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입는 옷이라고 지루할 필요는 없지, 24SS 드리스 반 노튼 컬렉션

정혜미

Dries Van Noten 2024 S/S 컬렉션

드리스 반 노튼은 컬렉션의 베뉴로 파리 오페라 인근에 있는 개조 공사 중인 건물을 선택했다. 내부의 페인트가 벗겨진 해체적 장소는 지난 6월에 열렸던 남성복 컬렉션을 떠오르게 했다. 드리스 반 노튼은 여성의 눈을 통해 본 남성복을 상상하며 2024 SS 컬렉션을 구상했고, 때문에 지난 남성 컬렉션과 연동성이 더욱 강하게 이루어졌다.

치노, 데님과 같은 일상적이고 캐주얼한 소재와 럭비를 연상케하는 스트라이프 프린트가 우아하게 뒤섞였다. 오버사이즈 블레이저, 롱 코트, 파카가 테니스, 크리켓, 심지어 1920년대 니트 수영복과 믹스 매치 됐다. 드리스 반 노튼은 이번 컬렉션이 일상에서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옷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쉬운 것이 지루할 필요는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우리는 치노, 데님, 럭비 스트라이프, 셔츠 스트라이프 등 단순한 것들을 탐구했지만 평범한 옷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 때문에 모든 것을 축소하거나 확대하며 뒤틀었다’는 설명이다. 세탁기에 언제라도 편하게 던져 넣어도 되는 데이웨어이지만 원하면 아주 블링블링하게 치장할 수도 있는 옷이다. 화려한 디테일도 빼놓을 수 없다. 시퀸, 메탈, 진주, 라인스톤, 리본 등의 장식을 곳곳에 대담하게 활용하면서 익숙한 느낌과 낯선 느낌을 묘하게 교차 편집했다. 거스를 수 없는 트렌드인 조용한 럭셔리를 해석하는 디자이너의 노련함이 이번 드리스 반 노튼의 관전 포인트.

드리스 반 노튼 컬렉션에서 음악은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DJ 소울왁스(Soulwax)가 편집한 사운드트랙은 힙한 분위기를 더했다. 영국의 펑크 밴드인 드라이클리닝(Dry Cleaning)의 ‘Liberty Log’에 마돈나, 비요크, 빌리 홀리데이, 마리안느 페이스풀 등 여성 뮤지션의 목소리가 마치 서로 대화하는 듯 믹싱 됐고, 컬렉션의 후반부는 스매싱 펌킨스(Smashing Pumpkins)의 ‘Tonight, Tonight’이 울려 퍼지며 강렬한 방점을 찍었다.

프리랜스 에디터
명수진
영상
Courtesy of Dries Van No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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