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여자는 천국에 가지만 CL(씨엘)은 어디든지 간다.
W Korea 오늘 화보 촬영은 특별히 동생과 함께했다.
씨엘 동생과의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아서 꼭 하고 싶었다. 콘셉트가 새롭기도 했고.
동생 하린은 어떤 사람인지 소개해준다면?
홍콩대 학생이다. 연예계 쪽 일을 할 생각은 없는 평범한 학생인데, 평소에 사진을 서로 많이 찍다 보니 사진 찍히는 일엔 익숙하다. 이런 화보 촬영 환경이 동생에겐 처음이니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재밌어한 것 같고 예쁘게 나와 다행이다.
실제로 두 사람의 관계는 어떤가?
내가 일을 일찍 시작했고 동생은 유학을 가 있는 바람에 중학생 때 이후로 10년 동안 떨어져 살았다. 맨날 같이 지냈으면 싸우기도 했을 텐데 나이 차도 네 살이나 나고, 자주 못 봐서 오히려 더 끈끈한 사이가 된 것 같다. 요즘은 동생이 잠시 휴학을 하고 내가 미국 활동을 준비하는 동안 같이 다니고 있는데, 좋은 추억을 만들고 있다.
옷과 메이크업 이야기가 나와서 말이지만, 당신은 본인에게 어울리는 스타일을 최근 몇 년 사이 확고하게 찾아가고 있다.
나는 카메라 앞에서 성장한 것 같다. 어떤 사람들은 처음부터 완성되어 있기도 하지만 나는 17살부터 시작해서 이런저런 모습을 다 보이며 대중 앞에서 커왔으니까. 예전의 모습을 지금 보면 창피하기도 하지만 언제나 스스로를 연구하고 탐색하는 과정을 즐긴다.
해외의 어떤 패션 블로거는 ‘볼드하고 컬러풀하며 실험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당신의 스타일을 정의하더라. 패션에 대한 방향이나 원칙을 스스로 설명해본다면?
확실히 선이 있는, 뚜렷한 걸 좋아한다. 오늘도 레이스를 입었지만 그래도 마녀 콘셉트 안에서인 것처럼, 내 색깔이 묻어나는 걸 좋아하고, 기본적으로 화려한 걸 즐긴다.
보수적으로 보이는 발렌티노 레이스 드레스를 입으면서 ‘큰 모험이다’라고 말했다. 보통 사람들과는 모험의 정의가 다르다.
레이스를 입더라도 나는 몸을 가리기보다 란제리 룩을 택해 무대 의상으로 입어왔는데, 오늘 촬영에는 단정한 핏의 금욕적인 드레스가 많았다. 발렌티노 드레스는 오늘 입은 옷 중 가장 마음에 들었는데 우리 엄마가 좋아할 만한 옷이다. 어릴 때 나에게 입혀주신 스타일에 가깝기도 하다(웃음). 크면서 거기서 점점 멀어졌는데 오늘 다시 돌아온 것 같다.
오늘처럼 전에 입어보지 않은 새로운 스타일을 시도하길 좋아하는 것도 역시 당신의 취향이겠다.
화보 촬영할 때도 수영복이나 큰 퍼 같은 걸 많이 입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새로웠다. 긴 드레스나 레이스 원피스 같은 것이 나에게는 모험이고 새로운 시도다.
어릴 때 어머니가 입혀주신 옷이 지금의 무대 의상과 다른 것처럼, 무대에서 보여주는 씨엘과 이채린이라는 사람 사이에 간극이 있나?
채린이는 일단 집 밖에 안 나가기 때문에 항상 잠옷을 입고 있다. 정말 가족만 볼 수 있는 집순이다(웃음).
홍콩에서 열린 MAMA에서의 퍼포먼스는 다른 가수들, 특히 다양한 여성 가수들 사이에서 씨엘의 위치를 가늠하게 해줬다. ‘Hello, Bitches’에서 보여준 모습은 국내 여자 아티스트로서는 가장 ‘과격한’ 선까지 밀어붙인 것 같고. 강함의 수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로 가늠하고 전략을 짜나?
사실 별 생각 안 한다. 방송이다 보니까 아무래도 욕을 한다거나 그런 건 자제를 받는 상황이지만, 어디까지 세게 할까 그것부터 생각하고 계산하다 보면 할 수 있는 게 없고 영감이 아예 떠오르지 않는다. 틀 안에서 해결해야지 하고 생각해버리면 마음과 생각이 멀리 나아가지 못하고 거기 안에서만 노는 느낌이다. 차라리 갈 데까지 가보고 나서 빼내는 게 더 쉽다. 나는 그렇게 하는 편이고, 주위에서도 그런 방식을 지지해준다.
‘Bitch’ 라는 단어는 어떤 맥락으로 사용했는지 궁금하다.
