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 최강자의 자리를 두고 모인 ‘피지컬: 100 시즌 2’ 10인

권은경, 전여울

대결 무기는 오로지 ‘몸’

최고의 피지컬을 가졌다 자부하는 100인이 벌이는 넷플릭스 서바이벌 게임 예능 <피지컬: 100 시즌 2-언더그라운드>. 두 번째 시즌으로 돌아온 만큼 전편에 비해 스케일이 훌쩍 커졌고, 출연자 면면은 더 압도적이다.

김동현

전 종합격투기 선수

김동현이 착용한 재킷은 메종 마르지엘라, 팬츠는 비엘알 블러, 반지는 제미쉬 제품.

“동기는 스스로 만드는 거다. 나는 지금도 현역 선수라 생각하며 살아간다. 이번 프로그램에 나와 체력과 폼은 나이 듦과 관계없다는 것을 직접 증명하고 싶었다.”

자신 있는 퀘스트
공 뺏기는 누구와 붙더라도 이길 자신이 있었다. 종합격투기와 비슷한 점이 많다. 둘 다 몸과 몸이 부딪치고 상대를 완전히 쓰러뜨려야 살아남는 격투 스포츠니까. 선수 시절의 난 상대를 한 번 넘어트리면 라운드 내내 괴롭히다 지옥으로 보내버리는 스타일로 유명했다.

촬영 전과 후
‘재미있겠는데?’ 싶어 가벼운 마음으로 참가했다가 큰코다쳤다. 100명의 참가자가 처음 대면한 날의 싸늘한 기운을 못 잊는다. 선수 시절, 아침에 호텔방에서 나와 시합장으로 나설 때의 기분과 정말 비슷했다. 누구 하나 피나고 쓰러져야 하루가 끝나겠구나 느껴지자 확 긴장감이 밀려왔고 승부욕에 스위치가 켜졌다. 2017년 은퇴 후 6년 만에 느끼는 강한 승부욕이었다. 선수 시절엔 누구에게도 지기 싫어하고 인정 욕구가 컸다. 승부욕 때문에 잠을 못 잔 적도 많다. 그런데 촬영에 돌입하자 현역 시절의 감정에 훅 빠지게 되더라. ‘이건 촬영도 아니고 예능도 아니다’는 생각 다음으론 ‘이거 그냥 가볍게 하고 싶진 않은데? 무조건 뭘 보여줘야 할 것 같은데?’란 각오가 생겼다. 그간 경기에 배고팠구나 절실히 느꼈다.

<피지컬: 100>이 남긴 것
내 인생을, 삶을 바꿨다. 바쁘다는 이유로 운동에 소홀했던 건 전부 핑계에 불과했다. 촬영 후 그 어느 때보다 활력 넘치는 삶을 살고 있다. 덕분에 현역 시절 이상의 몸과 체력을 갖추게 됐다. 이건 기록으로도 증명된 사실이다.

현역 시절 최고 기량의 김동현 VS <피지컬: 100> 이후의 김동현
UFC 웰터급에서 세계 랭킹 최고 6위에 오른 적이 있다. 만약 지금 하는 훈련을 그때의 김동현이 했다면 최소 3위까진 올랐을 거다.

영원한 파이터
‘40대의 늙고 은퇴한 선수는 기량이 떨어진다.’ 사람들 사이 고착된 이 인식을 바꾸고 싶었다. 은퇴 후 기량이 떨어지는 건 현역 때만큼 훈련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직 그 이유뿐이다. 나는 30대와 40대 간엔 정말 미묘한 차이밖에 없다고 100% 믿는다. 이런 사실을 사람들에게 몸소 보여주고 싶었다.

유일한 약점
잘 놀란다. 호랑이가 깜짝 놀라면 하늘 높이 점프하지 않나. 나도 그렇다. 그래서 놀이기구도 별로 안 좋아한다. 몸이 민감하고 감각이 유독 깨어 있어서 그런가? 철칙 아무리 나이 먹어도 매일매일 현역의 삶으로 살자.

