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영업합니다
이제 막 꽃가루 세례를 받으며 신에서 떠오르고 있거나, 숨은 보석처럼 그 진가가 아직 드러나지 않은 이들. 한마디로 우량주, 지금 바로 저점 매수를 시작해야 할 밴드들을 12인이 사심 가득 담아 선정했다.
비디오 에이지(Video Age)
국가 미국
데뷔 2016년
알고리즘의 축복일까? 비디오 에이지의 음악을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처음 들었을 때 낮은 탄성을 내질렀다. 뉴트로와 이지 리스닝이 다시금 전 세계 유행을 선도하고 있는 지금, 시류에 딱 맞는, 하지만 무척이나 세련되고 아름다운 멜로디가 눈에 띄는 팀이었기 때문이다. 아직 국내에는 이름이 알려지지 않아 자료조차 찾기 힘들지만 신스팝과 시티팝의 영향을 받은 이 팀은 이미 해외에서는 어느 정도 마니아층이 자리 잡은 것으로 보인다. 비슷한 시기 데뷔한, 국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프렙과 궤를 함께 하는 듯하나, 조금 더 소프트 록적이거나 펑키한 곡이 많아 차별점을 보인다. 70~80년대 분위기를 감싸안은 부드러운 목소리와 사랑스러운 멜로디, 잔잔한 그루브는 어느 계절에 들어도 상쾌하게 어울린다. 아날로그 신시사이저 기반의 뉴웨이브 음악이 다시 주목받고 있는 지금, 일상에 잔잔한 기쁨과 행복을 배어들게 해 살랑살랑 달콤한 분위기를 연출해주는 이들의 음악. 보듬어내고 떠밀어주는 용기 같기도, 청춘의 빛 같기도한 이 팀을 본격 영업해본다.
Is It Her?
단연 비디오 에이지의 정수, 80년대 노스탤지어를 건드리는 신스팝 감성의 곡이다.
– 조혜림(‘Prizm’ 음악 콘텐츠 기획자)
리도어(Redoor)
국가 한국
데뷔 2021년
리도어의 음악에는 나와 타인과 사랑에 대한 쌉싸래하고 미끈거리는 어떤 장면이 수두룩하다. 담백한 언어로는 그 맛을 설명하기 어렵다. 구태여 말을 덧붙이자면 그들의 가사는 새벽 감성에 쓴 눈물 젖은 연애편지 같다. 올해로 데뷔 4년 차를 맞는 이들의 ‘한 방’은 사운드적 기교나 참신성, 무대 장악력이 아닌 은유적이고 서정적인 가사에 있다. 물론 시적인 가사는 세상에 너무도 많다. 다만 명징한 돌직구 대신 빙빙 돌려 감정에 호소하는 그런 흔한 이야기를 오래 마음에 담아두도록 만드는 장치가 있으니, 그건 바로 밴드의 리더이자 메인 보컬인 이등대의 간지러운 귓속말 같은 목소리다. 올 초 다수의 업계 관계자들이리도어를 눈여겨본다는 소문이 자자했는데, 일정 수준 티켓 파워를 갖춘 팀을 우선 섭외한다고 알려진 아시안 팝 페스티벌,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무대를 거쳐 하반기에도 각종 페스티벌 무대에 설 예정이라고. 이쯤 되니 팬들보다 나를 포함한 ‘이 동네’ 사람들이 리도어를 더 띄우려고 안달인 듯하다.
사랑의 미학 사랑, 그늘, 뒷걸음질, 후회. 이 뻔하고 느끼한 단어들은 순정이 만발했던 어느 시절로 우리를 부드럽게 이끈다.
