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남성보다 우울함을 자주 느낄까?

김민

그것이 알고싶다

지난 12월 20일, 23년을 마무리하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2023년 생활 속 질병*진료행위 통계’를 발표했습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우울증 진료 통계인데요. 우울증을 치료한 한국인이 지난 일년 간 100만 명을 넘어섰다는 결과가 도출됐습니다. 그중에서도 67% 이상이 여성이라고 해요.

100만여 명 중에 여성이 67만 4천여 명인데요. 우울증으로 진료받은 남성의 수가 32만 명에 비하면 두 배가 훌쩍 넘는 수준입니다. 그중에서도 20대 여성이 19만 4천 명으로 가장 많았어요. 그다음으로 30대, 60대, 40대 순서랍니다. 불안 장애도 비슷한 비율로 발생한다고 하죠. 왜 우울과 불안에 성별 차이가 나타나는 것일까요?

여성들이 우울한 원인은 사회 구조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호르몬 때문만이 아니에요. 우리의 호르몬을 춤추게 하는 것 또한 사회적 상황 때문이랍니다. 여성이 경험하는 사회 구조적 차별이 가장 큰 원인으로 볼 수 있어요. 태어나서 사춘기, 청년기를 거치며 누적된 사회적 불리함은 우울증을 겪을 확률을 높이는 요인이 돼죠. 성인 남성보다 열악한 취업 시장을 첫 번째로 뽑을 수 있고요. 결혼한 여성의 경우라면 출산과 육아로 인한 부담이 크답니다. 출산과 육아 때문에 경력이 단절되는 경우도 압도적으로 높은 편이죠. 일과 가정 모두에서 완벽하기를 요구받는 상황도 우울증의 원인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여성을 향한 혐오범죄로 인한 두려움도 여성들을 우울하게 만듭니다. 피해에 대한 두려움은 남성보다 여성이 훨씬 크게 느낄 수 있는데요. 의식하지 못한 잠재적인 불안과 두려움이 우울감을 넘어 인간관계의 어려움을 일으키기도 하죠. 우울, 슬픔, 눈물, 공허함이나 절망감이 증상으로 나타납니다. 불면증이 나타나거나 과도한 수면으로 수면 장애를 겪기도 해요. 심각하게는 죽음이나 자살에 대해 자주 생각하게 되고, 자살 시도를 하기도 합니다. 이에 정부는 국민의 정신 건강과 관련된 계획을 하나둘 발표하고 있는데요. 20~70대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정신건강검진을 10년 주기에서 2년 주기로 단축하기로 했습니다. 신체 건강검진과 같은 주기로 말이죠. 물론 예방 차원의 제도적 조치도 좋지만, 사회적 불평등을 바로 보지 않는다면 해결의 길은 영영 보이지 않게 될 거예요.

사진
Pexels
자료 출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생활 속 질병·진료행위 통계」
참고 서적
이민아 <여자라서 우울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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