신수지

전 리듬체조 국가대표

신수지가 착용한 보디슈트는 버뮤다그래스, 컷아웃 레깅스는 무아가, 부츠는 찰스앤키스 제품, 목걸이와 팔찌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나는 운동할 때 가장 행복한 사람이다. 몸을 쓰고 땀 흘리고 새로운 기술을 습득할 때 진짜 내 옷을 입은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나의 강점
현재 48kg인데 나름 근육으로만 채운 체중이다. 체지방률이 14%밖에 안 된다. 근지구력만큼은 자부한다. 만약 플랭크 자세로 오래 버티기가 퀘스트였다면 남녀 통틀어 무조건 1등 했을 거다. 5분은 가볍게 버티고 선수 시절엔 10분도 기록했다.

참가 전략
체급에선 당연히 밀릴 거라 생각했다. 아니나 다를까. 모두가 하이에나처럼 나만 노리더라. 그때마다 입맛 다시지 말라고 말했다. 살아남기 위해서 전략가가 돼야 했다. 공 뺏기에서도 딱정벌레처럼 공에 착 달라붙은 후 냅다 코어로 버티는 전략으로 갔다. 다행히 태릉 시절 한솥밥 먹던 동료들이 많아 조언을 구하기 좋았다.

아찔했던 사전 퀘스트
실은 운동성 천식 환자다. 그런데 무동력 트레드밀에서 정해진 시간 안에 멀리 달리기였던 사전 퀘스트를 진행하다 1분 만에 천식 증세가 나타났다. 정말 심하게. 컥컥거릴 정도로 호흡하기가 곤란했는데 트레드밀에서 내려오고 싶지가 않은 거다. 결국엔 페이스를 조절해 가며 죽기 살기로 완주했다. 퀘스트 종료 후 다행히 천식약을 갖고 있는 출연자가 있어 겨우 약을 얻어먹었다. 아쉬움이 많은 남는 기억이다.

도전 정신
리듬체조 말고도 볼링, 골프, 테니스, 야구, 씨름을 해봤다. 주로 기술 운동이다. 기술이 안 되면 스스로에게 화가 나고 도전 정신이 생긴다. 볼링도 처음엔 너무 못해서 친구들이 나와 팀을 안 먹으려고 했을 정도다. ‘나 공 좀 굴려봤는데 왜 안 되지?’ 싶었다. 오기가 생기더라. 그날부터 매일 볼링장으로 출퇴근했고 10개월 만에 프로 라이선스를 땄다.

꾸준함만이 살길
은퇴하고 운동을 쉬어 본 적이 없다. 지금도 일주일에 5~6회 웨이트를 하고 골프도 3~4회 이상 한다. 현역 시절 습관 때문에 여전히 하루에 3번 이상 체중도 잰다. 운동할 때 가장 행복하다. 씻을 때 근결이 갈라져 있는 걸 보면서 혼자 뿌듯함을 느낀다. ‘껍질 얇아졌네?’ 하면서 뿌듯해하고.

타고난 것
노력하는 것. 누가 재능이 뭐냐고 물으면 노력이라 답한다. 체조도 악조건에서 시작했다. 러시아에서 훈련하는 유일한 동양인이었고 그때 괴롭힘도 많이 당했다. 그런 와중에도 체육관 열쇠를 복사해 하루 10시간씩 연습했다.

철칙
늘 목표를 가지자. 목표 없는 인생만큼 무료한 건 없다.

박하얀

전 핸드볼 선수

박하얀이 입은 팬츠는 본봄 제품, 민소매 톱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나 자신을 이길 때 가장 기쁘다. 여태 ‘이만큼 하면 됐지’라며 대충 넘긴 적이 없다. 그 순간을 넘어설 때, 굉장한 성취감을 느낀다.”

취미로서의 운동
핸드볼만 20년을 했다. 올해로 서른이니 인생의 2/3를 운동만 하며 산 거다. 은퇴 후 ‘운동과는 이별이다’라며 살 줄 알았는데 웬걸, 일주일에 5일은 운동을 하며 보낸다. 일이 아닌 재미로 하니 오히려 스트레스가 풀린다. 지금 축구, 주짓수, 킥복싱을 배우고 있다.

