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O 2025 FW 컬렉션
에트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르코 드 빈센조는 2025년 FW 시즌, ‘마그마(Magma)’를 주제로 원시적 테마를 탐험했다. 이를 위해 예술 집단 누메로 크로마티코(Numero Cromatico)와 한국의 아티스트 마리아 전(Maria Jeon)과 콜라보 했다. 베뉴 중앙에 드리운 발 형식의 커튼은 누메로 크로마티코가 제작한 것으로 여기에는 고대 동굴 벽화처럼 신화 속 생물과 멸종된 동물을 묘사한 그래픽이 알록달록하게 새겨져 있었다. 이는 자연스럽게 컬렉션에 신화적 내러티브를 부여했고, 관객들을 생명력이 폭발했던 고대의 시간 여행으로 인도했다.
화려한 프린트와 대담한 레이어링을 통해 마그마처럼 끓어오르는 생명력을 묘사했다. 그래픽적 패턴의 스웨터, 페이즐리 문양을 넣은 팬츠, 그리고 어깨에 트레인(Train)을 더해 야생적인 느낌을 더하는 오버사이즈 모피 코트까지 70년대 보헤미안 스타일로 매치했다. 이후 에스닉한 자수를 넣은 레더 재킷, 벨벳 코트, 날아갈 듯 가벼운 오간자 소재 튜닉, 스트라이프 셔츠, 프린트를 넣은 벨보텀 라인의 데님, 테슬 스카프, 호박색 주얼리가 자유롭게 뒤섞였다. 원시적 분위기를 더하는 모피 코트와 함께 잘 짜인 테일러드 재킷과 더플코트가 공중부양할 뻔한 상상의 나래에 약간의 균형감을 찾는 역할을 했다. 민화를 동시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 한국의 아티스트 마리아 전(Maria Jeon)의 환상적인 고대 동물 모티브 패턴이 의류와 액세서리 곳곳에 놓여 신화적인 매력을 한층 더했다.
에트로의 미션은 전통의 페이즐리 프린트를 동시대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매력적인 모습으로 해석하는 것이다. 에트로에 온 지 2년 차인 마르코 드 빈센조는 브랜드의 호사스러운 DNA와 자신의 지적 호기심을 균형감 있게 조절하면서 자신만의 리듬을 찾아가고 있다. 몇몇 아이템에서는 에트로를 동시대적으로 해석하기 위한 마르코 드 빈센조의 깊은 고민을 느낄 수 있었다. 매니시한 분위기를 더한 니트 풀오버와 더플코트, 발랄한 플리츠 미니스커트, 기능적인 파카, 그리고 메탈릭 소재로 완성한 구조적인 스커트 같은 아이템이 그랬다. 아직도 위용을 떨치고 있는 ‘조용한 럭셔리’의 시대, 에트로의 매혹적 시도는 얼마나 영향력을 가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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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urtesy of Et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