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RY BURCH 2024 F/W 컬렉션
토리 버치는 월요일 밤, 뉴욕의 랜드마크인 뉴욕 공립 도서관(New York Public Library) 내 애스터 홀(Astor Hall)에서 24 FW 시즌 컬렉션을 선보였다. 2004년 2월, 친구와 가족의 도움으로 맨해튼 놀리타에 작은 매장을 열었던 토리 버치는 올해로 브랜드 론칭 20주년을 맞았다. 하지만 브랜드의 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거대한 스케일의 쇼를 하기보다는, 특유의 성실한 태도와 여전히 호기심 어린 눈으로 새로운 패션을 탐험해갔다.
탐험의 중심에는 볼륨과 실루엣, 그리고 소재가 있었다. 건축적인 형태를 만들어내는 패턴이 여성스러운 아이템과 대비되어 돋보였다. 가슴에 포켓 디테일과 어깨 견장이 있는 워크 재킷은 여성스러운 러플 원피스와 믹스 매치했다. 마치 종이접기를 통해 옷을 만든 것처럼 독특한 사다리꼴로 재단된 스커트는 몸에 밀착되는 미래적인 후드 톱과 매치했다. 토리 버치는 다양한 소재를 실험적으로 사용해 실루엣 게임을 더욱 흥미롭게 전개했다. 극도로 가벼우면서 커다란 볼륨감을 뽐내는 틴셀 프리지(Tinsel fringe) 소재로 코트와 드레스를 선보였고, 탱글탱글한 러플을 장식한 미니드레스, 60년대 미국의 어느 가정에나 있었던 전등 갓을 재해석한 스팽글 프린지 드레스까지 모두 기발했다. 이 밖에도 반짝이는 페이크 크로커다일, 얇은 페이퍼 레더, 미려한 광택을 내는 블랙 아스트라한, 투명한 시스루 비닐과 나일론 등이 소재가 일상의 옷을 낯설고도 색다르게 만들었다. 모델 이리나 샤크가 피날레에 입고 나온 화이트 프린지 코트는 토리 버치의 소재와 실루엣 탐험의 하이라이트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액세서리 역시 고전적이면서도 미래적인 양면적 매력을 지녔다. 유기적인 형태감이 독특한 피어스(Pierce) 펌프스와 반으로 접어서 클러치처럼 연출할 수 있는 리 라지윌(Lee Radziwill) 쇼퍼 토트 등이 시선을 사로잡은 주인공.
토리 버치는 자신의 20년의 헌신을 ‘숭고하다’라는 의미를 지닌 ‘Sublime’ 한 단어로 담백하게 기념했다. 이 단어는 자카르 패턴으로 놓여 슬리브리스 톱과 스커트, 스타킹 등의 아이템으로 은은하게 빛났다. ‘사람들이 잘 쓰지 않지만, 제가 가장 좋아하는 단어 중 하나’라는 디자이너의 설명이다. 샤워캡에서 영감을 받아서 만든 페미닌한 드레스처럼, 일상의 것을 숭고하게 만드는 토리 버치의 20년의 비전과 여정이 반짝반짝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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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urtesy of Tory bur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