출연 계기
나의 한계를 실험해보고 싶었다. 대한민국에서 한 피지컬 하는 사람들이 모인 자리이지 않나. 그런데 사실 핸드볼 하면 체력, 정신력이다. 몸싸움도 치열하고 체력 소모가 큰 스포츠다. 내 운동 신경으로 어디까지 갈 수 있나 확인하고 싶었다.

핸드볼과의 만남
아빠가 축구를 하셨다. 유치원생 때부터 아빠를 따라다니며 축구를 했다. 초등학생 시절 핸드볼 감독님께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는데 그땐 핸드볼이 뭔지도 몰랐다. 공 던지기라길래 투포환인 줄 알고 테스트를 보러 갔는데 바로 합격했다. 단숨에 핸드볼의 매력에 빠졌다. 운동선수의 길은 상상 이상으로 힘들 거라는 아빠의 말에도 핸드볼 아니면 안 된다고 조른 기억이 있다.

TMI
원래는 ‘I’형 사람이다. 그런데 운동할 때만큼은 ‘E’형으로 바뀌는 것 같다. 운동만 하면 눈빛부터 달라지고 활동적으로 변한다. 스위치가 탁탁 바뀌는 것 같다. 아무래도 가장 내세울 수 있는 것도 운동, 좋아하는 것도 운동이기 때문인 것 같다. 운동할 때만큼은 자신감이 하늘까지 상승한다.

취미
요리를 좋아한다. 어느 정도냐면, 슬럼프가 찾아와 5~6개월 정도 운동을 그만둔 때 레스토랑 주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적 있다. 남들은 레시피 외우는 데만 몇 개월 걸린다는데 난 한 달만에 마스터했다.

이재윤

배우

이재윤이 입은 팬츠는 51퍼센트 제품.

“간절함만큼은 100명 중 내가 1등이었다. 진짜 이재윤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거다”.

출연 계기
시즌 1 방영 당시 주변에서 더 난리였다. ‘넌 왜 안 나갔어?’라는 말을 정말 많이 들었다. 이번에 섭외가 들어왔을 땐 영화 <서울의 봄> 개봉을 앞둔 터라 고민이 많았다. 좀 망설이다 내 진짜 모습을 보여줄 기회라는 생각이 들어 출연을 결심했다.

실전 같은 예습
촬영 전 혼자 특훈을 했다. 시즌 1을 다시 보며 예상 종목도 생각했다. 하루에 두세 번씩 운동을 나가고 식단 조절도 했다. 주변에서 왜 그렇게까지 하느냐고 할 정도로 좀 미친 사람처럼 살았다. 매일 운동 일지도 썼는데 습관이 돼서 촬영이 끝난 지금도 꾸준히 쓰고 있다.

오랜 꿈
캐나다에서 나고 자랐다. 어릴 땐 당연히 커서 운동 관련 일을 할 거라 생각했다. 고등학교에서 육상부를 했고 토론토 대학교 체육대학을 나왔다. 주짓수도 오랜 취미다. 한국에 들어와 연기를 했지만 늘 운동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던 것 같다. 스포츠인을 동경한다. 그래서 이번에 같이 출연한 (김)동현 형과도 친해졌다.

운동의 매력
운동하며 느끼는 소소한 성취감이 좋다. 1kg을 더 들 때, 0.1초 빨라질 때의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땀은 배신하지 않고 몸은 거짓말하지 않는다. 운동만큼 솔직한 건 없고 훌륭한 약은 없다.

<피지컬: 100>이 남긴 것
처음으로 나 자신에게 ‘열심히 했다’고 인정해주는 시간이었다. 스스로에 만족하는 경우가 많지 않고 자신을 괴롭히는 스타일이다. <피지컬: 100>을 하며 스스로를 어루만져줄 수 있게 변했다.

심유리

종합격투기 선수

심유리가 착용한 가죽 톱과 스커트는 8 by 육스 제품, 벨트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이기는 희열 하나로 운동을 한다. 죽도록 시합을 뛰고 상대를 쓰러뜨렸을 때, ‘내가 해냈다’ 느낌이 드는 그 한 순간 때문에.”

