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비가 아니라 영화네, 영화
아쉬움 속에서 들려온 반가운 소식! 방탄소년단(BTS) 멤버 전원이 군 공백기에 들어갔지만 내년 상반기 뷔의 모습을 만나 볼 수 있답니다. 바로 아이유의 신곡을 통해서 말이죠. 입대 직전 뷔는 아이유가 약 2년 만에 선보이는 신곡의 뮤직비디오를 함께 촬영했다고 해요. 혼자여도 충분히 돋보이고 몹시 빛나는 두 뮤지션이 어떤 장면을 만들었을지 벌써부터 좋아서 미칠 지경인데요. 막 뛰어오르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보니, 아이유의 뮤직비디오에는 참으로 반갑고 놀라운 남자 주인공들이 여럿 등장했었죠. 그래서 소개합니다. 몇 번을 다시 봐도 대단한 얼굴들, 언제 들어도 황홀한 아이유의 노래들.
김수현
김수현의 커리어 리스트에는 딱 하나의 뮤직비디오가 있습니다. 바로 아이유의 ‘이런 엔딩’이죠. 드라마 <프로듀사>에서 함께했던 아이유와 김수현이 이별의 순간을 묘사한 ‘이런 엔딩’의 뮤직비디오를 통해 재회한 것인데요. 아이유가 힘겹게 인연의 끈을 자르기 직전, 두 사람이 연인으로 호흡을 맞춰 두근두근하고 알콩달콩하며 무언가 애틋해 보이는 장면들이 실타래처럼 풀어집니다. 그 결말을 알기에 김수현의 다정한 눈빛과 상냥한 미소가 오히려 더 애절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어요.
장기용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로 데뷔하기 전, 장기용은 아이유의 뮤직 비디오를 통해 이미 대중의 눈도장을 찍었습니다. 모델 활동 당시 ‘분홍신’, ‘금요일에 만나요’에 연이어 출연해 큰 주목을 받았는데요. 뮤지컬 풍의 ‘분홍신’ 뮤직비디오에서는 장기용의 풋풋했던 시절을 볼 수 있고요. 아이유와 커플 연기를 했던 ‘금요일에서 만나요’ 뮤직비디오에선 키스신을 찍어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이후 한 인터뷰에서 장기용은 “너무 떨려서 심장이 없어지는 줄 알았다”라며 아이유와의 키스신을 회상하기도 했죠. 보는 사람도 마음이 덜컹했습니다.
최우식
아이유의 ‘나의 옛날이야기’ 뮤직비디오는 공개 당시 최우식의 폭풍 오열 연기로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전화를 붙잡고도, 다 쓴 편지를 부치지 못해, 최우식은 누군가에게 전하지 못한 말들을 눈물로 쏟아내는데요. 어깨를 들썩이던 흐느낌은 점점 고조되어 몸을 웅크리게 만들고, 수도꼭지를 튼 것처럼 흐르는 눈물에 얼굴이 푹 젖기 시작하죠. “사랑한단 말 못하고 애태우던 그 날들을 당신은 알고 있었습니까… 그대는 나의 모든 것을 앗으려 하나 무정한 사람아”라는 가사를 의인화한다면, 그게 바로 뮤직비디오 속 최우식이 아닐까 합니다.
박정민
고(故) 김광석이 세상에 남긴 명곡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는 후배 가수들에게 숱하게 불리며 절대 잊히지 않고 있는데요. 아이유도 이 곡을 리메이크해 헌정 영상을 발표했습니다. 연극 무대 같은 구성이 인상적인 뮤직비디오에선 박정민이 남자 주인공으로 출연해 원곡이 가진 감성과 공명하며 쉬이 가시지 않는 여운을 남기고야 맙니다. 강렬한 장면이나 센 연기가 아니더라도, 텅 빈 방 안에 가득한 누군가의 향기처럼 자신의 존재를 자연스럽게 기억하게 만드는 배우. 박정민의 지문 같은 연기가 여기에도 새겨져 있습니다.
김윤석
뜻밖의 출연이지만 모범 답안 같은 캐스팅입니다. 아이유의 ‘Coin’ 뮤직비디오 중반 김윤석이 등장하는데요. 검정 수트, 큼직한 선글라스, 8 대 2 가르마, 무시무시한 미소. 영화 <타짜>에서 그가 열연한 캐릭터 그대로 말이죠. ‘Coin’은 아이유가 어쩌면 도박이나 다름없는, 매 순간 엄청난 용기와 결단이 필요한 도전의 연속이었던 자신의 20대를 은유한 곡으로 뮤직비디오는 영화 <타짜>에서 착안했다고 하죠. 그런 점에서 김윤석의 출연은 곧 뮤직비디오의 완성처럼 보입니다. 아이유와 김윤석의 한판 승부에선 “동작 그만, 밑장빼기냐?”라는 대사가 마법처럼 환기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