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을 대비해 미리 준비해야 하는 건 비행기 티켓과 숙소뿐만이 아니다. 도심과 야외,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여전한 멋을 지키기 위해 당신이 꼭 알아야 할 이번 시즌 두 가지 리조트 스타일에 대하여.
시원하게, 정직하게
마린 스타일은 리조트 시즌이면 늘 반복되곤 하지만, 이번 시즌은 정직하고 럭셔리한 방식으로 풀어낸 마린 룩에 집중한 디자이너들이 많다. 특히 샤넬이 도빌 해협에 거주하던 1930년대 무렵 선보인 맥시 스커트나 와이드 팬츠에 간결한 저지 톱과 인조 진주 목걸이의 조합으로 대표되는 빈티지한 무드의 리조트 룩을 필두로, 몸을 옥죄지 않고 여유 있는 실루엣으로 떨어지는 매니시한 팬츠 룩과 미드리프와 어깨를 노출하는 올 화이트 룩도 고급스러운 마린 룩의 트렌드를 타고 등장한 스타일이다. 마이클 코어스는 스트라이프 셔츠와 데님 쇼츠에 흰색 모피 스툴로 포인트를 준 룩을 선보였는데, 리조트 룩에 모피를 더한 아이디어는 마르니에서도 등장하며 이번 시즌 급부상한 스타일로 눈길을 끌었다. 아크네와 아네스 베, 디올 컬렉션에서는 투 버튼과 스트라이프, 밧줄 등 전형적인 바다 모티프를 넣은 리조트 스타일을 내놓았고, 에르메스, 제이슨 우, 폴&조, 피터 솜, 끌로에, 스텔라 매카트니 등에서는 흰색과 파란색을 기본으로 큼직한 매니시 룩을, 살바토레 페라가모와 타미 힐피거, 질 샌더, 헬무트 랭에서는 브라톱과 하의의 매치를 통해 배를 노출하는 스타일링을 선보였다. 투박한 플랫폼이나 메탈릭한 가죽으로 포인트를 준 슈즈, 굽 낮은 슬립온, 큼직한 렌즈의 선글라스 등 너무 기교를 부리지 않은 단순한 아이템을 더하는 편이 훨씬 세련되어 보인다.
1. 블랙과 화이트의 선명한 대비가 인상적인 리키 백은 랄프 로렌 제품.
2. 스웨이드 소재와 실크로 리조트 분위기를 낸 에르메스의 납작한 샌들.
3. 시즌 트렌드인 메탈릭한 색을 활용한 마르니의 투박한 샌들.
화려하게, 짜릿하게
리조트 룩이라고 하면 누구나 쉽게 떠올리는 전형적인 스타일, 즉 원색의 트로피컬 프린트가 들어간 맥시 드레스, 수영복 위에 겹쳐 입기 좋은 얇은 코트와 비치는 원피스 드레스 등은 디자이너들의 손길을 거쳐 한결 진화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번 시즌의 메가 트렌드인 모던 아트와 섬세한 장식주의, 메탈릭 터치의 영향이 리조트 웨어까지 넘어온 룩을 쉽게 발견할 수 있는데, 앞서 설명한 마린 스타일의 간결한 매니시 룩과 확연한 대비를 이루며 보는 재미를 더한다. 전형적인 하와이언 꽃무늬 위에 컬러 블록 패턴을 복잡하게 더하고 주얼 장식을 얹은 프라다와 베르사체, 브라톱과 수영복 쇼츠, 데이 드레스와 튜닉 위에 정교한 자수와 아플리케 장식을 넣은 알베르타 페레티, 디스퀘어드 2, 돌체&가바나, 저스트 카발리, 프린트가 아니라 천으로 만든 꽃잎을 입체적으로 덮은 튜브톱과 스커트를 선보인 마르니, 반짝이는 엠브로이더리와 비즈, 인조 진주로 리조트의 나이트 룩을 더욱 센슈얼한 이미지로 업그레이드한 발맹과 드리스 반 노튼, 가느다란 코바늘로 정성껏 짠 듯한 느낌을 주는 고급스러운 크로셰 니트를 선보인 엘리 사압, 지암바티스타 발리, 이자벨 마랑 등에서 장인들의 손재주로 완성한 장식적인 리조트 룩을 찾아볼 수 있다. 여성미를 극대화한 스타일이니만큼 볼드한 주얼리와 곡선미를 강조한 액세서리, 콘셉트에 맞춘 메이크업으로 드레스업하길 권한다.
1. 라피아 소재로 엮은 숄더백 위에 동전 지갑을 덧붙인 돌체&가바나의 가방.
2. 메탈 조각과 크리스털로 장식적인 분위기를 배가한 끌로에의 클러치.
3. 유선형 디자인과 시원한 투명 크리스털이 세팅된 귀고리는 스와로브스키 제품.
- 에디터
- 패션 디렉터 / 최유경
- 포토그래퍼
- JASON LLOYD-EVANS, Kim Weston Arnold(Runw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