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돌이, 집순이로 살면 성격이 나빠지는 이유

최수

집에만 있다간 까칠함을 면치 못한다

평균적으로 사람은 1년 중 약 100일을 잠으로, 80일은 앉아서 보낸다고 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선 80일간의 비활동성 즉, ‘신체 활동 부족’ 때문에 매년 수백만 명이 목숨을 잃는다고 지적했죠. 마냥 놀라운 사실만은 아닙니다. 우리는 하루 종일 앉아서 일하는 사람이 신체 활동이 부족하고, 이에 따라 각종 성인병에 노출될 확률이 높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여기서 나아가, 운동 부족이 성격에 영향을 미친다면 어떨까요? 집에서 뒹굴거리기를 좋아하는 집순이, 집돌이라면 주목해야 할 사실입니다.

덜 움직일수록 성격이 부정적으로 변해

미국과 프랑스의 공동 연구팀에 따르면, 신체 활동이 부족한 삶을 지속할수록 성격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는 90년대 초반 당시, 평균 연령 50대였던 6,000여 명과 90년대 중반 당시, 평균 연령 40대였던 2,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습니다. 동일한 피실험자를 약 20여 년 후에 재검사하는 추적 연구 방식을 택한 것이죠. 약 8,500명의 건강과 심리상태, 질병 이력 등을 참고해 비교 분석한 결과 신체 활동량에 따라 개인 성격에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운동 강도가 약한 사람일수록 성격에 부정적인 변화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죠. 개인의 건강 상태와 성격 유형은 사람마다 달랐지만, 신체 활동 부족과 성격 변화 사이에는 일관된 연관성이 나타난 것입니다.

이런 흥미로운 결과는 스트레스 반응을 포함한 기본적인 생리학적 특징이 성격과 연관이 있기 때문이라고 추정됩니다. 운동을 하지 않을 때 일어나는 생리학적인 변화가 성격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죠. 연구진은 비활동적인 생활을 하면 호기심, 모험심과 연관된 활동을 할 가능성이 줄어들고 이것이 성격 변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해석했는데요. 운동으로 인한 기분 향상 효과와 사교 활동으로 얻을 수 있는 이점을 누리지 못하는 것 역시 성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이유라고 설명했습니다.

운동이 우리를 변화시키는 방법

실제 운동은 우리의 신체 건강뿐 아니라 정신 건강을 고양히는 데에도 효과적입니다. 뇌과학 분야에서 신경과학자로 이름을 알린 웬디 스즈키 교수에 따르면 운동이 기분뿐 아니라 기억력과 주의력을 향상한다고 하죠. 그는 운동이야말로 우리가 당장 실천할 수 있는, 뇌를 변화시키는 혁신적인 활동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운동이 뇌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는 메커니즘에 기인합니다. 우리가 몸을 움직이는 즉시 도파민, 세로토닌, 노르아드레날린과 같은 신경전달 물질이 분비되어 우리의 기분과 민첩성, 주의력, 집중력 등이 향상되거든요.

또 다른 연구에선 매일 15분씩만 운동해도 신체 건강은 물론 수면, 기분 등 전반적인 삶의 질이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호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대 연구팀이 호주, 뉴질랜드, 영국에 있는 73개 기업과 협업해 1만 1,575명의 근로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15분 도전’ 운동 프로그램이 이를 증명했는데요. 연구는 피실험자들에게 6주 동안 매일 15분의 신체 활동을 수행하게 한 뒤, 그 내용과 결과를 기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팀 혹은 개인 단위로 경쟁을 유도해 게임처럼 운동을 즐기도록 했죠. 그 결과 참가자의 95%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권장하는 신체 활동 가이드라인을 충족하거나 초과했고, 체력과 에너지, 전반적인 건강, 수면의 질, 기분 등이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연구 저자인 캐롤 메이어 교수는 “신체적으로 활동적인 사람일수록 더 행복하고 건강하며, 일에 대한 만족도가 높고 스트레스가 적어 건강”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삶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갖는 방법,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나요? 매일매일 꾸준한 운동으로 건강한 몸과 마음을 만드는 것에 동참해 보세요.

사진
Splash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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