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쳐나는 식욕을 막는 의외의 방법
최근 흥미로운 연구가 발표되었습니다. 미국 버지니아대학교 연구팀에서 고강도 운동과 식욕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결과, 고강도 운동으로 심장이 크게 뛸수록 식욕이 빠르게 억제되었다고 합니다. 재밌는 것은 이같은 효과가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크게 나타났다는 점입니다. 심박수가 식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걸까요?
심박수와 식욕의 상관관계는 바로
고강도 운동은 식욕 촉진 호르몬인 ‘그렐린‘의 수치를 감소시킵니다. 고강도 운동은 인터벌 러닝, 크로스핏, 푸시업과 스쿼트 등을 빠르게 순환해서 진행하는 서킷트레이닝과 같이 단기간에 신체 에너지를 밀도 있게 사용하는 운동을 의미합니다. 위와 같은 운동은 그렐린 수치를 감소시켜 즉각적인 식욕 감소 효과를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죠. 미국 버지니아대학교 연구팀이 이를 증명했는데요. 평균 연령 43세의 성인을 대상으로 소강도 운동과 중강도 운동을 진행하게 한 결과, 고강도 운동이 식욕을 억제했으며 특히 여성의 경우 이러한 효과가 더 두드러졌습니다. 미국 생리학회 학술지에 기재된 연구도 같은 결과를 보여줍니다. 피실험자를 대상으로 초저녁 시간대에 고강도 운동을 시킨 결과, 오후 7시~9시 사이 초저녁 시간에 짧게 진행한 고강도 운동은 수면에 방해를 주지 않고 식욕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나 심장인데, 지금 식욕 부릴 때가 아냐
위와 같은 결과는 여러 가지 가설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우선 고강도 운동이 심박수를 빠르게 증가시키면, 아드레날린과 같은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즉각적인 에너지 소비를 촉진하는데요. 이때 우리 몸은 긴장 상태로 돌입해서 일시적으로 식욕을 억제하고, 이와 함께 그렐린 수치가 감소할 수 있습니다. 또한 심박수가 크게 증가하면 일정 시간 동안 체내 활동 수준이 높게 유지 되기 때문에, 몸이 대사 조절을 위해 식욕을 잠시 억제하는 것이라고 해석되기도 합니다. 우리 몸이 소화기관의 활동을 줄이고, 당장 필요한 근육과 뇌에 에너지를 집중시키는 것이죠.
하지만 모든 운동이 이와 같은 효과를 내는 것은 아닙니다. 단적인 예로, 저강도 유산소 운동을 지속할 경우 그렐린 수치가 되려 높아지기도 하거든요. 고강도 운동은 짧은 시간에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지만, 저강도 운동은 장시간에 걸쳐 에너지를 소비하기 때문에 운동 도중 혹은 직후에 에너지를 충전하려는 반응이 강하게 나타납니다. 또한 저강도 운동은 고강도 운동에 비해 아드레날린과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운동 후 신경계와 호르몬 시스템이 빠르게 회복되어 식욕을 활성화 시키게 됩니다.
운동이 아니라면 사랑은 어떤가요
심박수와 식욕이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다면, ‘사랑’을 할 때 두근거리는 심박수도 같은 영향을 미칠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다’ 입니다. 사랑에 빠진 우리 몸은 도파민, 옥시토신, 아드레날린과 같은 호르몬을 분비하고, 이는 심박수 증가와 같은 신체 변화를 유발합니다. 특히 아드레날린은 긴장 상태에서 우리 몸이 빠르게 반응할 수 있도록 심장을 빠르게 뛰게 함과, 동시에 소화기관의 활동을 억제해 식욕을 감소시키죠. 마치 고강도 운동을 한 것과 같은, 입맛을 잃고 두근거림이 유지되는 상황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는 오직 감정만으로 우리 몸을 변화시키는 사랑의 놀라운 매커니즘입니다. 아쉬운 것은 이러한 작용이 사랑의 처음, 설렘이 큰 시기에만 작용한다는 점인죠. 여러분의 사랑이 오랜 설렘을 간직할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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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ettyimages, Splashnews.com, Instagram @chloeclerou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