출연 계기
시즌 1을 보고 ‘나 왜 안 불렀지?’ 생각했다. 그만큼 자신이 있었다. 가장 강하고 힘든 운동이 종합격투기라고 생각한다. 아무나 할 수 없는 운동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다. 진짜 강하게 싸워서 이기는 걸 좀 보여주고 싶었다. 또 요즘 격투기 시장이 좋아 대중의 관심을 받는 건 좋지만 남자 격투기에 비해 여자 격투기가 받는 스포트라이트는 턱없이 부족하다. 방송에 출연해 조금이라도 좋은 영향을 끼치고 싶었다.

목표
당연히 여자 참가자 중에선 1등을 할 것. 여성 참가자들을 다 잡은 후엔 남자까지 이겨볼 것.

종합격투기와의 만남
원래는 여군 특전사를 꿈꿨다. 군대 가기 전까지 체력이나 기르자는 생각에 처음 격투기를 하게 됐는데 너무 재미있었다. 아마추어 시합에 나가보라는 제안을 받았고 질 때까지만 해보자는 마음이었는데 여기까지 오게 됐다. 시합에 나가 지면 그렇게 분할 수가 없었다. 너무 분해서 그만두지 못하겠다는 생각에 계속하다 보니 지금에 이르게 됐다.

다가온 빅 매치
일본 선수 구보타 레나와의 경기를 앞두고 있다. 옛날부터 이기든 지든 상관없으니 강한 상대를 붙여달라고 경기 주최측에 말해왔다. 드디어 세계적인 선수와 싸우게 돼서 너무 좋다. 나와는 전적이 몇 배 이상 차이가 나고 내가 막 운동을 시작했을 당시 구보타 레나는 이미 프로 선수였을 정도로 베테랑이다. 사람들은 괜찮겠냐며 걱정하지만 난 진짜 상관없다. ‘난 잃을 게 없고 넌 이겨도 본전이야’라는 무서울 것 없다는 마음으로 준비 중이다. 승패는 중요하지 않다. 이기는 건 잠깐이고 지면 얻는 게 더 많다. 오히려 한 번 더 공부할 수 있으니까. 지는 걸 무서워하면 안 된다. 승패 상관없이 열심히 하자는 마인드다.

육체적 한계를 돌파했다고 느낀 순간
사실 매번 체력 훈련을 할 때마다 느낀다. 훈련 전날엔 잠을 잘 못 잔다. 내일이 오는 게 무서워서 새벽에 몇 번이나 자다 깬다. 그만큼 강도 높게 훈련한다. 그래도 훈련을 마치면 ‘이걸 해냈네’ 싶은 성취감이 든다. 그 성취감 하나로 고된 훈련을 견디는 것 같다.

타고난 것
사실 몸치다. 운동 신경이 없어서 남들은 1시간 안에 하는 기술을 나는 2~3시간은 걸려 습득한다. 그런데 정신력만큼은 자부한다. 남자 선수들과도 훈련하며 느꼈지만 멘탈 면에선 내가 ‘원 톱’이다.

TMI
피아노를 칠 수 있다. 가장 자신 있는 곡은 히사이시 조의 ‘Summer’다.

정유인

전 수영 국가대표

정유인이 착용한 스커트는 하투, 반지는 제미쉬 제품, 가죽 브라톱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겉보기에 멋있는 피지컬은 누구나 만들 수 있다. 건강한 정신으로 운동하고 건강한 음식을 먹을 때 빚어지는 몸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최강 피지컬이라 생각한다.”

트레이드마크
어깨너비가 53cm다. 테일러 숍에서 슈트를 맞춘 적이 있는데 53cm면 키 185cm 남성의 평균 어깨 사이즈라더라. 근육 합성이 빠른 편이다. 프로틴을 먹어본 적도 없다. 언제 한 번 웨이트 트레이닝을 가볍게 했는데 근육만 5kg이 찐 적도 있다.

