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정호연도 질투할 이동휘의 단짝

우영현

이동휘의 케미 좌표

이제훈

공권력이 무능과 비리로 점철된 시대, 부패 경찰이 버젓이 고개를 들고 다니는 종남경찰서에서 ‘박영한(이제훈)’과 ‘김상순(이동휘)’은 별종 같은 존재입니다. “이런 세상에 나 같은 놈 하나 있어서 나쁠 건 없지 않냐”. 드라마 <수사반장 1958>에서 깡패들 소굴에 독사를 푼 ‘황천길’ 박영한과 개도 무는 ‘미친개’ 김상순은 투철한 신념과 정의감으로 의기투합해 경찰조차 나 몰라라 하고 조작, 은폐되는 사건들을 척척 해결하죠.

박영한과 김상순의 케미는 버디 무비의 정석입니다. 딱 봐도 배경과 개성은 완전히 다르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돼 눈빛을 이글이글하며 때로는 천진하게 때로는 능청스럽게 주거니 받거니 하며 맹활약하는데요. 이를 연기하는 이제훈과 이동휘의 호흡에서 한동안 잊고 있던 ‘콤비’라는 말이 선명해집니다. 평소보다 힘을 뺀 듯한 이제훈과 다부지고 듬직한 이동휘의 얼굴을 볼 수 있는 것도 새로운 재미. 연말 시상식 ‘베스트 커플’ 강력 후보입니다.

강동원

영화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은 올해 첫 천만 영화에 등극한 <파묘>의 순한 맛이라 할 수 있어요. 대대로 마을을 지켜 온 당주 무당집 장손이지만 가짜 퇴마사 노릇을 하는 ‘천 박사(강동원)’가 귀신을 보는 의뢰인으로 인해 자신의 과거와 얽혀 있는 사건을 마주하게 되는데요. 영화에서 이동휘는 퇴마 연구소의 자칭 부사장이자 유일한 일꾼이며 퇴마에 대해서는 1도 모르는 기술직 ‘인배’ 역으로 활약해요.

<파묘>의 ‘화림(김고은)’과 ‘봉길(이도현)’이 가족 같은 사이라면, 천 박사와 인배는 철저히 비즈니스 관계. 시종일관 툴툴대는 인배와 물 흐르듯 화려한 언변으로 이를 방어하는 천 박사의 만담 쇼가 볼만해요. 특히 이동휘가 구사하는 차진 말맛이 그들의 투샷을 리드미컬하게 만들죠. 시리즈 제작을 기획했던 영화는 아쉬운 성적을 거뒀는데요. 대체 불가한 멋과 능청스러움을 전담한 강동원, 타율 높은 웃음 치트키가 되어 조력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이동휘의 조합. 이대로 끝내기에는 아쉽네요.

마동석

마동석이 하고 싶은 거 다 하는 영화 <범죄도시 4>는 온라인 불법 도박 조직 소탕을 그리는데요. 이동휘가 IT 업계 거물 역을 맡아 빌런의 한 축을 이뤘죠. 마동석과 이동휘의 만남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아버지의 장례식 때문에 고향에 내려온 뼈대 있는 종갓집 형제의 소동극을 그린 코미디 영화 <부라더>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죠. 가보를 팔아먹으려는 형 ‘석봉’을 연기한 마동석과 집안을 팔아먹으려는 동생 ‘주봉’ 역의 이동휘는 단연코 웃기는 조합.

그들이 붙는 장면만큼은 아무 생각 없이 봐도 낄낄거리게 되는데요. 애드리브 스페셜리스트들이 둘씩이니 그냥 넘어갔을 리는 없죠. “바닥에 머리가 안 닿는데 잠이 오냐”라는 이동휘의 대사는 실제로 두꺼운 팔뚝 때문에 머리가 바닥에 닿지 않는 마동석을 보고 놀라서 나왔다고 합니다. 이때 맺은 형제애 때문인지, 이동휘는 <범죄도시> 시리즈 빌런 중 유일하게 마동석 주먹 액션의 희생양이 되지 않더군요.

사진
MBC, CJ ENM, 플러스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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