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관희를 좋아하게 될 거야
넷플릭스의 <솔로지옥> 시즌3 예고편이 공개되자 눈이 동그래졌습니다. 참가자들의 플러팅이 낯뜨겁거나 과감했다기보다, 국내 프로농구의 이관희 선수가 등장했기 때문이죠. 그것도 패널이 아니라 참가자로. 예고편은 이관희 선수에게 주인공급 비중을 안겨줬더군요. 제작발표회에서도 패널들이 그의 매력을 입을 모아 자랑했고요. 따라서 이관희 선수가 <솔로지옥> 시즌2로 스타덤에 오른 덱스를 잇는 ‘핫가이’가 될 수 있을지 기대감과 호기심을 증폭시켰는데요. 대체 그가 누구길래 공개 전부터 이러냐고요? 아는 사람은 알지만, <솔로지옥> 시즌3로 더 많은 사람들의 눈도장을 찍게 될 이관희 선수에 대해 소개하려던 참이었어요.
이관희는 창원 LG 세이커스 소속의 현역 선수입니다. 2011년 프로 무대에 데뷔해 이때부터 10년 가까이 서울 삼성 썬더스의 파란색 유니폼만 입은 그는 2021년 창원 LG 세이커스로 이적해 팀의 베테랑이자 주축으로 활약 중입니다. 포지션은 슈팅가드. <슬램덩크>에서 슛을 도맡아 했던 정대만 같은 역할인데요. 여기에 더해, 빠른 스피드와 번뜩이는 개인기로 하이라이트 필름을 양산하는 점이 서태웅의 플레이를 닮았습니다. 악착 같은 수비와 학창 시절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던 운동 능력은 강백호에 갖다 붙일 수 있겠네요.
강백호와 오버랩되는 지점이 또 있는데요. 지금은 많이 개선됐지만, 이관희 선수는 경기할 때 종종 흥분해 실수를 저지르거나 신경전을 벌여 이슈 메이커로 불리기도 해요.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상대팀 수비수들은 마네킹”이라고 도발하는 등 거침없는 발언으로 숱한 기삿거리를 제공했고요. 그런 점에서 이관희 선수는 우리 편이면 든든하고, 상대 편이면 밉상. 어쨌든 실력적인 면도, 캐릭터에서도 농구계의 ‘핫가이’임이 틀림없습니다.
투지 있는 플레이와 훈훈한 외모로 적지 않은 팬을 지닌 이관희 선수의 인지도가 농구 코트 밖으로 확 퍼지게 된 별명이 있습니다. 바로 ‘빈지노 닮은꼴’. 언제부턴가 빈지노와 닮은 농구 선수로 화제를 불러 일으키며 프로농구가 낳은 최고의 아웃풋이 됐어요. 올스타 선수 자격으로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에 출연했을 땐 그에게 빈지노와 ‘도플갱어 급’이라는 자막이 붙기도 했고요. 한편 이관희 선수를 오랫동안 지켜봐 온 농구 팬들은 그가 전현무급 수염을 제모하고 눈썹을 깔끔하게 정리한 게 신의 한 수였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어요.
이관희 선수의 찐매력은 농구 코트가 아니라 유튜브에서 발견할 수 있어요. 그는 3년 전부터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채널명은 자신감이 팍팍 느껴지는 ‘농구선수갓관희’. 훈련 브이로그, 1대1 농구 대결도 있긴 하지만 농구선수 외모 순위, 싸움 순위, 재력 순위 등 예능형 콘텐츠를 꾸준히 선보였습니다. 그의 소개팅 비법 영상도 눈에 띄고요. 유튜브 영상 속 이관희 선수는 경기에서 활활 발휘되는 승부욕과는 다른 친근하고 개그적 면모가 두드러지는데요. 프로농구 시즌 중에도 영상을 만드는 이관희 선수는 채널 운영의 이유로 동기 부여를 꼽기도 했습니다.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자 주변에선 농구에 집중하지 않는다는 걱정과 우려를 많이 했는데, 그런 소릴 듣지 않기 위해 농구를 더 열심히 한다고 해요. 그러니까, 이관희 선수는 농구에 진심입니다.
이관희 선수는 덱스와 출연 동기가 될 뻔했다고 하죠. <솔로지옥> 시즌2에 참가하려 했지만 소속 구단의 반대로 무산됐는데요. 이관희 선수는 끈질긴 설득 끝에 구단의 마음을 돌려 시즌3에 기어코 합류했어요. 제작발표회에서 제작진은 이관희 선수에 대해 ‘카메라 앞에서 저렇게 솔직한 사람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역대 참가자들 중에서 자신감 1등, 솔직함 1등이라고 설명했는데요. 그의 경기를 봐 온 이들이라면 이 말에 ‘바로 그게 이관희’라며 고개를 끄덕일 거란 생각이 드네요.
<솔로지옥> 시즌3는 공개 전부터 패널로 나오는 덱스 때문에 본다, 시즌3의 최대 수혜자는 다시 덱스가 될 거라는 댓글이 상당한데요. 과연 제작진이 전면에 내세운 이관희 선수가 시작 전부터 덱스로 기울어진 스포트라이트를 제것으로 만들 수 있을까요? 그리고 카메라 앞에서 농구는 잠시 잊고 연애에 진심이었다는 그가 솔로 탈출을 외치게 될까요?
- 사진
- @leegwanhee0429, KB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