<피지컬: 100>을 촬영하며
나의 한계를 느끼고 촬영 도중 운 적이 있다. 물 밖에서 상대와 겨뤄야 한다는 두려움이 컸던 탓이다. 나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 운동 선배들을 보고 좋은 자극도 받았다. 몸 관리가 100% 되어 있는 모습을 보면서 소름이 돋았다.

수영의 매력
온전히 자기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 중력에서 잠시 떠나 자유로울 수 있는 것. 물속이 편하다. 부력 도구 하나만 있으면 침대 위보다 편하게 잠들 수 있을 정도다. 그리고 수영장 안에선 무수히 많은 소리가 들린다. 그 소리에 집중할 때가 가장 즐겁다.

새로운 도전
작년 11월부터 프리다이빙에 도전하고 있다. 레벨3 자격증까지 땄다. 시합에 나가 한국 기록을 세우는 게 목표다.

TMI
곧 혹등고래와 망망대해에서 수영하기 위해 일본 아마미오섬으로 떠난다. 전 세계를 돌다 포육 활동을 위해 잠시 따뜻한 아미미오섬 인근 바다로 오는 혹등고래를 만나는 거다. 다이버 근처로 상어가 출몰하면 몸짓으로 신호를 보내준다는데 벌써부터 기대된다.

정지현

전 레슬링 국가대표

정지현이 착용한 셔츠와 슈즈는 벨루티, 왼쪽 귀의 이어캡은 새미늄 제품, 팬츠와 베스트, 타이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레슬링은 맨몸으로 대결하는 가장 원초적 스포츠다. 20년 넘게 사람 다루는 일을 했다. 사람 대 사람의 싸움에선 누구보다 자신 있었다.”

출연 계기
레슬링이 운동량으로 치면 거의 톱이다. 몸 대 몸으로 싸우는, 원초적 강함이 중요한 ‘끝판왕’ 격의 스포츠다. 레슬링을 했던 사람으로서 다른 사람과 피지컬 대결을 한다면 어떨까 궁금했다. 내가 극한의 상황을 좀 즐기는 편이다. 또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지 20년이 지났다. 다시 한번 나의 존재를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다.

올림픽 출전의 마음으로
12년 동안 세 번의 올림픽을 치렀다. <피지컬: 100> 섭외 전화를 받고 두 달 동안 다시 올림픽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준비했다. 현역 때처럼 하루에 운동을 세 탕 뛰었다. 새벽, 오전, 오후. 레슬러의 진면목을 보여줘야겠다는 마음이었다.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었다.

<피지컬: 100>을 하며
역시나 세상에 강한 사람은 많구나 느꼈다. 또 과거 대표팀 코치를 5년간 한 적이 있다. 이번 <피지컬: 100> 촬영에 들어가기에 앞서 크로스핏, 서킷 훈련을 했는데 체력이 눈에 띄게 향상됨을 느꼈다. 이 훈련들을 엘리트 선수들에게도 적용하면 분명 경기력에 많은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훗날 레슬링계로 돌아가 다시 지도를 하게 된다면 꼭 선수들에게 접목해야겠다 생각했다.

레슬링과의 만남
초등학교 땐 기계체조를 했다. 운동 신경이 좋아 체조를 시작한 지 1년 만에 2~3년 한 친구들을 따라잡았다. 도중에 그만둔다 했을 때 코치님이 무릎을 꿇고 말릴 정도로 유망주였다. 한동안 운동을 쉬었는데 어머니가 이렇게 두면 분명 문제아가 될 거라며 유도를 시키셨다. 그런데 시합에 나가도 번번이 체급이 딸려 져서 오니 코치님이 레슬링으로 전향해보지 않겠냐고 제안하셨다. 그렇게 천운으로 레슬링과 만났다.

좌우명
진인사대천명. 스스로 노력한 자는 하늘이 돕는다는 뜻이다. 안항봉 감독님께서도 늘 매트 위에 올라가면 신들린 무당이 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항상 훈련에 진실해야 하고 마음과 정성을 다해야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말을 현역 때부터 지금까지 아로새기고 있다.

