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온 퇴폐적 탐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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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장식성으로 가득한 두 갈래의 달콤한 욕망이 새 시즌을 지배한다. 관능적인 빅토리언 고딕 무드, 그리고 고성의 벽지와 카펫을 빼닮은 브로케이드와 자카드의 풍요로운 향연이 디자이너들에 이어 당신을 사로잡을 것이다.

이보다 더 강렬할 수 있을까? 퇴폐적인 고스 룩이 돌아왔다. 지난 2월 2015 F/W 뉴욕 패션위크에서 알렉산더 왕이 포문을 연 뒤, 검은 고딕 흐름이 뉴욕은 물론 런던과 밀라노, 파리까지 쭉 계속되었다. 영국 빅토리아 시대의 장례식 복장에서 그 원형을 찾을 수 있는 고스 룩은 검은색과 장식적인 문양, 레이스와 벨벳 같은 질감이 살아 있는 소재로 대변된다. 생전의 알렉산더 매퀸, 그리고 칼 라거펠트, 리카르도 티시, 올리비에 데스켄스 등은 고딕 무드에 대한 애정이 남달라 이를 자주 재해석해온 대표적인 디자이너들. 2015 F/W 패션위크 고딕 물결의 절정을 장식한 주인공 역시 지방시의 리카르도 티시로, 그는 고딕 무드를 다시 한번 새롭게 변주하고자 라틴 무드를 양념으로 택했다. 그렇게 탄생한 FKA 트위그스를 오묘하게 닮은 ‘고딕 촐라걸’은 순식간에 소셜 미디어와 패션 사이트를 도배한 이번 시즌 가장 파워풀한 캐릭터다. 다른 디자이너들 역시 각자의 방식으로 고스 룩을 요리했는데, 알렉산더 매퀸의 사라 버튼과 발렌티노의 마리아와 피에르 파올로 듀오가 쿠튀르적 디테일의 서정적인 룩으로 고스 룩의 낭만을 노래했다면, 가레스 퓨톰 브라운은 테일러링에 중점을 둔 피스로 고딕 여전사의 카리스마를 예찬했다. 알렉산더 왕이 거친 스트리트 무드와 고딕 무드를 접목해 내놓은 동시대적이고 실용적인 고스 룩은 또 어떤가. 드라마틱하고 아름다운 이 어두운 조류는 올가을 가장 세련된 올 블랙 룩임이 틀림없다

에디터
이경은
PHOTOS
JASON LLOYD-EV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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