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입에서 단내가 나는 것 같아
다이어트를 하다 보면 흔히 입에서 ‘단내’가 난다고 합니다. 입안이 텁텁해지는 기분에 저절로 가글과 양치질를 찾게 되는데요. 입에서 나는 단내가 다이어트의 청신호일 수 있다는 사실, 믿어지시나요? 우리가 공복을 유지하고, 몸이 열심히 지방을 연소하고 있다는 신호로서의 구취. 그 복잡 미묘한 이야기를 들여다봅니다.
지방 분해의 신호, 케톤체
단내의 원인은 ‘케톤체’입니다. 이는 체내 물질대사가 불완전 연소하면서 만들어지는 물질을 총칭합니다. 신체에 축적되어 있던 포도당이 모두 소진되면, 우리 몸은 대체 에너지원을 얻고자 지방을 분해하는데요.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이 케톤체입니다. 케톤체는 산성 물질로서 주로 소변으로 배출되지만, 과도하게 축적될 경우 일부가 땀과 숨으로 나오게 되고, 호흡으로 배출되는 과정에서 일종의 입냄새를 유발하는 것이죠. 특히 격한 운동을 하면 체내 당질이 빠르게 고갈되어 케톤체가 축적되고, 입에서 구취가 쉽게 발생하게 됩니다.
다이어트로 식사량이 줄어든 것도 입냄새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절식이나 단식 등을 유지하게 되면 체내 포도당 공급이 원활하지 않고, 에너지원으로 지방이 분해되는 과정이 반복되며 케톤체가 생성됩니다. 또한 음식 섭취량이 줄면 체내 단백질이나 탄수화물도 함께 부족해지는데, 상대적으로 증가한 중성지방이 연소 될 때 지방산을 배출하며 불쾌한 냄새를 만들기도 합니다. 먹는 양이 적고 공복이 길면 침샘의 자극이 줄어드는 것도 입냄새의 원인 중 하나죠. 음식 섭취가 없으면 침 분비량이 줄어들어 입안이 쉽게 마르고, 구강 내 세균이 증식하게 되는 좋은 환경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세균이 번식하며 발생하는 시큼한 냄새가 호흡을 통해 전달되는 것이죠. 입을 벌리고 잔 다음날, 구취가 나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입안을 촉촉하게, 구강 청결제는 무알코올 제품으로
보통 다이어트 중 발생하는 입냄새는 정상적인 식사를 하면 사라지는 일시적인 현상이므로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주변이 의식된다면, 구강 내 수분을 유지해 주는 것으로 입냄새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껌을 씹어 침샘을 의도적으로 자극하거나, 물을 수시로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특별히 수분이 많으면서 신맛이 나는 과일류를 섭취하면 침샘이 자극되어 입냄새가 제거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흔히 이용하는 구강청결제의 경우, 알코올 성분이 구강을 더 건조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무알코올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폴리페놀 성분이 많은 녹차나 홍차류를 마시는 것도 입안 세균을 억제해 구취 예방에 도움을 주니 참고하세요. 더불어, 케톤체 생성을 줄이기 위해 적정량의 당질을 섭취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전문가들은 하루 최소 50g 이상의 탄수화물을 섭취할 것을 권장하는데요. 극단적인 다이어트가 아닌, 필수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는 식단을 병행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다만, 다양한 노력으로도 구취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전문가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을 적극 권장합니다. 입안에서 나는 단내는 당뇨병의 신호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단내 외에도 물을 많이 마시거나, 소변을 자주 보고, 평소보다 식사량이 늘어나는 등의 대표적인 당뇨 증상이 병행된다면, 늦기 전에 검진을 받아보시길 바랍니다.
- 사진
- Getty Imag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