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식으로 입 터진 날, 먹고 나서 바로 ‘이것’ 하세요

최수

죄책감에서 구원되는 법

그런 날이 있습니다. 그동안 잘 참아왔던 간식의 유혹을 이길 수 없는 날. 평소엔 잘 먹지도 않던 과자와 초콜릿이 유난히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그런 날이요. 정신줄을 붙잡을 새도 없이 입이 터져버렸다 해도, 너무 자책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좋은 기회일 수 있거든요. 간식을 먹고 난 후 1시간에서 4시간 사이, 당신의 운동 효과를 극대화할 절호의 찬스가 주어졌으니까요.

탄수화물, 운동 효과를 높이는 부스터

당분은 우리 몸의 주 에너지원인 탄수화물의 작은 단위입니다. 당분을 섭취하고 중∙고강도 운동을 하면 연료로써 제 역할을 확실히 해내죠. 간식으로 채운 당분을 건강하게 활용하는 데에, 운동이 제격이란 의미입니다. 우리 몸은 탄수화물을 먹으면 간과 근육에 글리코겐이 저장되는데요. 고강도 운동이나 장거리 운동을 할 때 주요 에너지원으로 글리코겐이 사용되면서 높은 운동 수행 능력을 유지하는 비결이 됩니다. 근 손상이 줄어들고 운동 후 회복 속도가 빨라진다는 장점도 있죠.

오히려 탄수화물을 충분히 먹지 않은 상태에서 운동을 하면 수행 능력이 떨어질 뿐 아니라, 근 성장에도 방해가 됩니다. 미국스포츠의학회(ACSM)에서 운동 1~4시간 전에 탄수화물 섭취를 권장할 정도죠. 하루 한 시간 이내로 고강도 운동을 한다면, 탄수화물은 매일,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고 하는데요. 일반인 기준으로 체중 1kg당 2~3g의 탄수화물이 필요하다고 하니 참고하셔도 좋겠습니다.

소화를 마치고 운동해야

간식을 먹자마자 운동을 서두르면 오히려 운동 수행 능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위 속에 소화가 덜 된 음식물이 남아 혈류가 소화기관으로 이동해 근육에 제대로 된 힘을 쓸 수 없거든요. 소화가 잘 안되니 더부룩함, 속쓰림 등의 증상이 동반되기도 하죠. 적어도 식후 1시간 이후에 운동하는 것이 권장되는 이유입니다.

재밌는 것은 흔히 다이어트에 방해가 되는 것으로 알려진 ‘단순당’ 제품이 운동 효과를 더 높인다는 것인데요. 식이섬유 함량이 적은 단순당 식품을 섭취하면 소화 속도가 올라가 빠르게 운동 효과를 높일 수 있습니다. 다만 체지방 감량이 목적이라면 공복 상태에서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이 목적 달성에 더 효과적입니다. 근력을 키우는 것이 목적이라면 단순당 식품을 섭취 후 운동을 이어가세요.

운동 후 남아있는 보너스 타임

운동을 마친 후에는 어떨까요? 운동 후 45분 이내로 당분을 섭취하는 것은 근육 회복에 도움이 됩니다. 체내 소모된 근육 속 글리코겐을 빠르게 회복시켜 체력 유지에도 효과적이죠. 실제 운동 직후 탄수화물을 섭취하면 근육의 글리코겐 흡수가 3~4배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근력 운동을 했다면 단백질도 함께 섭취해야 합니다. 탄수화물과 함께 단백질을 섭취하면, 근육 글리코겐 저장량이 늘어나고 근육 손상이 감소하며, 근육 합성이 촉진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거든요. 빵이나 시리얼 등 혈당지수가 높은 탄수화물일수록 글리코겐의 회복 속도를 높이는 데에 효과적이죠. 단 과당이 많이 함유된 음료는 소화장애로 이어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고강도, 지구력 운동 유지하기

간식의 효과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선, 운동의 강도를 높여야 합니다. 설렁설렁 걷는 산책만으로 간식의 죄책감을 덜어낼 순 없는 법이죠. 탄수화물을 충분히 섭취한 후에는 산소 섭취량의 65~85%인 중강도 혹은 90~120분 이상 장기간 지구력 운동을 추천합니다. 저강도 운동을 할 때는 신체가 지방에서 에너지를 얻지만, 강도가 높아진 격렬한 운동을 할수록 탄수화물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확실한 운동으로 찌뿌둥한 몸 상태는 물론, 간식의 죄책감까지 떨쳐내 버리세요!

사진
Splashnews.com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