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N°5 본 적 있나요?

천나리

샤넬 N°5가 완벽히 새로운 형태로 탄생했다. 미묘한 감정을 담은 한 방울, ‘N°5 로(L’EAU) 드롭’과 함께 떠나는 다섯 가지 감정의 여행.

샤넬 N°5와 함께한 순간들을 기억한다. 용기를 내 사랑의 마음을 고백한 순간, 열정을 불태우며 처음 출근한 날, 은하수를 만난 신비로운 순간, 잠들기 전 마릴린 먼로처럼 N°5만 입던 날···. 삶의 모든 순간을 기억하는 건 불가능하지만, 그날 그 시간만큼은 지금도 생생하다. 잊고 싶지 않은 순간에는 늘 N°5가 있었기 때문이다. “여성의 향기를 지닌 여성용 향수”를 만들고 싶었던 가브리엘 샤넬의 요청으로 탄생한 샤넬 N°5는 어느덧 100년이 넘는 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샤넬의 아이콘으로 우리와 함께하고 있다. 모든 감정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필요한 모든 순간에 함께하는 한 방울(Drop)의 N°5. 이에 착안
한 새로운 디자인의 N°5를 가장 먼저 소개하는 ‘샤넬 N°5 로(L’EAU) 드롭 이벤트’에 참석하기 위해 홍콩으로 향했다.

다양한 사진으로 열망을 나타낸 몰입형 공간.

“우리 모두에게는 N°5와 함께한 자기만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오늘, 오래도록 기억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샤넬의 향수 스페셜리스트는 블랙 앤 화이트로 미니멀하게 꾸민 웰컴 존에서 설명을 이어갔다. “2016년 탄생한 ‘N°5 로(L’EAU)’는 오리지널 버전인 ‘N°5 오 드 빠르펭’보다 산뜻하고 투명하며 자연스럽습니다. 샤넬 하우스 역사상 처음으로 전통적인 사각 보틀 디자인을 넘어선 새로운 한정판 보틀로 선보이는 ‘N°5 로 드롭’은 무한한 원을 그립니다. 이는 놀랍고도 흥미로운 경험을 통해 다섯 가지 감정을 불러일으키죠.” 상기된 채 이야기하는 그녀를 따라 신비로움과 용기, 사랑, 열망, 행복을 테마로 구현한 다섯 가지 공간으로 천천히 입장했다.

#1 신비로움을 간직한 한 방울
첫 번째 공간인 ‘신비로움을 간직한 한 방울(A Drop of Mystery)’에 들어서자 향수 방울을 상징하는 물방울 모양의 보틀이 모습을 드러냈다. 군더더기 없는 둥근 형태와 투명한 유리 소재. 이를 통해 투과되는 빛은 다양한 각도로 굴절되며 영롱한 빛을 발했다. 잘 때 무엇을 입느냐는 조금은 무례한 기자의 질문에 “샤넬 N°5 몇 방울만요(Just a Few Drops of CHANEL N°5)!” 라고 말한 마릴린 먼로의 대답은 제품 개발의 영감이 되었다. 단순한 향수 한 병이 아닌 시대를 상징하는 아이콘
이었던 샤넬 N°5. 그중에서도 심플하고 가벼운 버전인 ‘로(L’EAU)’는 프랑스어로 ‘물’을 뜻한다. ‘샤넬 N°5 로 (L’EAU)’야말로 이름처럼 물방울로, 다시 말해 ‘N°5 로 드롭’으로 재탄생되기에 가장 적합하지 않나! ‘N°5 로 드롭’은 상쾌함과 심플함, 생명력을 간직한 N°5의 정수이자 한 방울이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곡선의 섬세한 유리가 만드는 굴절을 통해 본 세상은 N°5 향만큼이나 신비로웠다.

#2 용기가 필요한 한 방울
두 번째 공간은 ‘용기가 필요한 한 방울(A Drop of Bravery)’. ‘쏴’ 소리를 내며 비처럼 쏟아지는 물줄기 아래로 길이 나 있었다. 다음 장소로 가려면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관문. 이를 위해서는 젖을 용기가 필요했다. “‘N°5 로(L’EAU)’는 샤넬 조향사 올리비에 뽈쥬가 용기와 자유에서 영감 받아 N°5를 재해석한 제품입니다. 생동감 넘치는 플로럴 향 속에는 이전에 없던 정신이 깃들어 있죠.” N°5는 산소와 탄소를 결합해 만드는 합성 향료인 알데하이드를 사용해 진정한 현대식 향수를 완성했다는 평을 받는다. 특유의 맑고, 순수하고, 깨끗한 향을 지닌 알데하이드는 뛰어난 확산 효과와 오랜 지속력 덕분에 향수의 산업화와 대량생산에 기여했기 때문. 미지의 영역에 대한 도전이자 모험이었을 N°5 향수 개발에 필요했을 용기. 용기를 내 한 걸음씩 빗줄기에 다가가자 마치 커튼이 열리듯, 빗줄기가 열리며 길을 내주었다. 숨겨진 센서 덕분이었다. 테스트를 통과한 뒤 대담하게 용기를 냈던 순간들을 되새기며 좀 더 강인해진 스스로를 칭찬하는 시간을 가졌다.