– 김수정(레이블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A&R)
카리뇨(Cariño)
국가 스페인
데뷔 2018년
올해 5월, 10년 만에 다시 찾은 스페인 ‘프리마베라 사운드 페스티벌’은 여전했다. 익숙한 페스티벌 사이트를 거닐며 세월의 감회에 젖을 무렵, 어디선가 들려오는 멜로디에 자석처럼 몸이 이끌렸다. 홀린 것처럼 닿은 작은 해변 무대에서 밴드 카리뇨의 공연이 한창이었다. 아무 정보도 없이 이끌린 무대 근방은온통 사랑스러움이 넘실거렸다. 자잘하게 부서지는 리듬과 펑크 특유의 매력인 단순해서 신명 나는 이들의 음악에 맞춰 그곳에 모인 모든 이들이 귀엽게 들썩이고 있었다. 그곳에서 카리뇨를 모르는 건 저 먼 아시아의 반도에서 온 나와 내 친구밖에 없는 듯했다. 공연이 끝나고 빠르게 정보를 찾았다. 단순하고 직설적 인 팝을 사랑한, 틴더 앱으로 첫 인연을 맺은 이 스페인 마드리드 출신 여성 삼인조 밴드가 앞으로도 영원히 연주해줄 멜로디가 바르셀로나의 햇살만큼 선명해 보였다. 이들이 라 라 카사 아줄, 카메라 옵스큐라 등을 배출한 스페인 인디의 산실 ‘엘리펀트 레코즈’ 소속이라는 점도 보석감정서로 첨부한다.
Si Quieres 2022년 발표한 셀프 타이틀 앨범 <Cariño>의 첫 곡. 단번에 카리뇨풍 행복에 물들 수 있다. 제목의 뜻은 ‘당신이 좋아한다면’.
– 김윤하(대중음악 평론가)
오이스터즈(Oysters)
국가 한국
데뷔 2024년
근래 술자리마다 나오는 대화. “오이스터즈 알아?” “응, 8월 첫 싱글 낸다면서” 아니, 어떻게 신생 밴드를 이미 많은 사람이 알고 있을까. 바로 독특한 홍보 방식 덕이다. 오이스터즈는 쌍둥이 형제가 주도하는 3인조 밴드다. 밴드는 ‘17세에 쌍둥이와 록스타 되기’ 릴스 시리즈로 팀 이름 결정과 드러머 구인, 유통사 연락과 첫 공연 등 성장기를 보여줬다. 그리고 입버릇처럼 늘 말했다. “역사와 함께하십시오.” 계획대로 대중의 호응을 끌었고 많은 이가 화답했다. 과연 두 쌍둥이는 대한민국에서 록스타로 등극하는 역사를 쓸 수 있을까. 아니면 밴드가 존경하는 갤럭시 익스프레스의 아류로 머물 것인가. 밴드의 비주얼이나 스타일은 분명히 갤럭시 익스프레스의 영향 아래 있기 때문이다. 생각 중에 2년 전 일화가 생각났다. 음악 평론가 박은석과 나눈 대화였다. 그는 말했다. “난 아직도 갤럭시 익스프레스가 대단하다고 생각해. 나중에 분명 갤럭시의 큰 영향을 받은 후배가 나올 거야. 끝날 때까진 끝난 게 아니야.” 역사가 오이스터즈와 함께하길 바란다는 소망이 생겼다.
생긴 것도 없어 초창기 갤럭시 익스프레스의 ‘똘기’와 60년대 개러지 음악의 기타 사운드를 엮어냈다.
– 류진석(‘유니버설뮤직 코리아’ PR 담당)
굿 네이버스(Good Neighbours)
국가 영국
데뷔 2024년
‘뭐지, 이 복지 재단스러운 이름은?’ 싶겠지만 굿 네이버스는 올해 1월 데뷔 신고식을 치른 런던 기반의 밴드다. 아직 풀 렝스 앨범이나 EP도 없고 여태 정식 발매한 음악은 싱글 단 3곡, 그러나 짧은 기간에 스포티파이 월간 청취자 수 800만 명을 넘겼다. 틱톡의 광풍으로 이어진 신인 밴드의 도약 서사도 충분하겠지만, 빌보드 싱글 차트 26위까지 올라갔음은 다 이유가 있는 법. 이들의 음악을 들으면 틱톡이 아니라, 텀블러가 판을 치던 10여 년 전의 인디팝 전성시대로 돌아가는 느낌이다. 특히 이들이 들려주는 음악은 엠지엠티, 패션핏, 피닉스, 포스터 더 피플의 경쾌한 반짝임과 닮았다. 완벽하지 않은 믹싱에 리버브 섞은 보컬, 환희의 감정을 폭발시키는 정서는 미니멀하고 흠잡을 데 없는 프로덕션을 선보이는 요즘의 멋진 음악들과는 거리가 있다. 하지만 어쩌면 우리가 가장 찾고 있는 건 즐거운 음악이 아닐까?
