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들의 가을 최애템
럭비 셔츠는 말 그대로 영국의 럭비팀의 유니폼에서 시작됐다. 초창기에는 비싸고 좋은 양모 소재가 쓰였으나, 경기 내내 뛰어다니는 선수들에게는 매우 따갑고 가려웠으며 결정적으로 무겁다는 단점 때문에 면 소재로 바뀐 케이스. 이후 럭비셔츠는 1950년대 경기장 밖에서 입는 유니폼이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대중화가 됐고, 지금까지도 멋쟁이들이 즐겨 찾는 캐주얼 웨어가 됐다. 최근 몇 년간 프레피룩이 꾸준히 인기를 끌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는 럭비 셔츠, 마침 더위도 한풀 꺾였고 이제 다시 본격적으로 즐겨 입을 때가 왔다는 반가운 소식!
럭비 셔츠는 간절기에 가장 활용하기 좋은 아이템이다. 특유의 독보적인 디자인 덕분에 아우터의 도움 없이도 존재감이 강하기도 하고, 가벼우면서도 도톰한 소재는 낮과 밤의 기온차를 모두 아우를 수 있기 때문. 여기에 아이리스처럼 마이크로 미니 플리츠 스커트와 레이스업 부츠로 MZ 무드 한 스푼만 더하면 게임 끝! 친구들과의 약속을 앞둔 주말이라면 그녀의 스타일링을 참고해 올해 첫 럭비 셔츠를 개시해 볼 것.
뉴욕 닉스의 농구 경기를 보러간 클로에 셰비니는 서로 다른 간격의 줄무늬가 합쳐진 빈티지 폴로 럭비 셔츠를 선택해 이목을 끌었다. 가슴 부분은 럭비 셔츠의 정석과도 같은 넓은 가로 스트라이프가, 허리 부분은 세로로 긴 얇은 스트라이프가 더해져 하나를 선택해도 남다른 취향을 가진 그녀의 안목을 제대로 엿볼 수 있는 부분. 여기에 평범한 팬츠 대신 속살이 비치는 레이스 팬츠를 더해 누구나 쉽게 흉내낼 수 없는 개성 있는 스타일을 선보였다.
스포티한 럭비 셔츠도 하우스 브랜드의 로고가 드러나면 금세 세련된 무드로 변신하고 만다. 평소 로고 플레이를 즐기는 엘사 호스크 답게 그녀가 선택한 팬츠 역시 루이 비통의 모노그램 데님 팬츠. 상, 하의 모두 로고로 점철된 아이템을 선택하면 자칫 촌스럽고 부담스러워 보일 가능성이 크지만 그녀는 그린과 블랙 등 차분한 컬러를 활용함은 물론 백이나 헤어 스크런치 등 액세서리에는 로고나 그 외 프린트 등을 일절 드러내지 않고 깔끔하게 마무리 했다.
벨라 하디드는 럭비 셔츠의 대표 브랜드인 바바리안의 블루 & 화이트 셔츠를 선택해 캐주얼한 맛을 200% 살렸다. 90년대 무드가 강한 럭비 셔츠의 이미지를 더욱 잘 살리기 위해 앞머리에 여러 개의 일자핀을 꽂고 커다란 후프 귀고리를 매치한 그녀. 다리를 꼬고 앉았을 때 슬쩍 보이는 빈티지한 양말까지도 혹시 계산된 패션이었을까? 작은 디테일 하나까지도 늘 진심인 그녀라면 이 모든 게 럭비 셔츠 스타일링에 맞춰진 계획이었을지도!
최근 올드머니 스타일링에 푹 빠져 다시 클래식한 스타일로 돌아간 켄달 제너는 주말이면 편안한 럭비 셔츠를 즐겨 입는다. 블랙과 화이트가 섞인 베이식한 컬러로 질리지 않는 디자인을 선택한 그녀는 여기에 스탠다드한 실루엣의 청바지를 더해 그 어느 때보다 정석에 가까운 클래식 무드를 드러내는 중. 별다른 기교 없이도 자꾸만 눈이 가는 그녀의 럭비 셔츠 스타일링은 시간이 지나도 꾸준히 회자되지 않을까?
- 프리랜스 에디터
- 노경언
-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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