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자, 아가씨, 쳇 베이커, 그리고 루브르를 구한 남자들이 스크린 위에 등장한다.
<본 투 비 블루> / 로버트 뷔드로
어떤 사람들은 쳇 베이커를 앞니가 하나 부러진 모습으로 기억할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쳇 베이커를 미스터리한 죽음으로 기억할지도 모른다. 혹은 재능과 불운, 혹평과 호평으로 기억할지도 모르겠다. 로버트 뷔드로 감독은 천재적인 트럼피터였던 쳇 베이커의 삶을 에단 호크의 몸을 빌려 재현한다. 무엇보다 <위플래쉬>의 플레처 선생 같은 사람은 없으니 마음 놓고 관람하길.
<크리미널> / 아리엘 브로멘
감독이 누군데 라이언 레이놀즈, 케빈 코스트너 등 캐스팅이 이렇게 화려할까 싶을 거다. 하지만 아리엘 브로멘은 그간 우리가 안 본 영화들만 연출했다. <아이스맨>과 <화이트 카오스> 같은. 내용은 ‘본 시리즈’의 뇌과학 버전에 가깝다. 살해된 CIA 에이전트의 기억을 강력범에게 이식해 테러 조직을 막아낸다는 설정이다. 1991년 영화 <JFK> 출연진이었던 케빈 코스트너, 게리 올드만, 토미 리 존스가 오랜만에 함께 나온다.
<아가씨> / 박찬욱
<아가씨>는 145분의 길이로 박찬욱 영화 중 가장 길다. 박찬욱은 그만큼 인물이 주고받는 대사 속 진실과 거짓말이 중요하다고 했다. 귀족 아가씨의 상속 재산을 노리고 백작과 하녀 숙희가 접근한다는 게 이야기 뼈대지만 원작 <핑거 스미스> 내용처럼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닐 거다. 가장 헷갈리게 하는 건 박찬욱이 말한 ‘해피엔딩’이다. 그 해피엔딩을 놓치지 않으려면 영화 시작 전 미리 화장실을 다녀오는 게 좋겠다.
<프랑코포니아> / 알렉산더 소쿠로프
러시아의 거장 감독 알렌산더 소쿠로프가 4년 만에 신작으로 돌아왔다.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나치로부터 루브르를 구하려는 두 남자와 함께. 루브르 박물관 관장과 예술을 사랑한 나치 당원이 루브르의 예술품을 지키기 위해 협력한다는 내용이다. 인간과 권력, 예술의 관계를 통찰력 있게 풀어냈다는 평도 있고 다소 지루하다는 평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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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리랜서 에디터
- 나지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