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바비 인형은 여자아이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디자이너들의 핫한 뮤즈로 올라선 바비 덕분에 지금 패션계는 온통 핑크빛 동심에 사로잡혀 있다.
여자라면 비밀을 공유하는 친구처럼, 때론 자신의 분신처럼 여기며 바비 인형과 함께 핑크빛 꿈을 꿨던 어린 시절의 추억 이 있을 것이다. 전 세계에서 매초 3개씩 팔린다는 바비 인형은 1959년에 탄생한 이후 여자아이들의 영원한 로망으로 자리 잡았고, 광적인 컬렉터들을 양산했으며 패션 하우스와 디자이너들에게 끊임없이 영감을 불어넣어왔다. 하지만 이번 2015 S/S 패션위크에서 바비가 보여준 패션에 대한 집념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렬했다. 뉴욕부터 파리에 이르기까지 패션 위크 기간 내내 수많은 디자이너들과 조우하며 호스트로, 뮤즈로, 아이콘으로 패션 피플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얻어냈기 때문. 뉴욕 컬렉션 기간에는 CFDA와 손잡고 미트 패킹 스트리트 지역에 바비 패션 라운지를 개설했고, 밀라노 패션위크의 모스키노 쇼에서 제레미 스콧은 바비의 바비에 의한 바비를 위한 쇼가 열었다. 살아 있는 바비들이 런웨이를 걸었으며, 쇼가 끝난 후에는 모두가 바비 옷을 입고 쇼장을 누볐을 정도. 컬렉션의 대미를 장식하는 파리 패션위크에서는 패션계의 제왕, 칼 라거펠트로 분했는데, 칼 라거펠트의 모습을 꼭 빼닮은 바비 인형은 999개 한정으로 판매되기도! 어린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바비 트렌드가 유행의 최첨단으로 올라섰다는 것은 반갑지만, 한편 우려되는 일은 바비 거울 모양의 휴대 폰 케이스를 두고 어린 딸이나 조카와 옥신각신하는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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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션 에디터 / 정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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