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마시고 흔들고 신나게 즐기는 파티의 계절! 12월을 영원의 순간으로 만들어줄 핫한 드레스 코드와 당신을 ‘반전 있는 여자’로 만들어줄 파티 스타일링의 모든 것.
튀어야 산다
기상천회하고 화려한 런웨이 룩을 그대로 차려입은 채 쇼장에 출몰하는 리얼리티 스타들은 프런트 로의 셀렙보다 막강한 인기를 구가한다. 알렉산더 매퀸의 메탈 선바이저와 만개한 꽃처럼 풍성한 드레스를 입고 다니는 안나 델로 루소나 레이디 가가만큼 눈길을 끌고 싶어 안달이 난 것처럼 보이는 룩으로 거리를 누비는 미셸 하퍼는 마치 ‘이래도 날 쳐다보지 않을 거야?’라고 온몸으로 말하는 것만 같다. 엄밀히 말하면 이들은 ‘드레스업’보단 쿠튀르급 ‘코스튬’ 플레이를 즐기고 있는 것.
이들처럼 일상생활에서 화려한 드레스와 비주얼 쇼크를 일으키는 아이템으로 치장하긴 어렵지만 파티라면 시도해볼 만하다. 이날만큼은 제대로 미쳐보자는 굳은 결의와 ‘튀어야 산다’는 신조를 실행으로 옮기려면 고전적이고 점잖은 옷들도 우스꽝스럽고 별나게 만드는창의적 디자이너들이 집결하는 런던 컬렉션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수많은 러플과 컬러 모피가 부글부글거리는 드레스와 크리스마스트리 장식 같은 스팽글 톱, 몬스터 캐릭터가 담긴 형광색 백처럼 요란하고 기괴하며 사이키델릭한 요소들이 혼재되어 있는 미드햄 키르초프와 시스터 바이 시블링 컬렉션에 등장한 룩은 코스튬 파티에 안성맞춤. 휘황찬란한 프린트 파워를 보여주는 마리 카트란주나 피터 필로토도 응용하기 좋은 콘셉트다. 도깨비처럼 요상망측하게, 만화 주인공처럼 재미있게 변신하는 신나는 핼러윈 파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보는 것도 유쾌한 파티 룩을 완성하는 방법!
가면 무도회
영국 로열 웨딩에 초대받은 귀족들의 화려한 모자와 스테판 존스, 필립 스테이시, 메종 미셸, 피어스 앳킨슨 같은 밀리너리들의 활약 그리고 쿠튀르의 리얼웨이를 선도한 다프네 기네스, 안나 델로 루소 같은 리얼리티 패션 스타들의 시너지로 탄생한 것이 바로 ‘마스크 볼(Mask Ball)’이다. 한마디로 현대판 가면무도회인 셈. 13세기 베네치아의 귀족들 사이에서 시작된 가면무도회는 부유층 남녀가 무도회에서 자신의 신분을 드러내지 않고 은근한 시간을 즐기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된 파티였다. 90주년을 맞은 프랑스 <보그>가 주최한 성대한 파티의 드레스 코드 역시 가면이었는데, 나탈리아 보디아노바는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이 장식된 섬세한 레이스 베일을 눈 위에 덮었고, 칼리 클로스는 별 장식이 튀어오르는 듯한 금속 마스크를 썼는가 하면 타이라 뱅크스는 피시넷 스타킹을 잘라 얼굴 전체를 감싸버리는 파격적인 스타일링을 선보였다.
센세이션을 일으킨 이 가면 파티 이후로 파티장에 독특한 마스크를 쓰고 등장하는 것은 물론 가면을 쓴 듯한 메이크업을 하고 등장하는 패션 피플도 크게 늘었다. 얼마 전 지오반나 바탈리아는 꼼데가르송의 검은색 2D 코트를 입고 배트맨 아이메이크업을 한 채 박쥐처럼 파티장에 등장했고, H&M과의 컬래버레이션으로 성대한 파티를 연 안나 델로 루소의 파티장에는 그녀의 얼굴이 프린트된 마스크를 쓴 게스트들로 붐볐다. 이처럼 가면으로 얼굴을 가리며 자신이 꿈꾸어오던 것을 누려볼 수 있는 기회를 얻고, 잠시나마 환상 속에서 행복을 맛보게 해주는 가면의 판타지를 즐겨보길!
클래식은 영원하다
007 <스카이폴>을 통해 입증된 명제가 하나 있다. ‘클래식은 영원하다’는 것. 최첨단 시스템으로 혼을 쏙 빼놓던 전편과는 달리 제임스본드, 대니얼 크레이그는 조각 같은 몸매를 돋보이게 만드는 톰 포드의 매끈한 핸드메이드 수트를 입고, 아날로그 방식의 무기와 작전, 변함없는 영웅적 기백으로 무장한 채 뛰어다닌다. 이 명제를 파티에 대입해보면 어떠한가? ‘파티’ 하면 무조건반사로 떠오르는 룩은 역시 턱시도다. 이건 비단 남성에게만 해당하는 얘기가 아니다. 요즘에는 여성도 턱시도를 입는 것이 가장 쿨한 파티 룩을 연출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니까실. 전에 돌입하기 전 눈여겨봐야 할 예들이 있다.
먼저 테일러드 턱시도 점프수트를 선택한 피비 파일로와 틸다 스윈턴의 천연한 아름다움은 모범 답안과도 같은 완벽에 가까운 스타일링과 애티튜드를 보여준다. 턱시도를 변형시킨 디자인도 눈여겨볼 만한데, 새틴 소재의 파자마 턱시도를 근사하게 소화한 드리 헤밍웨이와 시스루 소재가 장식된 테일러드 재킷 원피스를 입은 관능적인 비앙카 브란돌리니, 턱시도 점프수트의 드레스 버전을 선택한 알렉사 청의 파티 룩 또한 훌륭한 지침서가 되어줄 듯.
또는 카라 델레바인처럼 새틴 라펠 장식의 전형적인 턱시도 수트에 볼드한 코스튬 네크리스를 더하는 위트를 발휘해볼 것! 중성적인 섹시함을 풍기는 턱시도로 차려입은 파티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고든 진, 보드카, 카니리예 보르도 와인을 섞어 흔든 다음, 얇은 레몬 껍질을 넣어서 만든 본드 식 드라이 마티니와 함께라면 완벽한 갈라 파티가 완성되지 않을까?
- 에디터
- 패션 에디터 / 정진아
- 포토그래퍼
- 김기현, KIM WESTON ARNO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