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에게 물었다, 뜨거운 여름을 위한 뷰티 팁 A to Z

이현정

태양의 키스를 받은 보디, 발그레하게 상기된 두 뺨, 윤기로 빛나는 입술. 이제 두려움 없이 여름에 뛰어들 시간.

버킷햇은 Loewe, 귀걸이는 Valentino Garavani 제품, 셔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브론징 메이크업은 다 남의 얘기?

안 그래도 칙칙한 피부에 브론징 메이크업이라니, 도전해볼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그렇다면 일단 ‘브론징 메이크업 = 어두운 피부’라는 편견부터 버려야 한다. 이번 화보의 메이크업을 책임진 아티스트 오가영은 내 피부 톤의 밝기에 따라 브론징 메이크업 방법도 달라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피부가 어두운 편이라면 하이라이팅 존에서 가장 밝은 컬러부터 바르기 시작합니다. 골드 하이라이터를 광대 위에 바르고 거기에 어울리는 채도 높은 쨍한 컬러의 오렌지, 형광 핑크 같은 컬러 블러셔를 블렌딩해주면 피부색이 연하게 비쳐 올라오면서 피부가 화사해 보일 겁니다. 반면 피부가 하얀 편이라면 얼굴의 음영 존에서 가장 어두운 컬러부터 바릅니다. 브론징 파우더를 광대 아래쪽에 음영을 넣듯 터치하고, 그 경계를 채도가 낮은 코럴 브라운이나 더스티 핑크 같은 컬러로 풀면서 감싸듯 볼과 연결해주면 자연스러운 브론징 스킨이 완성되죠”.

진주 이어링은 Scho Jewelry 제품.

Beauty Note
눈매를 따라 샤넬 ‘레 꺄트르 옹브르(리바쥬)’의 하늘색 섀도를 엷게 한 겹 발랐다. 볼에는 칼라 코스메틱 ‘오팔 섀도우 포션(인섬니아)’을 광대 높은 곳부터 콧등과 입술산에도 터치해 맑게 빛나는 하이라이팅 효과를 살렸다. 입술은 입생로랑 뷰티 ‘캔디 글레이즈 컬러밤(핑크 새티스팩션)’으로 영롱하게 마무리했다.

진주 귀걸이는 Scho Jewelry 제품, 플라워 비키니 톱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여름 광채 연출하는 생수 스킨케어

이슬이 어린 듯 영롱하게 빛나는 피부! 광채 메이크업은 여름에 가장 잘 어울리는 메이크업이지만, 현실 세계에서는 끓어
오르는 습기와 열기 탓에 광채는 온데간데 없고 땀과 피지와 유분에 얼룩지기 마련이다. 이렇게 메이크업이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해 많은 아티스트들이 입을 모아 강조하는 것은 수분 위주의 가벼운 스킨케어! 오가영 실장은 여기서 더 나아가 생
수로 스킨케어를 한다. “과한 땀이나 피지가 예측되는 덥고 습한 날에는 토너와 세럼 단계를 생략하고 화장솜에 생수를 적
셔서 시간차를 두고 2~3번 닦아냅니다. 피부에 수분이 충분히 흡수되면, 그 위에 유분이 적은 가벼운 로션만 한 겹 바르죠. 이렇게 기초부터 두께를 줄이면 메이크업이 쉽게 무너지지 않아요.” 그렇다면 윤기 흐르는 광채 스킨은 어떻게 연출하면 좋을까? 메이크업 아티스트 유혜수는 결을 매끈하게 정돈해주는 수분 프라이머를 바르고, 글로 스틱과 파운데이션을 1:2로 믹스해 얇게 바르는 방법을 선호한다. 이때 콧방울 등 쉽게 유분이 올라오는 곳은 피하고, 마무리 시 키친 타월로 얼굴 전체를 가볍게 눌러주면 맑은 윤기가 오랜 시간 지속된다.

