랄프 로렌 랜드로 초대합니다, 25 SS 랄프 로렌 컬렉션

명수진

RALPH LAUREN 2025 SS 컬렉션

랄프 로렌은 뉴욕 패션위크 공식 오프닝 하루 전날인 9월 5일, 평생 영감을 준 롱아일랜드 해변가의 브리지 햄튼으로 손님들을 초대했다. 어셔(Usher), 주드 로(Jude Law), 나오미 왓츠(Naomi Watts), 톰 히들스턴(Tom Hiddleston), 콜맨 도밍고(Colman Domingo), 그리고 퍼스트레이디 질 바이든(Jill Biden)까지 초특급 게스트가 햄튼 워터 밀(Water Mill) 농장에 마련된 베뉴에 모여들었다. 쇼 노트에서 밝힌 것처럼 ‘끝없는 푸른 하늘과 바다와 초원, 하얀 울타리가 펼쳐진 햄튼은 랄프 로렌뿐 아니라 많은 아티스트에게 영감의 근원’이었다. 랄프 로렌은 ‘햄튼의 랄프 로렌 – 시대를 초월한 스타일의 미래(Ralph Lauren in The Hamptons ⎻ A New Vision of Timeless Style)’를 테마로 하는 2025 SS 컬렉션을 통해 브랜드의 소위 ‘추구미’를 분명하게 드러냈다.

랄프 로렌 퍼플 라벨, 랄프 로렌 컬렉션, 그리고 폴로 랄프 로렌까지 함께 선보인 패션쇼는 회고전을 방불케했다. 84세의 디자이너 랄프 로렌이 이뤄낸 기념비적 스타일이 총망라되었다. 태슬이 장식된 스웨이드 재킷, 목가적인 레이스를 장식한 화이트 드레스에 웨이스트 벨트와 카우보이 부츠 같은 액세서리를 추가하여 웨스턴 취향을 한 스푼 더하고, 드레시한 턱시도와 슈트에 넥타이까지 격조 있게 성장한 남성 모델들이 여유 있는 미소를 띠며 등장할 땐 마치 영화 <위대한 개츠비>의 한 장면을 보는 듯했다.

은은한 아이보리와 브라운의 컬러 팔레트에 더해진 블루 컬러 포인트가 선선한 매력을 뿜어냈다. 푸른색 사각 비즈를 촘촘히 붙여서 만든 그러데이션 드레스, 흐르는 액체처럼 플루이드한 질감의 새틴 슬립 드레스, 시스루 숄을 우아하게 드리운 짙은 블루 드레스가 격조 높게 이어졌고, 한편으로는 건강한 태닝 피부의 모델들이 스포티한 캡을 쓰고 베스트, 크로셰 쇼츠, 넉넉한 오버핏의 리넨 셔츠와 카고 팬츠를 툭 걸친 모습으로 햄튼에서 주말을 보내는 미국 상류층의 취향도 보여줬다.

컬렉션 중반부 이후에는 폴로 랄프 로렌의 프레피 스타일이 등장했다. 패치워크 재킷, 페이즐리 프린트 원피스, 케이블 니트 등을 입은 남녀노소 모델들이 랄프 로렌 광고에서 바로 런웨이로 뛰쳐나온 듯한 모습이었다. 폴로 랄프 로렌을 입은 어린이 모델들이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들며 관객들을 미소 짓게 했고, 완연한 중년이 된 모델 크리스티 털링턴, 나오미 캠벨, 리야 케베데가 제각각의 카리스마를 발산하며 런웨이에 올랐고, 크리스티 털링턴의 딸 그레이스 번즈(Grace Burns)도 모델로서 런웨이에 올라 친근한 축제 혹은 사교계 모임 같은 분위기가 연출됐다.

총 120명의 모델이 랄프 로렌 런웨이에서 ‘랄프 로렌 랜드’를 선보인 후 디자이너 랄프 로렌이 파리 올림픽의 미국 대표팀 단복을 입고 피날레에 올랐고 손님들은 일제히 기립 박수를 보냈다. 랄프 로렌으로 하나 된 열띤 사교의 현장이었다.

영상
Courtesy of Ralph Laur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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