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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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B 스튜디오는 음악적 영감을 비주얼로 풀어낸다. 빈지노가 속한 아트워크 팀으로 유명세를 탔지만 그들의 본질은 유명 뮤지션이 아닌 ‘음악’에 있다.

IAB 스튜디오의 신동민과 김한준

IAB가 작업한 빈지노의 ‘Break’앨범 커버.

IAB가 작업한 빈지노의 ‘Up All Night’ 앨범 커버.

멤버 소개를 부탁한다.
김한준 김한준, 신동민, 그리고 오늘은 참석하지 못한 빈지노까지, 3명의 아티스트로 구성되어 있다.

IAB는 I Always Been(나는 항상 ~ 그래왔다)의 약자인 걸로 알고 있는데 이런 이름을 지은 이유가 있나?
김한준 우리 모두 어렸을 적부터 음악과 미술을 해왔다. 우리가 함께 팀을 하기로 했을 때 빈지노는 음악을, 나와 신동민은 미술을 하고 있었다.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우리는 그대로였고 앞으로도 변함없을 거라는 생각에 짓게 됐다.

각자의 포지션이 궁금하다.
신동민 전공이 조소여서 아날로그적인 입체 작업을 주로 한다. 사실 컴퓨터로 하는 작업을 잘 못한다.
김한준 순수미술을 전공했고, 판화, 서양화를 주로 한다. 아날로그 작업도 하지만 디지털 작업도 많이 한다. 빈지노 역시 디렉팅부터 음악이나 미술 및 다양한 작업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셋은 고등학교 때부터 친구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만나게 된 건가?
김한준 신동민과 빈지노는 고등학교 동창이고, 나는 옆 학교에 다녔다. 우리 학교에 힙합 동아리가 있었는데, 그걸 통해서 빈지노와 만났다. 서울예고에는 힙합 동아리가 없었거든. 어느날 공연을 하는데 와서 함께 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고, 처음으로 외부 학교 멤버를 데려와서 활동하게 되었다. 그리고 2013년 겨울부터 뭔가 꿈틀거리다가 본격적으로 작업을 같이하기 시작한게 2014년 1월이었다.

IAB의 첫 작업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한데.
신동민 애석하게도 세상에 공개는 안 됐다. 나이키의 월드컵 협업 티셔츠를 준비했는데, 막판에 처참하게 까였다(웃음). 코리아와 호랑이를 합친‘코랑이’라는 캐릭터를 만들었는데, 아마 다음 한국 월드컵 때쯤 보게 되지 않을까… 그래서 공식적인 첫 작업은 빈지노의 <달리, 밴, 피카소> 앨범 커버다.

IAB의 작업엔 음악이 빠지지 않는데 주로 어떤 작업을 하나?
신동민 음악을 기반으로 미술 작업을 하는 아트워크 팀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앨범 커버부터 뮤직비디오나 공연 디렉팅까지 음악과 관련된 모든 작업을 한다.그때그때 다르지만 작업 과정에서 나름 업무 분담이 이뤄진다. 지금 콘텐츠가 하나밖에 없지만 IAB 라이브라고 라이브 퍼포먼스를 하는 영상 채널도 있다. 최근 빈지노의 새 싱글 ‘브레이크’ 같은 경우 아이디어를 교환하다가 뮤직비디오에 출연까지 하게 됐다.

‘브레이크’의 앨범 커버와 뮤직비디오는 특히 신선한 방식과 스토리였던 것 같다.
김한준 노래의 메시지가 워낙 솔직하다 보니까 한번 비틀고 싶었다. 수박 투구를 쓴 채 진지한 표정을 하고있는 우스꽝스러운 남자는 우리들의 모습이다. 전투 준비를 하고 있어 보이지만 쉽게 부숴질 것 같은 투구를 쓴 모순적인 면을 보여주고 싶었다. 사람들의 진짜 속마음을 표현한 곡이기에 그런 포인트를 시각화하려고 많이 노력했다. 뮤직비디오도 무식하게 계속 깨는 동작의 연속인데, 그럼으로써 듣는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싱크홀을 제작해 촬영한 ‘어쩌라고’의 뮤직비디오는 IAB의 가장 큰 작업이었다. CG나 디지털로도 할 수 있는 부분일 텐데, 실제로 세트를 만들어서 했다. 아날로그를 고집하는 이유가 있나?
신동민 최근엔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손쉽게 많은 것을 만들어낼 수 있지만, 그 와중에 아날로그가 주는 반전의 임팩트가 분명히 있다고 믿고 있다. 이게 합성한 숲이겠구나 하다가 실제로 만들었다는 걸 알았을 때 오는 재미를 주고 싶었다. 그래서 대부분의 작업을 아날로그로 하는 편이다. 그건 어쩌면 우리의 강한 캐릭터인 것 같다. 아날로그만을 고집하진 않지만 우리가 가장 쉽고 재미있게, 그리고 잘할 수 있는 표현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2015년이 얼마 안 남았는데 재미있는 계획이 있다면?
김한준 영상이나 공연 등 음악에서 표현될 수 있는 비주얼을 다양한 방면으로 접근하고 있다. 기회가 된다면 새로운 뮤지션의 공연이나 영상을 디렉팅해보고 싶다. 앨범 커버뿐 아니라 비주얼 전반에 개입하는 작업을 해보고 싶고, 계획 중에 있다.

마지막 질문이다. IAB에게 빈지노란?
김한준 스튜디오의 리더이자 많은 영감을 주는 존재다.
신동민 빈지노가 아니었으면 IAB는 없었을 거다. 빈지노는 음악 외에도 다른 재미있는 걸 하고 싶은 갈증이 많았던 상태고, 우리 역시 미술을 하면서 색다른 것에 갈증을 느끼고 있었다. 우리가 서로에게 영감을 받듯 이곳에서 나오는 작업물이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갈증을 해소해줄 수 있기를 바란다.

에디터
정환욱
포토그래퍼
JOE YOUNG S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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