Keep It Up 이들의 최대 히트곡 ‘Home’을 추천해야 맞지만, 이 노래로 대신한다. 낙관적인 인디팝 트랙으로, 듣는 내내 희망찬 기운이 감돈다. 올림픽 시즌 우리 선수들의 경기를 보며 가장 많이 떠올렸던 곡이다.
– 홍소희(레이블 ‘강앤뮤직’ 매니저)
튜즈데이 비치 클럽
(Tuesday Beach Club)
국가 한국
데뷔 2022년
튜즈데이 비치 클럽(TBC)이란 밴드명에 이들이 지향하는 음악적 정체성이 정확하게 담겼다. 인파의 북적임으로 가득했던 시간이 지나간 화요일의 해변은 언제 그랬냐는 듯 한산하기만 하다. 그곳에는 나긋한 낭만이 다시 머물지만, 한편에는 외로움도 존재한다. TBC의 음악은 내가 사랑하는 해변의 풍경 속 추억을 생생하게 만든다. 너르게 깔리는 신시사이저에선 우아한 윤슬이, 마디마다 잔잔하게 터지는 기타에선 파도의 포말이 떠오른다. 뉘엿뉘엿 해가 저물어 바다와 하늘이 물들고, 고깃배의 환한 빛이 수평선을 따라 수놓아지는 바다의 변화도 재생된다. 그래서 해변의 낭만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TBC의 음악은 분명 빛과 소금과도 같은 존재로 다가간다. 2022년 1월 첫 싱글부터 현재까지 총 9개의 싱글과 1개의 EP를 발매한 이들은 실력뿐 아니라 꾸준함도 갖췄으니, 머지않아 첫 정규앨범이 수면 위로 떠오를 것을 기대한다. 지금 한마디로 이들의 음악은 우량주다. 빨리 저점 매수를 시작하자.
Endless Shine 다양한 빛이 존재하는 한적한 해변의 밤, 밤바다가 보이는 어느 작고 한적한 술집에서 듣는다면 더할 나위 없는 음악.
– 강영글(‘멜론’ 음악 콘텐츠 기획자)
노 파티 포 차오동
(No Party for Cao Dong)
국가 대만
데뷔 2012년
짧고 빠름을 주창하는 시대정신은 대중 음악계 또한 강타했다. 누군가는 타협했고, 누군가는 절필했으며, 누군가는 대안적인 생존을 위한 방법을 강구했다. 혼란의 소용돌이 속에서 노 파티 포 차오동은 마치 고독한 레지스탕스와도 같았다. 시대를 향한 분노와 염세가 넘실대는 가사, 날카롭고 직선적인 리프, 울부짖는 목소리, 그리고 이 모든 요소를 한데 아우르는 처연하고 찬란한 사운드 스케이프까지. 2012년 대만에서 결성된 이들이 아시아를 대표하는 밴드로 자리 매김하는 데에는 단 2장의 정규앨범이면 충분했다. 2016년 대만의 그래미라 불리는 최고 권위의 음악 시상식 ‘금곡장’에서 첫 정규앨범 <The Servile>이 통산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며 일찍이 자국에서 음악성을 입증했고, 나아가 글래스톤베리, 록 인 리오, 후지 록 페스티벌을 비롯한 세계 무대에서도 그 위세를 떨쳤다. 대만의 성난 네 젊은이가 세상을 향해 외치는 고함이 아시아를 뒤흔들고 있다.
空(Space) 그 언젠가 밴드 붐이 온다면 단연 이 트랙이 제1의 행진가로 울려 퍼져야 할 것이다.
