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에서 날아온 다양한 미술품과 객실에서 은밀한 시간을 보낼 기회가 또다시 찾아왔다. 아시아 호텔 아트페어 서울이 2015년의 방문객을 맞기 위해 한창 준비 중이다.
대부분의 갤러리가 화이트 큐브의 인테리어를 고집하는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기타 요소들을 아예 지워버림으로써 작품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려는 의도다. 전시장은 그림과 조각이 주인공이 되어야 하는 공간이니만큼 간결한 흰 벽과 회색 바닥은 용도에 부합하는 합리적이면서도 실용적인 선택이다.
하지만 관람객이 그중 한 점을 구입하게 된다면? 결국 그 작품은 희고 텅 빈 공간이 아닌 가구로 잔뜩 채워진 거실이나 침실에 자리를 잡을 것이다. 우디 앨런의 1986년 작 <한나와 그 자매들>에서 막스 폰 시도우는 자존심이 남다른 미술 작가를 연기했다. 지인이 소개한 록스타가 최근 구입한 소파와 어울릴 만한 그림을 하나 사겠다고 하자, 그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폭발해버린다. 물론 이건 극단적으로 무례한 예다. 최소한의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예술가의 아틀리에에서 벽지 쇼핑을 온 것처럼 굴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든다. 아무리 취향과 식견이 남다른 컬렉터라고 해도 미술품을 집에 들일 때는 당연히 공간과의 조화를 고려하지 않을까? 유리 상자 안에 절단한 소의 머리와 구더기를 넣어 완성한 데미언 허스트의 ‘1000년’을 식사 테이블 옆에 두고 싶은 이는 그리 많지 않을 테니까. 서두가 길었는데, 아무튼 하려는 말을 정리하자면 이렇다. 구입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작품이 실제 공간에 놓였을 때를 미리 시뮬레이션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 그래서 어쩌면 화이트 큐브 갤러리가 아닌, 좀 더 현실적인 인테리어 안에 전시된 모습을 감상하는 게 결정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
그런데 아트 페어에서 색다른 환경보다도 더욱 중요한 건 역시 양질의 작품과 흥미로운 콘텐츠다. AHAF 또한 미술 애호가들의 호기심을 부추길 만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신중하게 준비했다. 일본계 브라질 작가인 오스카 오이와의 초대전이 대표적인 예다. 브라질을 대표하는 아티스트로서 뉴욕과 도쿄, 런던 등을 오가며 활발하게 활동 중인 그는 내러티브가 깃든 몽상적인 풍경을 대형 페인팅으로 구현한다. 8월의 AHAF에서는 물을 테마로 한 일련의 작업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마츠에다 유키도 기억해둘 만한 이름이다. 올해 3월 홍콩 하버시티의 OT 포어코트에서 공개된 대규모 설치 작업 ‘The King’s Vacation!’이 서울에서 한번 더 재현된다. 트럼프 카드 속의 왕들이 무기와 왕관, 의상들을 벗어 던진 채 현실 세계로 떠난다는 설정을 유쾌하게 표현한 프로젝트다. 물론 이외에도 보고 듣고 경험할 거리는 풍성하다. 아시아 50여 개 갤러리의 300여 작가들이 출품한 무려 2000점에 달하는 작품이 방문객을 맞이할 테니까. 여름이 한껏 뜨거워질 무렵, 콘래드 호텔로의 휴가를 계획 중인 컬렉터들이 이미 적지 않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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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행사 기간 중 프리패스로 입장 가능 (동반 1인 포함)
2. VIP 라운지에서 제공되는 음료 서비스 제공
3. AHAF SEOUL 2015 카탈로그 1권 및 1시간 무료 주차권 1매 제공
4. VIP 프로그램 이용 가능 (2015. 08. 03. ~ 08. 18. 동안 선착순 신청)
5. 행사 기간 중 콘래드 호텔 내 레스토랑 이용시 15% 할인제공
참여 방법 : 더블유 페이스북
일정 : 7월 31일 ~ 8월 7일 오전
발표 : 8월 7일 오후 40명 (동반 1인, 총 80명 입장)
진행 : VIP 카드 우편 수령 후, 기간 내 개별 전시 관람
- 에디터
- 피처 에디터 / 정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