카키색 수영복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물먹’ 헤어의 출구 없는 매력

바캉스에서 가장 예쁜 순간은 물놀이 후 말간 얼굴에 촉촉하게 젖은 머리로 나올 때 아닐까? 젖은 머리가 예뻐 보이는 까닭은 물기가 피부까지 영롱해 보이는 효과를 주기 때문. 하지만 실제 수영장이나 바닷물에 헤어가 젖었다면 적절하고 빠른 세정이 필수다. 헤어 스타일리스트 광효는 이렇게 뜨거운 태양 아래서 물놀이를 즐긴 후에는 계면활성제가 잔뜩 들어간 강한 세정력의 샴푸는 금물이라고 조언한다. “염분이 많은 바닷물이나 염소가 혼합된 수영장 물은 두피를 민감하게 만드는데, 그런 샴푸는 약해진 두피에 자극을 더할 뿐이죠. 이럴 땐 비어스 ‘탄산 샴푸’ 같이, 알칼리성인 염소를 제거해주는 약산성 샴푸로 가볍게 머리를 감고 트리트먼트나 헤어팩을 해주는 게 좋습니다. 샴푸 후에는 머릿결의 건조함은 잡아주면서 여름철 습도나 땀에 떡 지지 않는 가벼운 오일이나 세럼을 꼭 바르고요. 이때 건강한 모발에는 소량만 사용하고 손상이 많이 된 부분은 충분한 양을 집중적으로 바르는 게 좋아요.”

어낵 툴 김지은 원장은 가벼운 헤어 오일을 찾기가 어렵다면 보디 오일을 사용해보라고 권한다. “헤어 오일은 손상모 위주로 나와서 무겁기 마련인데, 보디 오일은 상대적으로 가볍게 발리고 모발의 처짐도 적더라고요. 갈라지는 머리끝 위주로 바르면 촉촉한 느낌과 함께 머리가 차분해지죠.” 특히 헤어 오일 때문에 목덜미와 등에 트러블이 잦은 사람이라면 평소 문제없이 사용하던 보디 오일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촉촉한 질감의 웻 헤어를 꼭 휴양지에서만 즐기란 법도 없다. 끈적이는 젤을 치덕치덕 바를 필요는 없으니 안심할 것. “머리를 감은 후 수건으로 두피와 헤어의 물기를 제거하고, 오일을 적당량 덜어 머리 전체에 고루 발라줍니다. 헤어를 빗이나 손으로 넘기며 원하는 느낌으로 모양을 잡은 뒤, 스프레이를 뿌려 고정하기만 하면 완성이죠. 이때 스프레이를 사용하지 않으면 촉촉하게 젖은 느낌이 오래가지 않으니 주의하세요

Beauty Note
깨끗한 피부에 푸른 기가 도는 화끈한 레드 컬러, 세포라 컬렉션 ‘매트 벨벳 립스틱(브레이크 더 룰스- 레드)’을 브러시로 또렷하게 립 라인을 살려 발랐다.

Beauty Note
화려한 펄이 매력적인 맥 ‘대즐 섀도우 리퀴드(블링킹 브릴리언트)’를 언더라인까지 터치해 눈부신 코퍼 골드 아이를 완성했다. 입술엔 볼드한 버건디 컬러의 바이레도 ‘리퀴드 립스틱 바이닐(몰라시스)’을 오버 립으로 발라 강렬하게 연출했다.

서머 메이크업의 치트키

이국의 휴양지에서도, 도심의 호캉스에서도 당신을 올여름 태양의 여신으로 만들어줄 메이크업 아이템 8가지.

1. Dior 디올 포에버 글로우 맥시마이저(골드)
미세 펄 피그먼트와 플로럴 추출물을 함유해 바르는 즉시 건강한 광채를 선사한다. 바르는 방법에 따라 하이라이터나 블러셔로도 활용할 수 있다. 11ml, 6만9천원대.

