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런 날 있잖아요, 하나하나 말하기 입 아플 때.
카이아 거버가 뉴욕에서 포착된 사진입니다. 그녀가 입고 있는 티셔츠엔 ‘Come to my house, I have great books.(우리 집으로 와. 훌륭한 책들이 있으니까.)’란 문구가 적혀 있네요. ‘라이브러리 사이언스’라는 북클럽 사이트까지 만들 정도로 책을 좋아하기로 유명한 본인의 취향을 대대적으로 공표하는 듯하죠. 지극히 카이아다운 티셔츠였어요.
이렇게 재치있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들이 다시 여럿 보이고 있습니다. 때론 무슨 의미인지 모를 티셔츠를 입기도 하고, 때론 정치적인 의도가 다분한 메시지가 적힌 티셔츠를 입기도 해요. ‘은퇴했다.’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어서 사람들을 놀라게 한 리한나와 트럼프가 성추문 입막음 의혹을 둘러싼 재판에서 유죄 평결을 받은 다음 날, 재판 결과에 한 몫을 한 포르노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Stormy Daniels)의 얼굴이 그려진 티셔츠를 입어 정치적 표현을 전한 에밀리 라타이코프스키처럼 말이죠.
빅토리아는 ‘우리 아버지는 롤스로이스를 타요.’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광고에 출연하기도 했는데요. 자신의 집안이 노동자 계급이었다고 설명하는 빅토리아 베컴을 향해 아버지가 롤스로이스를 타고 다녔다는 것을 고백하게 만들어 화제가 된 다큐멘터리 <베컴>의 장면을 유쾌하게 패러디한거죠. 이 티셔츠를 판매하기도 했다고!(역시 물 들어올 때 노 저을 줄 아는군요.)
왜 갑자기 슬로건 티셔츠가 유행일까요? 여전히 지속되는 y2k 패션 문화의 일환으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SNS가 없던 시절, 일방적으로 카메라 세례를 받고 미디어나 대중의 시각에 의존할 수 밖에 없던 연예인의 입장으로선 입을 열지 않고도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기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었을테죠. 정치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Dump Him.(차버려)’를 입은 브리트니 스피어스, ‘Stop Being Desperate.(관종 짓 그만해)’ 티셔츠를 입은 패리스 힐튼 등 이들은 피식 웃음 짓게 만드는 앙큼한 문구의 티셔츠를 입고 나타나 그 때 그 시절 아이코닉한 파파라치 컷을 남기곤 했습니다. 슬로건 티셔츠는 나의 유머 센스를 보여주는 수단이 될 수도 있는거죠.
자, 여러분은 지금 어떤 티셔츠를 입고 싶은가요?
-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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