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유난히 나이 들어 보이는 이유, 이상기후 때문일 수 있다

최수

유난스런 날씨가 피부 주름을 만든다

기후변화는 우리 모두가 맞닥뜨린 전 지구적 문제입니다. 각종 기관과 정부가 앞다퉈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일상과 동떨어진 씨름처럼 들리기도 하죠. 하지만 이런 이야기라면 어떤가요? 요즘 부쩍 늘어나 보이는 주름이, 지난 여름 우리가 겪은 폭염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이요. 이상기후는 지구뿐 아니라, 우리의 신체 시간도 빠르게 가속하고 있습니다.

날씨가 당신을 늙게 하는 방법

기후 변화와 노화 사이의 연관성은 다양한 연구를 통해 증명되고 있습니다. 특히 폭염, 극심한 한파, 대기 오염은 인간의 생리적 스트레스를 증가시키고, 세포 노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죠. 이를 이해하기 위해선, 사람의 염색체를 먼저 들여다봐야 합니다. 염색체 끝에는 캡과 같은 보호 역할을 하는 ‘텔로미어’가 있습니다. 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텔로미어가 조금씩 짧아지고, 마지막엔 세포가 더 이상 분열할 수 없는 상태가 되는데요, 이를 ‘세포 노화’라 부릅니다.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다시피, 인간의 노화 과정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현상이죠. 그리고 폭염에 장기간 노출된 사람은, 텔로미어의 단축 속도가 빨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었습니다(Science Advances, 2023). 이는 열 스트레스가 염증 반응을 활성화하고 산화 스트레스를 증가시켜 세포 손상을 가속하기 때문으로 해석됩니다.

우리 몸의 염증 반응이 활성화되는 것에도 보다 구체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폭염이나 극한의 환경에서는 우리 몸이 체온을 조절하기 위해 과도한 에너지를 사용하는데요, 이 과정에서 활성산소가 폭발적으로 생성됩니다(Journal of Environmental Science and Health, 2022). 활성산소는 정상 세포를 손상시키고, DNA 변형을 유발하며, 무엇보다 노화를 촉진하는 주요 요인이 되죠. 사실 극한 환경에 노출되는 것만으로도, 피부 장벽이 약해진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체감하고 있는 사실입니다. 이상기후로 피부의 민감도가 높아지면 주름, 건조, 트러블이 유발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지켜야 할 건 바로

변화 무쌍한 날씨로부터 피부 건강을 지키기 위한 방법은 있습니다. 자외선을 철저하게 차단하고,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며, 비타민 C나 폴리페놀 같은 항산화 물질을 꾸준히 섭취해 활성산소로 인한 세포 손상을 최소화하는 것이죠. 폭염과 한파를 피해, 실내 온도와 습도를 적정하게 유지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런 방법을 곱씹는 과정이 마냥 명쾌하지만은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근본적으로 중요한 무언가를 놓치고 있는 기분이죠. 기후 위기가 우리에게 남긴 것은 조금 더 덥고, 추운 계절 뿐만이 아닙니다. 보다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그야말로 ‘피부에 와닿는’ 현실이죠. 지구 뿐 아니라, 지구에 사는 우리 모두의 시간을 정상적으로 되돌리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때 입니다.

사진
Gettyimages, Splashnews.com, Instagram @haileybie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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