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뮤어부터 컬러 충돌까지, 2024 F/W 트렌드 리캡

김현지

끝까지 기억해야 할 2024 F/W 트렌드.

드뮤어 시대
그간 잠잠했던 틱톡발 트렌드계에 떠오르는 신성, 드뮤어(Demure)가 패션계로 넘어올 준비를 마쳤다. 차분함과 절제라는 드뮤어의 미덕에 가장 잘 들어맞는 질샌더와 막스마라, 프로엔자 스쿨러, 델코어, 브랜든 맥스웰 역시 하나같이 점잖은 분위기의 룩을 선보였기 때문.

컬러 충돌
이번 시즌 패션계는 그 어느 때보다 광범위한 컬러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했다. 충돌이라는 표현 외에 설명하기 어려운 대범한 컬러 플레이가 런웨이 곳곳에서 발견된 이번 시즌, 총천연색의 아름다움에 집중해볼 것.

조물조물
부풀리고, 늘리고, 자르고, 오리고, 또 붙이며 상상력을 마음껏 발휘한 디자이너들! 런웨이 위의 조물주가 되어 초현실적인 실루엣을 창조했다.

디어 마이 레이디
1950년대에서 영감을 받은 오페라 코트를 내보낸 에르뎀, A라인 이브닝드레스를 선보인 발렌티노, 고전적인 우아함을 드러낸 시몬 로샤, 케이프를 두른 질샌더, 레이디라이크 룩의 귀환을 다양한 방식으로 맞이한 디자이너들.

꽃밭으로
영국식 찻집의 빈티지한 벽지가 연상되는 플라워 패턴의 향연. 가드닝에 일가견이 있는 영국 출신 브랜드답게 에르뎀의 에르뎀 모랄리오글루가 그 선두에 섰다. 로에베와 미우미우도 뒤이어 드레스 위로 꽃내음을 선명하게 피워냈다.

촉감놀이
이번 시즌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풍부한 텍스처다. 퍼와 깃털의 활약 역시 주목할 만하지만,
울이나 캐시미어와 같은 천연 소재를 활용해 한 올 한 올 포근함을 표현한 가브리엘라 허스트와 잘게
자른 패브릭 조각을 이어 붙여 프린지처럼 연출한 보테가 베네타가 큰 인상을 남겼다.

목을 사수해
한파를 예견한 걸까? 겨울바람에 대비한 듯 드높은 네크라인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발렌시아가, 꾸레쥬, 빅토리아 베컴 등 많은 컬렉션이 칼라의 깃을 세우거나 목폴라의 목 부분을 길게 재단해 방어 기제를 갖췄고, 보테가 베네타와 끌로에는 한발 더 나아가 케이프와 머플러를 합친 형태로 여성의 우아함을 배가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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