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기운을 품고 온 바람, 그 바람에 살랑이는 주얼리.
자연의 색감과 고유의 향기를 지닌 꽃은 치유의 힘을 지녔다. 붉은 장미는 지친 심신에 활력을 주고 녹색 국화는 두통을 완화시켜주며 카네이션은 은은한 향으로 진정 작용을 하며, 플라워 테라피에서 가장 효과가 좋은 꽃이 바로 수선화라는 사실을 아는지. 화창한 봄날을 예고하는 수선화의 화사하고 부드러운 노란색은 심장의 이완을 도와준다고 한다. 하지만 자연이 선사한 이토록 완벽한 치유의 결정체 앞에서도 ‘꽃보다 주얼리’를 외칠 수 있는 단 한 가지 이유는 젊은 여인의 한 때를 상기시키듯 한껏 피어오른 뒤에 사그러들고 마는 찰나의 아름다움 때문일 것이다.
그런 면에서 아름다움을 향한 인간의 열망으로 가장 아름답게 피어난 절정의 순간을 영원히 봉인시킨 것이 꽃을 닮은 주얼리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또한 그 순간은 파릇파릇한 20대에 국한되지 않는다. 국화를 닮은 그윽한 향기를 지닌 성숙한 여인에게 어울리는 브로치나 길게 드리운 목걸이도, 풀꽃을 닮은 어린 소녀에게 생기를 더하는 귀고리나 반지도 모두 더할 나위 없이 근사하게 언제 어디서나 빛을 머금고 제자리에 피어나니까. 그래서 꽃도 주얼리도 자세히, 오래 볼수록 빠져든다. 세월의 흐름과 함께 다채로운 향기를 내는 여인곁의 든든한 구원투수로서. 어느 우울한 날, 당신의 마음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는 치유의 미학을 절절하게 전하면서.
- 에디터
- 패션 에디터 / 박연경(Park Youn Kyung)
- 포토그래퍼
- 정용선
- 스탭
- 플로리스트 / 하수민(Grove), 어시스턴트 / 임아람
- 기타
- 불가리 02-2056-0172, 쇼파드 02-6905-3390, 루시에 02-512-6732, 반클리프 아펠 02-3440- 5660, 쇼메 02-3442-3159, 디올 02-513-3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