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다 뷰티가 정의한 아름다움

천나리

‘아름다움에 대한 새로운 시각 (Rethinking Beauty)’.

지금 가장 흥미로운 뷰티 브랜드, 프라다 뷰티의 슬로건에 호기심이 생겼다. 프라다 뷰티의 수장 린지 알렉산더와 나눈 뷰티 대담.

두 눈을 사로잡는 민트 컬러와 미니멀한 디자인의 ‘쇠맛’ 용기. 프라다의 아이콘인 사피아노 레더와 리나일론 패브릭이 새겨진 매트 립스틱과 삼각형 로고를 연상시키는 아이섀도 팔레트까지···. 첫선을 보인 지 1년 만에 한국에 상륙한 프라다 뷰티의 팝업 행사장은 밀라노에서 처음 프라다 뷰티를 만난 순간을 떠오르게 했다. 포토프레스 세대의 취향을 저격하는 미래적인 디자인과 대담한 컬러, 남다른 텍스처의 제품들은 감탄을 불러일으켰고, 생경한 그린과 블루 컬러 립밤을 곱게 포장해 매장을 나선 기억. “저에게 아름다움이란 전혀 다른 두 가지가 만나 끊임없이 대화하는 모습 같아요. 예측할 수 없는 혼돈 속에서도 부드럽게 어울리는 조화. 그 자체가 정말 아름답다고 생각하거든요.” 한국 론칭을 기념해 프라다 뷰티의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메이크업 아티스트 린지 알렉산더(Lynsey Alexander)가 서울을 방문했다. 클래식한 레드 립에 환한 미소를 띤 그녀에게 ‘아름다움에 대한 새로운 시각 (Rethinking Beauty)’을 제시하는 프라다 뷰티에 대해 물었다.

프라다 뷰티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메이크업 아티스트 린지 알렉산더 (Lynsey Alexander).

<W Korea> 프라다 뷰티가 드디어 한국에 론칭했습니다. 한국을 방문한 소감이 어떠신지.
린지 알렉산더 멋진 한국 문화를 경험할 수 있어 영광이었습니다. 뷰티 제품과 맛있는 음식을 마음껏 즐길 수 있었어요.

프라다 뷰티의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임명되고 어떤 심정이었나요?
프라다는 대조적인 요소들의 조화가 특징인 브랜드입니다. 파격과 순응을 동시에 추구하며, 혁신을 향해 나아가죠. 덕분에 저는 어떠한 제약도 없이 자유롭게 뷰티 세계를 탐험할 수 있었습니다. 아티스트로서 이러한 접근 방식은 매우 자유롭고, 모두를 포용하며, 기술에 도전하는 방식으로 미래를 추구하게 만들죠. 제품을 개발하는 동안에는 연구실에 더 나은 결과물을 끊임없이 요구했습니다. 색소를 더하고, 텍스처를 더 낫게 만들고, 광택을 높이는 등 퀄리티를 최대로 끌어올려 획기적인 진전을 이루었죠. 예를 들면 ‘모노크롬 립스틱’은 세 가지, 또는 최소한의 순수한 색소만으로 만들어집니다. 대부분의 립스틱이 최대 12가지 색소를 사용하는 것과 비교하면 색소의 희석을 줄여 훨씬 생생한 컬러를 얻었죠. 지금처럼 과포화된 세상에서는 때로 덜어내고 줄이는 것이 더 많은 것을 의미할 수 있습니다.

프라다 뷰티의 가장 큰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모든 것은 ‘프라다’라는 이름에서 시작됩니다. 프라다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패션 브랜드 중 하나이며, 일상 속 명품이 무엇인지 재정의해왔습니다. 프라다 뷰티의 메이크업과 스킨케어 제품 역시 생활 속에서 뛰어난 성능과 편안함, 사용감을 느낄 수 있어야 했죠. 이를 위해 디테일에 주목하고, 가장 순수한 색소와 가장 미래적인 포뮬러를 선보이며, 현실과 가상 세계를 아우르는 집단 지성을 발휘했습니다. 프라다 패션과 뷰티의 연결고리를 강화함으로써 브랜드 유산과 사명에 충실한 제품을 만들 수 있었죠.