2. Bobbi Brown 엑스트라 플럼프 립 세럼(베어 라즈베리)
입술에 유리알처럼 맑은 광택을 입히는 립 전용 세럼. 식물성 보습 성분이 매끄럽고 볼륨감 있는 입술로 케어한다. 6ml, 4만8천원대.

3. Tom Ford Beauty 쏠레이 글로우 하이라이터(누드 샌드)
촉촉하게 발리는 섬세한 골드 펄 파우더가 햇살을 머금은 빛을 연출해 피부에 자연스러운 광채를 드리운다. 6g, 10만5천원대.

4. Charlotte Tilbury 언리얼 스킨 쉬어 글로우 틴트(페어 클레어)
스킨케어 성분을 풍부하게 함유한 스틱 타입 파운데이션. 편안하고 가볍게 밀착될 뿐 아니라 미세한 펄을 함유해 하이라이터나 컨투어링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10g, 6만2천원.

5. Chanel 레 베쥬 선 키스드 멀티 파우더(라이트 코랄)
자연스럽게 빛나는 헬시 글로를 완성해주는 멀티 파우더. 하이라이터, 브론저, 블러셔로 사용이 가능하며 얼굴을 환하게 밝혀 따뜻한 온기를 채워준다. 15g, 13만3천원.

6. Hera 블러쉬(아이시 핑크)
완벽한 쿨톤 핑크 블러셔. 습식 제형으로 촉촉하게 밀착되고, 물들이듯 자연스럽게 피부와 어우러지는 수채화 치크를 연출해준다. 5.5g, 5만원대.

7. YSL Beauty 러브샤인 워터 샤인 립스틱(일렉트릭 러브)
촉촉하고 투명하게 빛나는 입술을 완성해주는 립스틱. 맑은 발색과 동시에 립밤을 바른 듯한 풍부한 보습 효과로 입술이 편안하다. 3.2g, 5만5천원대.

8. Mac 글로우 플레이 쿠션 블러쉬(플러시 페퍼)
폭신한 마시멜로 텍스처가 피부 톤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고 말간 생기를 입힌다. 크리미한 텍스처로 뭉침 없이 쉽게 블렌딩되는 것이 장점. 7.3g, 4만7천원대.

올여름 입술 온도는 ‘미지근

많은 메이크업 전문가들이 웜톤과 쿨톤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고개를 갸우뚱하던 중 올봄부터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떠오른 립 트렌드가 있으니, 바로 ‘미지근 립’이다. 따뜻하지도 차갑지도 않은 ‘미지근 립’은 따지고 보면 ‘MLBB(My Lips But Better)’ 컬러와 유사한데, 실제로 이 트렌드가 지향하는 바 역시 내 피부의 장점을 잘 살려주는 자연스러운 컬러의 립이다. 차이라면 ‘MLBB’가 말린 장밋빛 컬러를 필두로 ‘톤다운’된 가을 컬러가 주를 이룬 데 반해, ‘미지근 립’은 ‘웜’도 ‘쿨’도 아닌, 코럴인지 레드인지 핑크인지 뭐라고 콕 집어 말하기 어려운, 애매모호하고 채도가 높지 않은 컬러군을 폭넓게 지칭한다는 것. 여름철 비비드하고 쨍한 ‘핫 컬러’가 대세였던 것에 비하면 다소 의외의 트렌드지만, 데일리 룩으로 활용도가 높고 아이나 치크 포인트 메이크업에도 매칭하기 좋아 지지도는 연일 상승 중이다. 웜과 쿨로 무 자르듯 나눌 수 없는, 내 피부 톤에 가장 잘 어울리는 현실 컬러를 찾아가는 여정이랄까?

메이크업 아티스트 오가영은 내 피부에 맞는 ‘미지근’한 컬러를 잘 고르고 싶다면 컬러의 채도보다는 명도에 신경 쓰라고 말한다. “내 피부보다 명도가 밝은 컬러를 바르면 입술만 둥둥 떠 보이고 얼굴은 더 칙칙해 보일 수 있어요. 제품만 봐서는 내 피부보다 밝은지 어두운지 알기 어려우니, 손등에 제품을 바르고 휴대폰 카메라를 흑백 모드로 해서 사진을 찍어보세요. 이때 사진 속 립스틱 컬러가 내 피부 톤보다 좀 더 어둡고 진해 보이는 것을 골라야 입술에 발랐을 때 피부가 상대적으로 밝고 생기 있어 보입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유혜수는 미지근 립의 부드러운 매력을 살리기 위해, 붉은 기가 도는 컬러는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수정 화장을 하거나 덧바를 때, 붉은 컬러감이 서서히 올라오면서 결국 자기 주장이 강한 립으로 변하기 때문. “제가 좋아하는 건 생얼이나 태닝한 피부보다는 깔끔하게 컨투어링한 피부에 ‘미지근 립’을 더하는 거예요. 눈매를 조금 또렷하게 살린 정도의 내추럴 메이크업에 이런 컬러를 발랐을 때 전체적으로 고급스럽고 분위기 있는 룩이 완성되죠. 여기에 치크와 마스카라를 더하면 사랑스럽게 연출할 수도 있고요.”

