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oyoungmi 2025 FW 컬렉션
쇼를 앞두고 우영미 공식 인스타그램에 18세기에 지어진 저택 ‘호텔 드 메종(Hôtel de Maisons)’의 화려한 샹들리에와 금으로 장식된 벽 장식이 올라왔다. 파리 패션위크의 마지막 날인 26일 일요일, 우영미 2025 FW 컬렉션이 펼쳐질 곳이다.
오프닝을 연 블랙 슈트는 명쾌한 두괄식으로 2025 FW 시즌 우영미 컬렉션의 지향점을 드러냈다. 슬림한 곡선의 허리 라인이 돋보이는 블랙 재킷은 넓은 라펠을 통해 극적인 효과를 더했다. 그리고 소매, 어깨, 가슴 등에 장식된 3D 아플리케 디테일이 드라마를 더했다. 남성성에 새로운 해석을 내리기 위해 전통적인 테일러링을 수용하는 동시에 때로는 뒤틀기도 하는 이중적인 방식을 택한 듯했다. 클래식 선율에 주파수를 돌리는 듯한 노이즈가 BGM으로 더해지며 젠더 플루이드한 슈트와 코트, 크롭트 재킷, 헤링본 오버코트가 차근차근 등장했다.
디자이너 우영미는 크롬비 코트부터 파카, 스웨터에 이르기까지 남성복의 원형을 경쾌한 비율로 재해석했다. 크롭트 재킷이나 카디건에 경쾌하게 발목 부분을 롤업한 팬츠를 매치했는데, 팬츠에는 조거 팬츠처럼 스포티한 밑단 디테일을 더하는 미묘한 반전을 통해 흥미로움을 더했다. 오버코트에는 강렬한 와인과 그린 컬러의 퍼 칼라를 덧대어 더욱 풍성한 볼륨감을 줬다. 때로는 지퍼 디테일을 넣은 패딩 스키 팬츠를 비롯해 라인과 패턴을 날렵하게 넣은 풀오버까지 동계 스포츠 테마의 아이템을 클래식 아이템과 대담하게 믹스 매치하기도!
컬렉션 후반부에 인상적이었던 테마는 조선 시대 민화 시리즈였다. 재킷의 안감으로서 은근하고 암시적으로 등장하거나, 점퍼와 팬츠의 셋업이나 퀼팅 파카의 프린트로 강렬한 이미지를 선사하기도 했다. 이는 가을, 겨울 시즌의 옷장을 더욱 든든하게 할 기본 아이템들, 이를테면 어깨에 스포티한 디테일을 미묘하게 넣은 니트 풀오버, 포근함을 주는 시어링 코트 등과 함께 의외로 안정감 있게 어우러졌다.
레이스업 더비, 스웨이드 브로그, 첼시 부츠 등 다양한 슈즈가 스타일링에 방점을 찍는 한편 두툼한 대형 장갑과 컬러풀한 니트 머플러, 작은 챙이 달린 페즈 모자 등 작은 액세서리가 위트를 발휘했다. 우리가 어떤 철학을 가지고 존재할 것이며 타인에 대해서는 어떻게 최선을 다할 것인가에 대한 디자이너 우영미의 섬세한 사유를 보여준 컬렉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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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urtesy of Wooyoungm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