– 키치킴(음악 저널리스트)
인헤일러(Inhaler)
국가 아일랜드
데뷔 2021년
같은 학교에서 만난 네 친구가 결성한 밴드다. 훈훈한 외모와 흥미로운 서사, 준수한 정규앨범에도 아직 한국에서 빛을 못 보고 있는 이들이기도 하다. 가장 흥미로운 사실은 밴드의 프런트맨 일라이저 휴슨이 전설적인 밴드 U2의 보컬 보노의 장남이라는 점이다. 음악적 재능이 DNA를 타고 흐른 덕일까, 아니면 보노의 후광이 작용한 탓일까? 스톤 로지스, 조이 디비전, 스트록스, 인터폴, 큐어의 영향을 받았다고 말하는 이들은 데뷔 앨범 <It won’t be always like this> 발매 직후 유럽 전역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았고, 아일랜드 및 영국 앨범 차트에 1위로 진입하는 사고(?)를 친다. 이듬해 글래스톤베리 라인업에 오른 것은 당연한 수순. 이들이 선망하던 킹스 오브 리 온의 투어 오프닝을 맡기도 했다. 한편 작년 2월 정규 2집 <Cuts & Babit>을 발표하며 또다시 차트 정상에 오르기도 했다. 계속해서 본인들의 주가를 높이는 인헤일러, 이 글을 읽는 지금이 바로 ‘저점 매수’할 타이밍이다.
These Are The Days 밴드가 선망하던 스톤 로지스, 조이 디비전, 스트록스를 뿌리 삼아 이들만의 색깔로 세련되게 재해석한 트랙. 빈티지하면서 동시에 ‘MZ’스럽다.
– 김이준(SNS ‘밴드 붐은 온다’ 운영자)
셀레스트(Celest)
국가 멕시코
데뷔 2016년
당신이 만약에 어떤 꿈에서, 비치 하우스의 소릿결과 크랜베리스의 멜로디, U2의 질주감을 모두 합친 밴드를 만난다면? 침대맡에서 머리칼 쥐어뜯으며 꿈의 비늘을 잡으려 애쓸 필요는 없다. 지금 음원 플랫폼에 접속해 셀레스트의 음악을 재생하면 된다. 라틴팝, 드림팝, 신스팝의 너른 벌판을 명징한 선율의 네 온 불빛으로 가로지르는 그들의 비행에 귀 기울이자. 노르웨이의 트롬쇠나 캐나다의 옐로나이프도 아닌 해발 2240m의 아열대 고원기후 도시, 멕시코시티가 이들의 고향이다. 어느 이상한 해에 천재지변이 일어나 북쪽의 빛이 무려 북위 19도까지 남하하기라도 한 걸까. 북극광 받은 잿빛 암막 커튼처럼 플로렌시아 킨테로스의 보컬은 허스키하게 어른거린다. 다음 생에 소피아 코폴라가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의 속편 제작을 내게 맡긴다면 도쿄가 아닌 멕시코시티로 향할 것이다. 그리고 지저스 앤 메리 체인 대신 셀레스트의 선율을 이국의 야경 위로 흩뿌릴 것이다.
Dame Más Tiempo 드림팝에는 영어가 찰떡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이 노래를 듣기 전까지는. 5박자에 맞춰 추는 꿈의 왈츠 같은 트랙. 결말부의 신시사이저 솔로까지 황홀하다.
– 임희윤(대중음악 평론가)
CHS
국가 한국
데뷔 2018년
세상의 모든 밴드가 음악으로 비슷한 ‘말’을 한다고 느낄 때가 있다. 구성원의 함량 높은 악기 스킬을 뽐내는 데 열중하거나, 멋에 취해 흐느적거리거나, 트렌디한 사운드를 더해 좌중을 사로잡거나. 그런 면에서 CHS 음악은 남다르다. ‘여름’을 연주하기 때문이다. 2018년 데뷔곡 ‘땡볕’은 하와이 와이키키 해변을 위한 찬가였고, 악기로 부서지는 파도 소리와 쏟아지는 볕을 재현했다. 이후 발매한 <정글사우나>, <엔젤빌라>, <남향> 모두 목가적인 여름날의 면면을 연상시키는 마법 같은 음반이었다. 그러던 지난 8월 11일, CHS의 새 EP <열야양성>이 나왔다. ‘뜨거운 여름밤에 태양이 뜨다’라는 앨범명처럼 도시에서 여름을 갈망하는 CHS의 이야기가 담긴 곡으로 구성했다. CHS가 발매한 모든 앨범의 라이너 노트에는 같은 문장이 있다. ‘우리에게 여름은 단순히 계절이 아니라 삶의 방식이다’라는 말. CHS가 연주하는 여름이 언제 어디서나 선명하고 자연스럽게 들리는 이유일 것이다.
