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엘 샤키가 역사와 신화를 이야기하는 방법

전여울

와엘 샤키의 2000년대 초기 비디오 작업으로 가득 찬 바라캇 컨템포러리. 그중 주목해야 할 ‘결정적 이 작품’.

Wael Shawky, Telematch Sadat, 2007, single-channel video, sound, 10 minutes 34 seconds.

“와엘 샤키의 전시 중 주목해야 할 단 하나의 작품을 꼽자면 ‘텔레마치’(2007-2009) 연작 중 하나인 ‘텔레마치 사다트’(2007)이다. 이 작품은 안와르 사다트 이집트 전 대통령의 암살 사건 및 그 이후 치러진 장례식을 아이들과 함께 재현한다. 국가 방송에 송출된 역사적인 사건이지만, 이 사건에 대해 무지한 베두인 아이들이 군용 차량 대신 당나귀와 낙타들과 함께 행진을 재연한다. 샤키는 이후의 작품에서 꼭두각시 인형이나 가면 등을 활용했듯이 종종 아이들과 함께 작업을 해왔는데, 이는 배우의 개별 연기나 그들의 사회적, 젠더적 역할에 따른 의도치 않은 해석을 피하기 위함이다. 작가는 이러한 방식을 통해 주관적인 견해를 덧붙이지 않고 새로운 관점에서 역사적 사건을 되돌아보게 한다. ‘텔레마치’의 제목은 샤키가 어린 시절 즐겨봤던 70~80년대 서독에서 방영된 버라이어티 쇼 제목이다. 작가는 방송에서 서로 다른 문화가 만나 충돌하고 교류하며 오락을 제공하는 구성을 차용했다. “
– 오다인(바라캇 컨템포러리 큐레이터)

바라캇 컨템포러리는 4월 27일까지 이집트 예술가 와엘 샤키의 개인전 <와엘 샤키: 텔레마치와 다른 이야기들>을 선보인다. 그는 역사와 신화에 대해 천착하며 체화한 예술, 종교, 국가적 정체성을 다양한 매체로 풀어내는 작가다. 이를테면 중세 무슬림과 기독교인 간의 충돌을 마리오네트로 재현한 삼부작 ‘십자군 카바레’ (2010~2015)나, 아동 배우를 중심으로 신화를 재구성한 ‘알 아라바 알 마드푸나’(2012~2016)가 있다. 와엘 샤키의 2000년대 초기 비디오 작업을 재조명하는 이번 전시에서 특히나 주목해야 할 작품에 대해 바라캇 컨템포러리 큐레이터 오다인이 말했다.

홍수정(프리랜스 에디터)
사진
바라캇 컨템포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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