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유전자, 다른 식단
영국의 30대 일란성 쌍둥이 형제가 흥미로운 실험을 진행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로스터너와 휴고터너가 실험의 주인공이죠. 두 사람은 각각 저탄고지와 저지방 균형식 식단을 12주 동안 실천하며 체성분 변화와 건강 지표를 측정했습니다. 전문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동일한 운동 루틴을 유지하면서요. 그들의 실험 결과는 예상과 사뭇 달랐다고 하는데요. 과연 어떤 식단이 건강한 몸을 만드는 데에 효과적이었을까요?
통제된 환경이 증명한 결과

쌍둥이 형제는 실험을 위해 하루 3,500kcal의 동일한 열량을 섭취했습니다. 모든 식사는 영양 전문가가 설계한 맞춤형 건강식으로, 배달을 통해 제공되었죠. 두 형제는 식사와 함께 근력 및 유산소 운동을 병행하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12주 간의 실험 종료 후, 두 사람의 신체 및 건강 지표에서 흥미로운 차이가 나타났습니다. 저지방 균형식을 택한 로스 터너는 근육량이 1kg 증가하고 지방은 0.9kg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내장지방은 11.5%에서 11.1%로 소폭 감소하고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아졌죠.

저탄고지 식단은 어땠을까요? 휴고터너는 근육량이 무려 3kg 증가했지만 지방은 0.3Kg만 감소한 결과를 보였습니다. 내장지방은 11.4%에서 12.6%로 오히려 증가했고, 콜레스테롤 수치에는 변화가 없었죠. 꾸준한 운동으로 두 형제 모두 근력이 향상되었지만, 저탄고지를 실천한 휴고는 지구력 테스트에서 에너지 부족을 경험했습니다. 이 실험의 결과를 이해하려면 탄수화물과 지방, 단백질이 신체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 근육량 증가에 유리한 저탄고지

저탄고지 식단을 따른 휴고가 근육량 증가에서 더 좋은 결과를 보인 이유는 단백질과 지방이 신체 회복 및 근육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지방이 풍부한 식단은 성장호르몬과 테스토스테론 분비를 촉진해 근육 합성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탄수화물이 부족하면 근육 내 글리코겐 저장량이 감소해 지구력 운동에 필요한 에너지가 부족해질 수 있죠.

다만 휴고의 경우 저탄고지 식단을 통해 내장지방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는데요. 이는 지방섭취량이 많아지면서 신체가 여분의 지방을 저장하는 방식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저탄고지 식단을 유지할 경우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은데, 이는 내장 지방 축적과 연관이 있거든요.
✔️ 지방 감소와 지구력 향상을 돕는 저지방 균형식

저지방 식단을 따른 로스는 탄수화물을 충분히 섭취하면서 지방을 줄인 식단을 유지했습니다. 그 결과 체내 지방이 유의미하게 줄었죠. 지구력 테스트에서도 좋은 결과를 보였는데요. 실제 탄수화물은 근육 내 글리코겐 저장량을 유지하는 핵심 요소로, 장시간 지속적인 운동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연구에 따르면 탄수화물 섭취가 부족할 경우 신체는 근육을 분해해 에너지를 생성하려고 하죠. 우리가 말하는 ‘근손실’이 일어나는 지점입니다.
저탄고지와 저지방 균형식 모두 각각의 장단점이 있습니다. 근육량 증가를 원한다면 저탄고지를, 체지방 감소와 지구력 향상을 원한다면 저지방 균형식이 유리하죠. 하지만 장기적인 건강을 고려한다면 개인의 목표와 체질에 맞게 조절하되, 탄수화물과 단백질, 지방의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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