홍범석

전 소방관, 전 제707특수임무단

홍범석이 입은 은빛 팬츠는 골든구스 제품, 허리에 묶은 셔츠와 반지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사람들은 내가 뭐든 잘할 거라 생각한다. 그런데 처음부터 강한 사람은 아니었다. 꾸준함이 가장 중요하다. 나는 철저한 노력형이다.”

회심의 재출전
이번 100명의 참가자 중 유일한 재수생이다. 시즌 1의 공 뺏기 대결에서 조진형을 상대로 져서 허무하게 탈락했다. 대결에서 졌을 때보다 토르소를 망치로 내라쳐 내 손으로 직접 깨는 순간 자괴감이 훨씬 컸다. 이번 시즌에선 토르소를 오래 지켜주고 싶었다. 목표는 무조건 우승. 재출전까지 했는데 무조건 우승해야 한다는 마음뿐이었다.

더욱 치열해진 분위기
두 번째 시즌이다 보니 참가자들이 엄청난 사전 조사, 분석 후 출전했다는 느낌이었다. 게다가 참가자 중 국가대표 출신 비율도 30%나 됐다. 알게 모르게 서로의 직업을 굉장히 조심스럽게 탐색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직업을 알아야 전략을 짤 수 있고 대결에서 승산 높은 상대를 지목할 수 있으니까.

자부심
특전사에 입대하는 사람 90% 이상은 목표가 707이다. 최정예만 선발하기 때문에 가고 싶다고 아무나 갈 수 없다. 11년 동안 복무하며 G20, APEC 정상회의 등 국가급 행사가 있으면 언제나 근거리에서 풀 복장을 한 채 경호했다. 나라를 지킨다는 자부심이 컸다. 707 전역 후 소방관이 된 것도 자부심 하나 때문이었다. 소방관 선배들을 만나면 하나같이 누군가의 생명을 구해준다는 것에 엄청난 사명감을 갖더라. 또 군대에선 실전 훈련이라고 하지만 실전 ‘같은’ 훈련인 거고, 소방관의 경우엔 매일 실제 현장에 투입된다. 상상만 해도 피가 끓었던 것 같다. 2018년엔 세계소방관경기대회 ‘TFA’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1위를 했다. 참고로, 소방관으로 임용된 지 10개월 만에 얻은 타이틀이다.

또 다른 1위
군 시절 통신 주특기였다. 암호를 만들고 해약하는 능력 평가에서 4년 연속 1등을 한 적이 있다.

강점
밸런스가 좋다. 특수 부대는 전천후여야 하기 때문에, 그 시절의 영향이 큰 것 같다. 평소 운동할 때 러닝 비중이 가장 크다. 러닝 베이스에 웨이트 트레이닝이나 크로스핏을 한다. 이런 운동 스타일 덕분에 체력적인 밸런스가 고루 갖춰진 것 같기도 하다.

새로운 목표
세계적인 피트니스 레이스 ‘하이록스’가 지난 2월 국내에서 처음 개최됐다. 국내 대회에서 우승해 다가오는 6월 프랑스에서 열리는 월드챔피언십에 출전한다. 5위 안에 드는 게 목표다. 또 철인3종이나 근대5종을 새롭게 도전해보고 싶다.

김민수

보디빌더

김민수가 입은 민소매 톱은 웰던, 쇼츠는 준지 제품.

“육체적으로 강한 사람은 많다. 정신적으로 강해야 진정한 ‘최강’이라 부를 수 있다.”

최강 피지컬
보디빌딩 피지크 종목 선수이고, 키 188cm에 몸무게 118kg이다. ‘저게 사람 몸이냐, 냉장고 같다’는 말을 촬영장에서 자주 들었다.