타기 전에 태우는 요즘 태닝

보디 피부 역시 보디빌더를 연상시키는 다크하고 매트한 구릿빛 컬러는 트렌드가 아니다. “한동안 보디 프로필 촬영의 인기 로 조명발 잘 받고 근육이 두드러져 보이는 어두운 스킨 톤이 인기였습니다. 하지만 최근 자연스러운 갈색 톤으로 태닝하려 는 사람이 늘고 있어요. 숍을 찾는 셀럽들은 물론이고 일반인도 여유롭게 시간을 두고 사시사철 건강한 스킨 톤을 유지하기 위해 태닝을 하죠.” 몰디브태닝 청담강남구청점 신동화 대표의 설명이다. 건강한 피부 톤을 갖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실내 태닝과 야외 태닝을 함께 하는 것.

“태닝을 처음 한다면 실내에서 10회 정도 먼저 한 뒤 야외에 나가서 하는 것이 가장 좋아요. 처음에는 일주일에 주 3회 약 3분씩 머신에 들어 가는 것을 추천하는데, 기계 태닝은 강도를 조정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태닝 전 컬러 로션을 발라 피부를 보호하는 동시에 표면에 착색이 되도록 하는 원리라 피부에 부담이 적죠. 이렇게 어느 정도 피부를 그을린 뒤에 야외에 나가면 비키니 라인이 생기지 않을 뿐 아니라 선번도 예방할 수 있어요. 그래서 요즘엔 마라톤이나 러닝 같은 아웃도어 스포츠를 즐기는 분들이 여름이 오기 전 미리 태닝하는 경우가 많아요. ”

목걸이는 Emma Pryde, 체인 벨트는 Aniye Records 제품, 갈색 비키니 수영복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그을린 구릿빛 피부가 아름답지만 이에 따르는 피부 손상이 걱정되는 것도 사실. 태닝으로 인한 노화를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보습에 신경 써야 한다. “실내든 실외든 피부를 태우면 수분이 날아가기 때문에 태닝 전후 보습 로션을 충분히 바르는 게 기본입니다. 야외 태닝 시에는 전용 오일을 반드시 발라야 하고요. 태닝 후 달아오른 피부를 진정시킬 땐 알로에 젤이 도움이 되는데, 이때 알로에가 고함량된 제품을 고르는 게 포인트죠. 젤이 마른 뒤엔 유분이 들어간 보디로션을 덧발라 애써 공급한 수분이 날아가지 않게 보습막을 꼭 만들어주세요”.

피부가 태양에 약하다고 좌절할 필요는 없다. 페이크 태닝이란 방법도 있으니까. 메이크업 아티스트 유혜수는 브론징 크림이나 셀프 태너 같은 제품만으로도 간단히 브론징 스킨을 연출할 수 있다고 말한다. 단 바를 때 피부에 유분이 너무 많거나 반대로 건조하면 제품이 잘 발리지 않고 얼룩지기도 쉽다고. “보디로션과 태닝 컬러 제품을 1:3 비율로 섞어 바르면 피부 위에 고르게 잘 퍼질 거예요. 그런 다음 시원한 바람으로 몸을 충분히 말리고, 로라 메르시에 ‘트랜스루센트 루스 세팅 파우더’처럼 입자가 고운 투명 파우더로 보디 전체를 한 번 쓸어주세요. 땀에 제품이 얼룩지는 것을 막고 옷에 묻어나는 것도 줄일 수 있답니다.”

포토그래퍼
목정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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