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미술의 현재와 20세기 초에 구상된 실패한 미래, 음산한 악몽, 우리가 알지 못했던 지구의 풍경들을 경유하는 10월의 모험.
상당수가 중국 미술 이후의 블루칩으로 인도 미술을 지목한 때가 있었다. 비록 그 열기의 체감 온도는 이제껏 기대치에 도달하지 못한 것 같지만 몇몇 인도 작가는 세계 시장에서 충분히 존재감을 알렸다. 그러니까 아라리오 갤러리 서울과 천안에서 각각 10월 10일과 11월 7일까지 개인전을 갖는 수보드 굽타처럼. 회화 위주이던 인도 현대미술에 퍼포먼스, 조각, 설치 등 새로운 어휘를 전도한 작가로 평가받는 그는 이번 한국 전시에서 기존의 대표작과 함께 대리석 조각과 페인팅 신작을 소개할계획이다. 조각, 설치,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도발적인 실험을 거듭해온 이불은 10월15일까지 PKM 트리니티 갤러리에서 최근의 조각 작업과 그 설계도에 해당하는 드로잉들을 선보인다. 작가가 2005년부터 진행해오고 있는 프로젝트‘나의 거대한 서사’의 몇 조각을 엿볼 수 있는 기회. 20세기 초 활동한 건축가 브루노 타우트의 실패한 이상인 공중도시(sternbau)를 재현한 작품에선 과거와 미래의 두 시제가 흥미롭게 중첩된다. 아틀리에 에르메스는 10월 2일부터 12월 5일까지 김소라의 개인전을 준비했다. 베니스 비엔날레, 광주 비엔날레 등을 통해 국제 무대에 이름을 알린 바 있는 작가는, 이번 개인전에서 퍼포먼스, 비디오, 조각-오브제 등의 신작을 발표한다. 사회제도 안에서 현실과 픽션이 협상하는 순간에 주목하는 작업을 감상할 수 있다. 한편 한남동 꼼데가르송 플래그십 스토어 내 갤러리 식스에는 독창적인 상상력의 영화감독이자 미술작가인 데이비드 린치의 작품들이 방문한다. 7편의 짧은 필름으로 구성된‘Dynamic: 01 The Best of DavidLynch.com’과 그가 학생 시절 완성한 실험적 단편들, 그리고 음산한 악몽 같은 회화들이 전시장의 풍경을 몽환적으로 바꾸어놓을 것이다. 10월 21일부터 내년 1월 2일까지. <내셔널 지오 그래픽>은 자연 다큐멘터리를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 이름이다. 이 매체의 122년 역사를 돌아보게 하는 사진전이 10월 29일부터 12월 9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열린다‘. Life &Nature’를 테마로 추려진 충격적이고 아름다우며 한편으로 뭉클한 사진들은 그 어떤 지루한 웅변보다도 효과적으로 지구와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게 한다.
- 에디터
- 피처 에디터 / 정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