패션 아카이브에서 영감 받은 ‘멀티 디멘션 이펙트 아이섀도우’가 흥미롭더군요.
아이 팔레트의 경우 잘 사용하지 않는 색상이 버려지는 게 늘 안타까웠습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프라다 아카이브의 상징적인 프린트들을 연구했고, 유행을 타지 않는 실용적인 컬러 세 개와 반전을 주는 유니크한 ‘트위스트’ 컬러 한 개를 함께 구성했습니다. 눈꼬리에만 살짝 터치해도 룩이 확실히 달라 보이거든요! 네 가지 컬러는 각각 새틴, 메탈 포일, 하이퍼 매트, 소프트 매트까지 서로 다른 질감으로 표현되는데, 특히 메탈 포일은 조명을 켠 듯 영롱하게 빛나니 꼭 경험해보길 바라요!

‘모노크롬 립스틱’의 컬러 선정을 위해 고수한 원칙이 있나요?
컬러가 아무리 독특하고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개발되었더라도, 결국에는 아름다움과 실용성이 모두 충족돼야 한다는 것. ‘모노크롬 하이퍼 매트 립스틱(R28 푸오코)’은 촬영할 때마다 손이 가는 레드 컬러인데, 순수한 레드 색소 덕분에 클래식하면서도 강렬한 느낌을 선사해요. 어떤 피부 톤에도 아름답게 발색되고요. 좀 차분한 룩을 연출하고 싶을 땐 ‘소프트 매트 립컬러(B1O1 티에폴로)’를 도포합니다. 누드 브라운 컬러인데 얼굴 윤곽을 살리는 페이스 컨투어링에도 효과적이에요.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프로젝트를 막 시작했을 땐 정말이지 빈 도화지 앞에 서 있는 것 같았습니다. 몇 가지 유행어와 우리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에 대한 본능적인 느낌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죠. 먼저 제가 지난 20년 동안 쌓아온, 지금은 단종된 수많은 제품과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구입한 보물을 확인했습니다. 그런 다음 프라다 아카이브를 뒤져 사피아노 가죽과 리나일론 원단, 패턴 프린트 견본을 수집하고 무드보드에 이를 모았죠. 마침 팬데믹으로 인한 락다운 시기였기 때문에 몇 주 동안 외부와 단절된 채 프라다의 세계에 빠져 지냈어요. 기존 메이크업 라인의 이야기를 다시 쓰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새롭게 만들어야 했기 때문에 힘들지만 흥미진진한 시간이었습니다.

아름다움을 정의한다면요?
아름다움은 보는 사람의 눈에 따라 다릅니다. 당신의 상상력을 얼마나 자유롭게 펼치는가에 달려 있죠. 저는 기괴하고, 놀랍고, 평범하고, 웅장한 거의 모든 것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질문합니다. 무엇이 이것을 아름답게 만드는가? ‘아름다움’과 ‘아름답지 않음’의 경계는 종종 모호하기 때문에, 저는 그 경계를 넘나들다가 모든 것을 지우고 다시 시작하기도 합니다. 그 과정조차 즐겁고 아름다우니까요. 고정된 아름다움에 갇히지 말고 실수와 발전, 변화의 여지를 남겨두세요. 끊임없이 스스로와 대화하면, 끊임없이 재창조할 수 있을 거예요.

멀티 디멘션 이펙트 아이섀도우 (02 프로퓨전)
실버, 레번더 등 스모키 컬러와 오프 옐로 컬러로 구성됐다. 6g, 11만 5천원.

모노크롬 하이퍼 매트 립스틱 (R28 푸오코)
사피아노 레더의 질감을 구현한 립스틱으로 생생한 발색이 오래 유지된다. 3.8g, 6만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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