한 긴장과 설렘은 있지만, 실수하면 어쩌나 걱정하는 일도 없다. 성격이라기보다 내가 잘 할 거라고 믿어서 그렇다.
작년 <쇼미더머니>에선 방송 분량도 많지 않았고, 3차 예선에서 탈락했다. 그런데 올해에는 첫 등장할 때부터 참가자와 프로듀서 모두 비와이를 주목했다. 작년 3월 발매한 첫 솔로 앨범 이 서서히 알려지며 래퍼들 사이에서도 인정받은 것인가? 대체 1년 사이에 무슨 일이 생겼나?
그사이 내 태도가 바뀌었다. 사실 작년과 올해 내 실력엔 별 차이가 없다. 오히려 준비는 작년에 더 열심히 한 것 같다. 작년에 떨어지고 나서 많이 생각 해보니, 내 위치를 낮게 잡고 스스로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지 않았던 게 이른 탈락의 원인이라고 판단했다. 나도 심사하는 사람과 같은 아티스트인데 그들에게 인정받으려고만 한 것이다. ‘왜 필요 이상으로 겸손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을 다르게 먹었더니 센세이션의 주인공이 됐다고? 믿기 힘든 얘기다.
태도를 바꾸고 나서 어떤 일이 벌어진 줄 아나? 신기하게도 어릴 적부터 팬이었던 시아준수 측에서 피처링을 해달라는 연락이 왔다. 예전 같았으면 ‘와! 시아준수라니! 감사합니다!’라는 마음이 전부였을지 모른다. 그것보다 아티스트 대 아티스트로 같은 선상에서 음악에 포커스를 두면 되는 일이다.
굵직한 레이블이 참여한 힙합 페스티벌에서 공연했을 때도 공연 후 관객들이 꼽은 가장 인상적인 래퍼가 바로 나였다. <쇼미더머니> 우승자도 아니고 지금처럼 알려지지도 않았을 때 생긴 일이다. 누군지 밝힐 수는 없지만, 사회 문화적으로 영향력 있는 유명 인사가 내 팬을 자처하여 만남을 가진 경험도 태도의 변화에 영향을 끼쳤다. 태도를 바꿨다는 건 나에 대한 믿음이 더 생겼다는 뜻이다. 그다음부터는 믿는 대로 흘러갔다.
역시 ‘내가 가장 잘나가’라고 믿는 그 태도야말로 ‘스웩’의 시작인가?
그렇다. 자기를 의심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사람은 확신하는 대로 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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