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주한 12월일지라도 반드시 챙겨야 할 전시가 이렇게나 많다.
장난감 자동차를 캔버스 가득 옮기는 영국 작가 제레미 디킨슨의 그림은 삭막한 화이트큐브 전시장보다 사람들이 한데 어울리는 공간에 더 잘 어울린다. ‘Jeremy at Home’은 어쩌면 그런 이유에서 기획된 전시인지도 모르겠다. 12월 10일까지 청담동 갤러리 서미를 방문하면 헬라 용게리우스, 베르너 팬톤, 소리 야나기 등의 가구가 디킨슨의 그림과 어우러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아예 화가의 집처럼 갤러리 내부를 키즈룸, 다이닝룸, 리빙룸 등으로 구획해 꾸몄다. 독일을 대표하는 사진작가 토마스 스트루스는 오는 11월 17일부터 내년 1월 9일까지 갤러리 현대에서 첫 한국 개인전 ‘Korea 2007-2010’을 갖는다. 한국의 산업 현장과 자연풍경, 그리고 평양의 모습 등이 거장의 카메라에 익숙하면서도 생경한 느낌으로 포착됐다. 망가(Manga)는 이제 ‘일본’의 만화라기보단 그 자체로 고유한 단어가 됐다. 아트선재센터에서 12월 4일부터 내년 2월 13일까지 열리는 ‘망가 : 일본 만화의 새로운 표현’은 전 세계적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떨치고 있는 망가의 표현 방식을 되짚어보는 전시다. <넘버 파이브>, <벡>,<소라닌> 등 지난 10여 년간의 추이를 살피게 해줄 9편의 작품이 독특한 디스플레이와 함께 소개된다. 펜으로 날렵하게 그린 장 자크 상페의 원경은 그 순간의 감정을 선명하게 포착하는 클로즈업이기도 하다. <꼬마 니콜라>, <얼굴 빨개지는 아이>, <속 깊은 이성친구> 등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그의 원화 120여 점과 복제화 100여 점이 12월 21일부터 내년 3월 20일까지 고양아람누리 아람미술관을 찾는다. 전시명은 ‘장 자크 상페 -꼬마 니콜라의 아름다운 날들’이다. 프랑스 소장처는 이번 전시 이후에는 <꼬마 니콜라> 원화의 외부 반출이 없을 거라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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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처 에디터 / 정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