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lmain 2024 S/S 컬렉션
발망은 패션위크를 열흘 앞두고 컬렉션에 올릴 50여 점의 작품이 샤를 드골 공항에서 도난당하는 사고를 당했다. 일부 박스는 수거했지만 지문 채취를 위해 경찰이 보관해야 하는 상황. 발망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올리비에 루스테잉은 이를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알리고 이후 70% 정도의 컬렉션을 열흘 만에 다시 제작해서 복구했다. 발망 컬렉션은 예정대로 9월 27일에 열리며 아이러니하게도 하우스의 뛰어난 회복력과 제작 능력을 증명해보였다.
사람들의 응원 속에서 발망 컬렉션은 블랙&화이트의 테일러드슈트 컬렉션으로 시작했다. 특유의 각진 어깨와 페플럼 스타일의 허리 라인, 대담한 커팅, 50년대와 90년대의 발망 하우스를 연상케 하는 장미 모양의 골드 단추와 트위드 소재가 화려한 시작을 알렸다. 올리비에 루스테잉은 더없이 풍부한 발망 아카이브를 탐험하며 플로럴 프린트와 테일러링, 컬러 블로킹을 발굴해냈다. 조용한 럭셔리 트렌드에 반하는, 선명한 그린, 레드, 블루, 핑크 등 극단적인 컬러 매치와 페이턴트와 같은 다채로운 소재 사용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하우스 설립자인 피에르 발망의 절친한 친구이자 시인인 거스루드 스타인(Gertrude Stein)의 문장 ‘장미는 장미다. 장미는 장미다(Rose is a rose is a rose is a rose)’의 문구를 인용하며 컬렉션을 더욱 장미가 만발한 정원으로 만들었다. 장미 아플리케를 재킷과 드레스에 잔뜩 장식하고 페이턴트 장미 아플리케로 가방을 만들었으며, 플로리스트의 가방에서 영감을 얻은 원뿔형 가방에 장미 아플리케를 가득 장식했다. 실크 소재에 장미를 프린트하고, 반투명 재활용 플라스틱 소재와 크리스털, 시퀸으로 원피스 위에 장미를 잔뜩 피어나도록 했다. 피날레로 갈수록 장식은 점점 공예의 영역으로 느껴질 만큼 극단적 화려함과 장인의 솜씨가 있었다. 올리비에 루스테잉은 조용한 럭셔리 트렌드를 의식한 듯 말했다. ‘나는 미니멀리스트 디자이너의 역할을 하고 싶지는 않다.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늘날 사람들이 가져야 할 것은 확실한 정체성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올리비에 루스테잉은 ‘발망의 장미는 단순히 로맨틱한 장미일 수는 없다. 강인함이 있다. 그것은 사랑, 행복, 기쁨에 관한 것이며 또한 고통에 관한 것이다!’라고 덧붙이며, 피날레에서 밝은 미소를 보였다.
- 프리랜스 에디터
- 명수진
- 영상
- Courtesy of Balm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