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알 브래지어 사용법의 좋은 예, 25 FW 미우미우 컬렉션

명수진

MIU MIU 2025 FW 컬렉션

미우미우 2025년 FW 컬렉션은 3월 11일, 파리 패션위크의 마지막 날에 열렸다. 팔레 디에나(Palais d’Iéna)는 오묘한 노란색 무아레(moiré) 소재로 장식됐다. 미우치아 프라다는 ‘여성다움(Femininities)’을 테마로 다시 한번 여성성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핑크색 니트와 바이어스 스커트가 오프닝을 장식했다. 뒤이어 남성 테일러링에서 파생된 더블 버튼 재킷이 등장했는데 이는 벗겨질 것처럼 살짝 뒤로 젖힌 라인이 관능적인 느낌을 더했다. 안에는 란제리 같은 슬립 드레스를 매치했다. 미우미우는 페이크 퍼로 만든 스툴과 얌전한 탑 핸들 토트 백, 클로슈(Cloche) 모자로 60년대 레이디 스타일을 재현했다. 이는 알프레도 히치콕(Alfred Hitchcock) 감독의 영화에 나오는 전형적인 여자 주인공들을 떠오르게 했다. 늘 신경쇠약과 불안증에 시달리며 비명을 지르는 여자들 말이다.

미우치아 프라다는 그 다운 비틀기를 더해 전형적인 60년대 레이디 스타일에 긍정적인 의미의 모순을 부여했다. 예를 들면 타이트한 니트 안에는 콘브라를 입혀 뾰족한 일명 ‘총알 가슴’ 라인을 연출했다. 이는 잘 알려진 것처럼 마돈나부터 레이디 가가까지 이어지는 여성의 반항과 전복의 상징이다. 쇼가 진행되면서 60년대 레이디는 어딘가 고장 난 것처럼 삐걱거렸다. 둥글게 부풀린 블론드 헤어는 헝클어졌고, 체크 패턴의 보머 재킷과 펜슬스커트에서는 오래된 구제품의 느낌이 났다. 레더와 실크 원피스, 재킷, 스커트, 부츠 등에도 고상함과는 거리가 있는 인조적인 광택이 났다. 미우치아 프라다는 여기에 골드 이어링과 브로치, 팔찌 등 마치 여성성의 엠블럼 같은 아이템을 집요하게 매치했다. 컬러 역시 중립적인 베이지, 그레이, 블랙에 화려한 핑크, 바이올렛, 옐로, 오렌지, 그린 등의 컬러를 더해 의도적 불협화음을 넣었다. 한편, 사선 방향으로 지퍼를 넣은 아노락, 캐주얼한 보머 재킷, 펠트 소재로 만든 트랙 슈트 등은 미우미우의 흥행 성공을 계속 이어갈 공식 같은 아이템이었다.

미우치아 프라다는 철학적 런웨이를 통해 ‘유머 감각을 잃지 않는 여성은 지루할 틈이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여성성의 상징으로 기호화되어 등장하는 것들을 뒤틀어버리면서 여성성의 정의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진화한다는 것을 보여줬다. 하지만 동시에 여성의 신체에 대한 섬세한 배려와 존중이 느껴지는 컬렉션이었다.

사진, 영상
Courtesy of Miu Mi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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