<피지컬: 100>을 촬영하며
역대급으로 힘들었다. 시합 준비하는 것보다 더. 보디빌딩은 ‘고립’이란 단어가 어울릴 정도로 정적인 운동이다. 반면 <피지컬: 100>의 퀘스트는 동적인 움직임을 요하는 경우가 많았다. 다행히 과거 럭비 선수, 특전사 시절에 심폐지구력, 순발력, 민첩성을 키워둔 덕에 선방할 수 있었다. 힘든 만큼 재미있기도 했다. 한 번쯤 센 사람들과 겨뤄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국가대표 출신 참가자가 많았기에 ‘오, 태릉인이 많네? 오히려 재미있겠다’ 싶기도 했다. 승부욕에 스위치가 켜지니 즐기면서 촬영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보디빌딩과의 만남
특전사로 5년 복무하던 중 웨이트 트레이닝에 재미를 들였다. 거의 중독 수준이었다. 오전에 개인 운동, 오후엔 특전사 체력 단련, 퇴근하고선 부대 밖 헬스장에 등록해 운동했다. 보디빌딩의 세계에 더 깊게 들어가고 싶어 뒤도 안 보고 전역 지원서를 냈다. 2018년 2월 전역했는데 그해 3월 첫 시합에 나가 우승했다. 피지크 종목에선 넓은 어깨와 가는 허리, 즉 역삼각형을 가장 잘 표현한 몸이 우승을 차지한다. 나의 경우 시즌이면 허리둘레가 28~29인치까지 떨어진다. 피지크 종목에 타고난 몸이다.

롤모델
아놀드 슈워제네거. 보디빌더에게 꿈의 무대라 불리는 ‘미스터 올림피아’에서 무려 7연패를 거머쥐었다. 보디빌더로 엄청난 업적을 남긴 후 배우로 전향해 할리우드에서도 대성공했다. 이뿐인가.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지내기도 했다. 자신이 몸담은 분야에서 모두 성공한 인물이다.

새로운 목표
2020년 미스터 올림피아 첫 출전 이후 올해 4년 만에 재출전 기회를 노리고 있다. 아시아인 최초로 톱 10 안에 드는 것이 목표다.

TMI
엄청 감성적이다. 소위 ‘대문자 F’다. 참고로 영화 <하모니>를 보고 오열한 적이 있다.

김지은

육상 선수

김지은이 착용한 커튼 드레스와 쇼츠는 마크공, 반지는 제미쉬 제품, 부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결국 모든 것은 노력이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얼마나 승리했냐가 그 사람을 만든다.”

출연 계기
육상은 모든 스포츠의 기본이다. 기초 체력, 근력, 지구력, 스피드를 모두 요한다. 육상에선 나름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아왔다 생각한다. 전혀 다른 종목의 사람들과 한번 겨뤄보고 싶었다. 또 육상은 국내에서 여전히 비인기 종목으로 통한다. 사람들에게 육상 선수라고 하면 ‘오, 100m 몇 초?’라는 질문만 돌아온다. 육상에도 단거리, 도약, 필드 등 다양한 종목이 있다. 이런 종목들에도 관심을 가져줬으면 하는 바람에 출연하게 됐다.

절호의 찬스
사전 퀘스트가 무동력 트레드밀에서 정해진 시간 안에 멀리 달리는 거였다. 아무리 육상 선수지만 주 종목이 단거리고 무동력 트레드밀은 처음이었다. 지면을 밀면서 달리는 육상과 달리 무동력 트레드밀은 제자리에서 자신이 구르는 만큼 나아간다. 메커니즘이 완전 다르다. 보통 장거리 선수들이 재활 훈련 시 이 장비를 이용한다. 그래도 달리기다 보니 5분 타니 감이 캐치되더라. 남들은 다 헤맸는데 난 금방 페이스를 찾았다.

철칙
남들과 똑같이 하면 안 된다.’ 육상 선수 출신인 아버지가 강조하셨던 말이다. 노력 없이 얻는 건 없고 남들과 똑같이 해선 그 이상을 맛볼 수 없다. 선수 생활이 길면 얼마나 길겠나. 먹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 참고 하자는 주의다.

목표
‘쟤는 나이가 찼으니 끝났어’란 말을 가장 싫어한다. 난 여전히 무한하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싶다. 또 플레잉 코치도 하고 있다. 후배들을 잘 성장시키면서 내가 생각하는 최대한의 기록에 다다르고 싶다.

오직 더블유코리아닷컴(wkorea.com)에서 공개하는 <피지컬: 100 시즌 2-언더그라운드> 10인의 B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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