외국에서는 친구끼리도 장난으로 ‘what’s up bitch’ 하듯이 유머러스한 느낌으로 넣은 단어다. 이 노래와 비디오가 한국, 아시아에 있는 팬들에게는 기다려주신 데 대한 선물인 한편 미국을 비롯해 나를 모르는 분들에게는 나를 소개하는 인트로가 되기를 바랐다. 가장 나다운 등장이라고 생각해서 그렇게 했다.
당신이 보여주는 ‘나쁜 기집애’나 ‘Bitch’의 캐릭터를 보고 있으면 ‘착한 여자는 천국에 가지만 나쁜 여자는 어디든 간다’는 얘기가 떠오른다. 속박에서 벗어난 자유로움이 있다.
나는 평생 악동이고 싶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보수적인 사람이고 나름의 룰이 강한 면도 있지만, 나에게 제한이나 한계가 없었으면 좋겠고 늘 어린 마음을 간직하고 싶다. 앨범이 나오면 어떤 스토리 속에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들을 수 있을 테지만, 솔로 첫 곡인 ’나쁜 기집애’나 이번 ‘Hello, bitches’는 모두 내 아이덴티티를 이야기하는 데 집중한 곡이다.
팀으로 하다가 요즘은 혼자 활동하면서 간편한 점과 고독한 점이 다 있을 것 같다.
대기 시간 때 멤버들과 함께 있으면 정말 시끄럽고 재밌다. 그런 빈자리가 혼자 여행을 다니고 사진 촬영하고 인터뷰할 때 크게 느껴진다. 팀으로 인터뷰할 때도 가장 말을 많이 하는 건 나였는데도, 멤버들이 옆에 있는 것 자체가 느낌이 다르다. 안전하고 익숙했던 걸 깨는 느낌이어서 혼자 활동하는 1년은 나를 도전에 내놓고 푸시하는 기간이기도 했다.
행복에 대해 스스로 정의해본다면?
나에게 행복은 안정과 동의어는 아닌 것 같다. 아직은 어리니까 돈이나 인기, 성취에 대해 다 이루었을 때보다 고민하고 어느 정도는 불안해하며 더 열심히 하는 마음이 있을 때, 그걸 향해서 노력할 때가 가장 행복한 것 같다. 그리고 마음이 잘 통하는 친구와 함께 고민하며 같이 성장하는 것도 나에게는 행복이다.
스물다섯 살다운 행복의 정의 같다.
그런데 또래 친구들과 일하다 보면 불안정한 상황을 안 좋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더라. 스물다섯 살에 모든 걸 다 꿰뚫거나 다 가질 수 없는 건 당연한 거다. 노력하는 과정 가운데 스스로 잘했다고 격려도 해주고, 게임처럼 한 단계 한 단계를 얻으며 이루어가는 게 재미있다. 깨닫고 경험하고.
인터뷰에서 재미라는 단어를 아주 여러 번 썼다.
버릇이다(웃음). 영어로 인터뷰할 때도 Fun이라는 단어를 많이 쓴다고 얘기를 들었다. 나에겐 그게 정말 중요한 일인 것 같다. 남자가 될 수도 있고 일이 될 수도 있고 다이어트일 수도 있고, 뭐든 관심 가는 게 없을 때는 공허하고 괴롭다. 뭔가에 즐거워하고 설레고, 이걸 해야지 하는 뭔가가 있을 때 살아가는 이유가 있는 듯하다.
2016년은 아주 크고 당신에게 중요한 한 해가 될 거다. 어떤 기대와 소망을 갖고 있나?
기대를 안 하면 매일 행복할 수 있다고 셰익스피어가 말했다(웃음). 기대를 안 하고, 내가 준비하고 있는 게 있으니 빨리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은 많은데 다 때가 있는 것 같다. 재밌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모바일매거진 다운로드>
<폴라로이드 증정 이벤트>
그녀의 모습을 폴라로이드에 담았습니다. 움직이는 화보가 있는 모바일 매거진을 다운로드 후 기사 하단에 댓글을 남겨주세요! 추첨을 통해 한 분께 씨엘의 친필 사인이 담긴 폴라로이드 사진을 드립니다. 씨엘과 하린의 움직이는 화보는 모바일 매거진은 1-2호(1월 15일 발행) 에서 만나 볼 수 있습니다.
참여방법 :
1) 플레이 스토어 혹은 앱스토어에서 ‘더블유 코리아’ 검색 후 모바일 매거진 다운로드.
2) 기사 아래 하단에 댓글로 인증 후기 남기기
일정 : 12월 21일(월) ~ 1월 3일(일)
발표 : 1월 4일(월)
<메이킹 티저 영상>
- 에디터
- 피처 에디터 황선우, 패션 에디터 박연경
- 포토그래퍼
- KIM YEONG JUN
- 모델
- CL(씨엘), 하린
- 헤어
- 서윤(멥시)
- 메이크업
- 포니
- 네일
- 윤정
- 세트 스타일리스트
- 유여정
- 플로리스트
- 하수민(그로브)
- 어시스턴트
- 장진영, 임다혜
- 디지털 리터칭
- 99digit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