One Summer Day <열야양성>의 타이틀곡으로, 밴드 특유의 서정적인 멜로디와 일본 뮤지션 메이 에하라의 청량한 음색이 어우러졌다. ‘한국적 여름날’의 단상과도 같은 노래다.
– 양보연(프리랜스 에디터)
바 이탈리아(Bar Italia)
국가 영국
데뷔 2020년
아직 국내에선 생소할지 모르지만, 최근 밴드 음악의 재부흥 속에서 주목해야 할 이름이 있다. 영국의 3인조 밴드 바 이탈리아다. 이들을 보자면 이미 4장의 정규앨범을 통해 보여준 왕성한 창작력에 첫 번째로 놀라게 되고, 미국의 명문 인디 레이블 ‘마타도어’의 눈에 띄었다는 사실에 두 번째로 놀라게 된다. 왜 이렇게 주목받고 있을까? 바 이탈리아는 과거 언더그라운드 음악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 얼터너티브 록, 포스트 펑크, 트립 합, 로파이, 슈게이즈, 그런지, 뉴메탈 등 다양한 장르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새로운 해석을 제시한다. 변덕스럽고 칙칙한 80~90년대 기타 사운드, 거친 듯 다듬어지지 않은 세 명의 독특한 보컬 레이어, 그리고 불협화음은 우리가 인디록의 종주국인 영국을 떠올릴 때 연상되는 이미지들을 새롭게 변주해낸다. 밴드는 ‘하늘 아래 새로운 건 없다’는 진리를 잘 알고 있다. 오리지낼리티를 고집하다 매력 없는 곡을 만들어내는 오만함 대신 중독적이면서도 좋은 음악을 만들기 위해 힘쓰고 있다. 덕분에 우리의 귀도 자연스럽게 즐거워질 수밖에 없다.
Friends 세 멤버의 보컬 매력이 극대화된, 중독성을 지닌 쟁글 팝 트랙.
– 임도연(공연 기획사 ‘하이징크스’ 대표)
글리코(Gliiico)
국가 일본
데뷔 2021년
일본 밴드 음악의 한국 상륙이 무섭다. 현재 한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해외 밴드는 영미권이 아니라 일본 출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부분은 애니메이션이나 틱톡에서 히트하며 이름을 알린다. 그러나 일본 밴드 신에도 이단아는 있다. 일본계 캐나다인 삼 형제 니코, 카이, 키오로 구성된 밴드 글리코 말이다. 캐나다 밴쿠버에서 나고 자랐지만, 리드 싱어인 카이가 먼저 일본으로 넘어왔고 나머지 둘도 도쿄로 거주지를 옮겨 셋 다 모델로 먼저 이름을 알렸다. 천계영의 만화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듯 길쭉하고 호리호리한 모델 핏으로 사이키델릭과 팝을 오가는 음악을 만들고 노래하는 이들은 음원도 음원이지만 마치 패션 필름처럼 제작된 뮤직비디오에서 진짜 매력을 볼 수 있다. 심지어 공연 퍼포먼스도 훌륭하다. 화보 같은 비주얼로 기타를 멘 밴드맨이란 환상을 100% 충족시키는 글리코. 사실 일본어는 잘 못한다는 풍문이 있지만 아무렴 어떤가. 시부야 모퉁이에서 마주치는 상상만으로도 가슴을 떨리게 하는 밴드다.
Amari Jeans 사랑스러운 베이스 라인과 음색, 무드, 비주얼, 뮤직비디오의 때깔까지 뭐 하나 빠지는 게 없다.
- 사진
- @gliiicogliiico, @inhalerdublin @wearegoodneighbou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