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은 솔로가 곧 장르다
이효리
당대 최고의 엔터테이너, 1세대 아이돌, 시대의 아이콘. 이효리가 오는 10월 12일 신곡 ‘후디에 반바지’를 발매한다. 2017년 발매된 정규 6집 <BLACK> 이후 약 6년 만이다. 여성 솔로 가수 이효리가 막강한 과거의 히트곡과 여전히 유효한 예능감을 내려놓고 정면 승부를 택한 것이다. 이번 곡은 힙합 그룹 리듬파워의 멤버 행주가 “이효리 누나 곡 만들었다”고 동네방네 소문을 내 힙합 장르로 예상이 좁혀진다.
과연 궁금하다. 얼마 전 이효리가 인스타그램에 게재한 “후디에 반바지 계절”이라는 멘트마냥 제법 쌀쌀해진 날씨에도 많은 이들이 ‘반바지’라는 단어를 흥얼거리게 만들 수 있을까. 그러고 보니 슈퍼스타로 불렸던 이효리는 뭐든 뻔한 건 하지 않았고 터프하고 당당하면서도 섹시했다. 그게 바로 환호를 자아내는 이효리식 뻔뻔함. 이름을 거꾸로 해도 이효리인 것처럼, 시간이 흘렀어도 이효리의 매력과 존재감이 거뜬하길.
선미
‘STRANGER’. 10월 17일 발표 예정인 선미의 새 디지털 싱글의 타이틀곡이다. 음악뿐만 아니라 콘셉트, 스토리, 퍼포먼스에 이르기까지 남다른 창작력을 발휘하며 ‘선미다운 작품’을 내놓은 이전 행보를 떠올리면, ‘STRANGER’라는 제목에서 연상되는 숱한 이미지와 이야기들에 흥미와 기대감이 풍선처럼 터질 듯 부풀어진다. 앞서 공개된 트랙리스트의 이미지와 티저 이미지는 이런 예상이 틀리지 않았음을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한껏 풍기며 뒷받침한다.
그러니까, 선미는 그런 아티스트다. 음악, 안무, 연기, 의상, 조명 등을 동원하고 그걸 영리하게 혼합해 매혹적인 이야기를 최고로 보여준다. 그것도 3~4분 남짓한 시간 동안, 한정된 무대 안에서 말이다. ‘가시나’, ‘사이렌’, ‘누아르’, ‘보라빛 밤’, ‘꼬리’ 등 선미의 대표곡 중 이러한 히트 공식에서 벗어난 것이 없다. 그런 점에서 선미에게 부여된 ‘선미팝’이라는 칭호는 단순히 노래만을 콕 가리키는 게 아니다. 뛰어난 스토리텔러로서 선미가 곧 보여 줄 결과물이 ‘STRANGER’라는 제목처럼 어딘가 이상하고 낯설기를 바란다. 그게 곧 새롭다는 뜻도 되니까.
샤이니 태민
눈부신 경쟁과 화려한 명성으로 쌓아 올린 아이돌 왕국에서 오랜 시간 완전체로 그룹이 존속하는 건 손에 꼽을 만한 경지다. 올해 데뷔 15주년을 맞이한 샤이니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태동기부터 대중과 평단 모두 환대를 받았던 고유한 색깔과 정체성을 잃지 않고 그 자체로 하나의 장르가 됐다. 샤이니라는 장르에서 나름 갈래를 나눈다면 태민은 또 하나의 장르라 언급할 만하다.
가사를 몸으로 표현하고 싶었다는 태민은 샤이니 활동뿐만 아니라 2021년 발매한 미니 3집 <Advice>에 이르기까지 부단한 솔로 활동을 통해 그 바람을 명징하고도 강력하게 실현했다. 예술적인 측면에서 ‘움직임’이라는 말이 더 적합한 태민의 퍼포먼스는 몰입과 감탄 없이 볼 수 없는데, 타고난 재능이란 걸 새삼 인식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런 태민이 10월 솔로 앨범 발매를 확정했다. 아직 베일에 쌓여 있지만, “말 대신 노래를 하고 춤을 추는 사람”이라는 태민의 자기 소개가 환상적으로 펼쳐질 게 틀림없다.
- 프리랜스 에디터
- 우영현
- 사진
- 안테나 뮤직, @official_sunmi, @xoalso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