용기를 내 빗물 장벽을 통과하며 스스로 충분히 강한 존재임을 기념했다.

#3 사랑을 담은 한 방울
이어 등장한 공간은 뿌옇게 습기 찬 거울로 만든 벽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거울에 적힌 문구는 ‘사랑의 메시지를 남겨보세요’. “잠시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자신의 어떤 모습을 진정으로 사랑하나요?” 샤넬은 이번 행사를 통해 거울 앞에서 스스로를 되돌아보며 자신에게 사랑의 메시지를 남겨보라고 권했다. 누구나 한 번쯤 손가락으로 꾹꾹 눌러 마음을 적어본 경험이 있을 터. 습기 어린 거울에 그리는 조그마한 하트는 물방울로 변하며 이슬처럼 송골송골 맺혔다. 타인에게 고마움과 사랑을 표현한 적은 있지만, 나에게 표현한 적이 있었나? 좋아하는 향수를 뿌리는 건 나를 구체적으로 사랑하는 또 하나의 방법. 매일 아침 사랑을 담은 한 방울(A Drop of Love)로 스스로를 힘껏 안아줘야겠다고 다짐했다.

습기 찬 거울에 사랑의 메시지를 남기며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4 열망을 채운 한 방울
두근두근. 심장박동 소리가 울려 퍼지는 공간은 ‘열망을 채운 한 방울(A Drop of Desire)’. 아름다운 ‘N°5 로(L’EAU)’와 함께하는 사진들로 채워진 몰입형 공간을 보니 어서 빨리 소유하고 싶은 욕구가 들끓었다. 바닥에 ‘당신의 열망을 드러내세요’라고 적힌 문구를 밟자, 사진들이 하나둘 합쳐지며 ‘N°5 로 드롭’을 만들어냈다. “작고 투명한 타원형 디자인은 조약돌을 떠올리게 하기도 하고, 짧게 포착된 빛줄기를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이 무한한 원형의 보틀은 자연의 생명력을 물리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디자인되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물 없이는 어떠한 생명체도 살아갈 수 없지 않나! 방울 형태의 글라스에 담긴 생명력은 박동하는 심장 같은 열망과 삶의 다양한 모습을 표출하고 있었다. 열망은 내면을 밝히는 등불인 동시에 무한한 가능성과 기회로 가득한 세상을 살아가는 에너지가 되어준다. 열망의 감정을 담은 N°5 향기처럼!

#5 행복을 담은 한 방울
마지막은 부유하는 물방울로 가득한 인터랙티브 룸. 이곳에서 걷고, 뛰면 손과 발이 닿는 곳을 따라 스크린 속 물방울도 춤을 추었다. “원하는 대로 움직여보세요. 우리는 자신의 선택에 따라 자유롭고, 즐겁고, 신비롭고, 용감하고, 꿈을 꾸는, 친절한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한참 동안 물방울을 갖고 놀다 보니 아이처럼 신이 났고, 곳곳에서 까르르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우울한 기분을 환희로 바꾸는 향수의 마법. 시간이 지속될수록 점점 커지는 물방울은 커다란 ‘N°5 로 드롭’을 생성했다. 환희로 가득 찬 공간에서 행복을 담은 한 방울(A Drop of Joy)이 모여 크고 동그란 행복을 만들어낸 것이다.

인터랙티브 스크린 곳곳을 터치하며 행복을 담은 한 방울을 완성했다.


모든 감정과 순간을 담은 N°5 로 드롭
물방울과 비, 습기 등 물에 대한 은유로 가득했던 ‘샤넬 N°5 로 드롭 이벤트’는 다양한 공감각적 경험을 통해 볼 수 없던 것을보고, 느낄 수 없던 것을 느끼게 했다. 물은 증발해 수증기가 되고, 딱딱한 얼음도 된다. 또 어떤 그릇에 담기든 그에 맞추어 모양을 바꾼다. 액체와 기체, 고체를 넘나드는 물의 유동성과 무한함은 우리가 원하는 삶의 다양한 모습을 닮았다. 행복하고, 자신감 넘치며, 때로는 신비롭고, 용감하게, 무언가를 열망하며, 원하는 어떤 모습이든 될 수 있는 삶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N°5 로 드롭’은 단순한 향수 한 방울이 아니다. 열정과 용기, 행복, 사랑, 신비로움 등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감정들을 담은 강력한 한 방울이다. 한 손에 쏙 들어오는 크기로 휴대하기에도 적합하니, 원할 땐 언제든 스프레이해 인생의 순간순간을 누려보면 어떨까? 혹시 아나, 이 향수가 인생의 순간들을 더욱 멋지게 만들어줄지! 어쩌면 우리 모두에게는 한 방울의 ‘N°5 로(L’EAU)’가 필요한지도 모른다.

CHANEL
N°5 로(L’EAU) 드롭
궁극의 한 방울을 상징하는 타원형 보틀에 담겨 출시된 리미티드 에디션. 투명하고 깨끗한 알데하이드와 시트러스의 첫 향에 재스민, 장미, 일랑일랑으로 이어지는 플로럴 향을 지나 베티베르와 시더가 생기를 더한다. 50ml, 22만2천원.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