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과 뷰티 트렌드는 ‘일맥상통’할 때 더욱 완결된 아름다움으로 마무리된다. 이번 시즌 새롭게 떠오른 트렌드 대처법에 대해 더블유 패션과 뷰티, 양대 디렉터가 출동해 풀어낸 쌍방향 솔루션.
그래픽 이펙트
마크 제이콥스, 루이 비통, 타미 힐피거, 마이클 코어스, 드리스 반 노튼, 톰 브라운 등 많은 주요 브랜드가 동참해 화제가 된 이번 시즌 최대의 트렌드 화두는 바로 큼직한 체커보드, 스트라이프 등으로 만든 그래픽적인 효과였다. 너무 눈에 띄는 트렌드라 과연 다음 시즌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지만, 그냥 지나치기 아쉬운 사람을 위해 쉽게 즐기는 팁을 제안하자면 여러 색이 섞인 것보다는 흰색을 기본으로 검정, 빨강, 네이비처럼 가능하면 2가지 색의 조합을 고르는 것. 실패 위험이 비교적 적을 것이다.
탐스러운 꽃
봄이면 꽃이 만개하는 것은 자연의 법칙인 동시에 패션의 법칙이기도 하다. 이번 봄/여름 시즌의 꽃무늬는 지난 몇 시즌간 봤던 것 중에서도 가장 큰 것이 특징. 디지털 프린트를 비롯해 꽃잎을 하나하나 이어 붙이고 장식한 아플리케 효과에 이르기까지 꽃을 표현한 기법은 다양하지만 어쨌든 이번 봄에는 생생한 크기에 걸맞게 색감도 눈에 확 띄는 것을 고르는 것이 트렌드다.
더 짧게 !
가늘고 긴 것만이 대접받던 패션계에 오랜만에 ‘짧은’ 것이 등장했다. 발렌시아가와 샤넬, 트렌드를 좌우하는 두 주요 하우스에서 모두 크롭트 재킷을 내놓았는데, 주목할 점은 둘 다 시원하게 맨다리가 드러나게 하의 조합을 스타일링했다는 것. 복사뼈 즈음에서 근사하게 커팅되는 크롭트 팬츠 역시 유행할 전망. 역시 발목과 발등 피부를 드러내는 편이 더 예쁘다.
더워도 좋아!
지난 몇 시즌간 봄/여름 시즌임에도 가죽 소재를 이용한 아이템이 대거 출시되었고, 이제 봄에 가죽 톱을 입는 것이 어색하지 않을정도가 되었는데, 한술 더 떠서 이번 봄 시즌에는 퍼로 만든 톱, 베스트, 퍼 스툴과 머플러는 물론이고 프라다와 생로랑에서는 퍼 코트까지 등장했다. 더위에 강한 사람 말고는 쉽게 시도하기 어렵겠지만.
장난감 마니아
레고 블록을 연상시키는 무늬와 색, 플라스틱 체인이 달린 가방, 인형이 프레임에 박혀 있는 선글라스, 어린 소녀들의 전유물이었던 버캔스탁 슈즈, 학창 시절 체육시간에 본 훌라후프 모양의 가방, 손바닥만 한 인형이 달린 귀고리…. 장난감 같은 액세서리가 대거 등장한 시즌, 이 아이템들을 더욱 돋보이게 하려면 나머지 요소는 극히 모던하고 세련되게 스타일링해야 한다.
스노 화이트
스트라이프, 체커보드 같은 그래픽 패턴과 현란한 프린트 때문에 상대적으로 조용하게 느껴지지만, 사실 자세히 보면 다른 컬러는 전혀 넣지 않고 흰색 하나만으로 모든 스타일링을 마친 ‘올 화이트’ 룩을 꽤 많이 발견할 수 있는 시즌이었다. 의외로 스타일링하기 까다로운 룩인데, 과도한 주얼리는 자제하고 가방이나 슈즈, 혹은 아이웨어 정도만으로 스타일링을 마치는 것이 좋다.
테일러드 재킷 대신 보머 점퍼
크롭트 재킷과 함께 이번 시즌 새롭게 등장한 대표 아이템 중 하나는 바로 보머 점퍼다. 파일럿 점퍼, 혹은 일명 작업복이라고도 불리는 이 점퍼는 스트리트 캐주얼을 대표하는 아이템이지만, 이번 시즌에는 한층 우아한 스타일링으로 거듭난 점이 눈에 띈다. 가죽으로 만든 꽃잎 아플리케와 주얼 장식으로 우아함을 강조한 로에베의 가죽 보머 점퍼처럼, 미디 길이 스커트나 포멀한 팬츠와 매치하는 언밸런스한 스타일링을 즐기기에 제격인 아이템이다.
없어야 있어 보이는 룩
진주를 마치 폴카 도트처럼 의상의 표면에 박아버린 샤넬의 경우와 같이 텍스처를 화려하게 만드는 것이 주요한 시즌이긴 하지만, 그 대척점에는 절제된 미니멀리즘이 아직도 굳건히 자리 잡고 있다. 미니멀리즘이 처음 대두된 90년대처럼 아무런 기교를 부리지 않은, 그야말로 ‘클린한’ 룩이다. 의상의 실루엣은 물론, 가방이나 슈즈도 장식 없는 정직한 디자인의 것을 골라야 이 분위기가 제대로 살아난다.
동쪽 여자
기모노 스타일, 오리가미 형태의 장식, 오비벨트 등 동양적인 모티프를 테마로 삼은 브랜드가 대거 눈에 띈 시즌이었다. 서양인의 시선에서야 이국적이라고 하겠지만, 사실 동양인인 우리가 이 트렌드를 그대로 따르다가는 시대극의 주인공처럼 보이기 십상. 옷의 모양 자체가 마치 전통 코스튬 같은 형태를 연상시키는 디자인보다는 금색의 자수와 빨간색을 중심으로 한 비비드한 프린트처럼, 간단한 장식만으로 오리엔탈 무드를 강조하는 아이템을 고르는 것이 좋다.
- 에디터
- 패션 디렉터 / 최유경, 이지나
- 포토그래퍼
- JASON LLOYD EVANS, KIM WESTON ARNO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