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앞에 왔다면 큰길보다는 골목 구석구석을 살펴봐야 한다.
파쿠모리(Pakumori)
일본의 카레왕이라 불리며 자신의 이름을 딴 레토 르트카레 브랜드를 론칭하기도 한 요리사 파쿠모리가 홍대에 첫 직영점을 열었다. 한 집 걸러 한 집이 일본식 레스토랑, 카페 그리고 술집인 지금의 홍대에서 일본식 카레는 그리 새로울 게 없을지 모른다. 그러나 돼지고기와 닭고기, 고추장 등을 볶아 촉촉한 가루처럼 만든 드라이 카레를 맛볼 수 있는 곳은 오직 파쿠모리뿐. 콜라겐 성분을 듬뿍 넣어 건강에도 좋은 치킨 수프 카레, 진한 치즈 맛이 고소한 굴 화이트 스튜 또한 인기 메뉴다. 일본 특유의 달고 부드러운 풍미를 지니고 있지만, 뒷맛은 느끼하지 않고 깔끔해 한국인 취향에도 잘 맞는다. 제주도 출신 부모님 아래서 태어난 재일교포인 파쿠모리에게 한국인의 입맛이 숨겨져 있을 거라는 사장님의 추측이 어쩌면 맞을지도 모를 일이다.
위치: 상수역 1번 출구로 나와 주차장 오른편
영업시간: 오전 11시 45분 ~ 오후 4시, 오후 5시 ~ 9시
문의: 02-322-5001
월향(月香)
월향은 ‘낮술환영’ 이라고 큼지막하게 써 붙여놓고 낮 12시부터 문을 여는 막걸리집이다. 목 넘김이 부드럽고 사과맛이 나는 월향 막걸리, 특별히 고안한 디스펜서로 내려 특유의 톡 쏘는 맛이 시원한 생막걸리, 그리고 알코올 도수 15도에 이르는 원주 등은 신기할 정도로 숙취가 적다. 10년 가까이 연구한 끝에 개발한 양조법이 바로 그 비결. 그뿐 아니라 충남 공주의 알밤막걸리, 강원도 홍천의 빛고을 동동주처럼 지방색이 물씬 풍기는 다양한 종류의 막걸리를 직접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이곳의 자랑거리다. 특히 사과, 치즈, 어리굴젓, 새싹의 맛이 묘하게 어우러지는 치즈, 어리굴젓은 이곳에 왔다면 꼭 맛봐야 할 안주다. 어느 비 내리는 날 아직 어두워지지도 않았는데 막걸리 생각이 간절하다면 월향에서 낮술로 시작해 비가 그칠 때까지 마셔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다음 날 숙취는 걱정하지 말고.
위치: 홍대입구역 4번 출구로 나와 커피프린스 올라가는 길에 카페 티테라스 위층
영업시간: 오후 12시 ~ 새벽 2시(월, 화, 수), 오후 12시 ~ 새벽 5시(목, 금, 토), 오후 12시 ~ 밤 12시(일)
문의 : 02-332-9202
르 끌로(Le clos)
프렌치 비스트로 르 끌로에서는 조금은 무모한 용기를 느낄 수 있다. 외진 골목에 자리를 잡고 정통 프랑스 요리를 정공법으로 파고드는 점 때문이다. 만약 이 무모함에 이끌려 르 끌로를 찾아가고 싶다면 단계에 맞춰 메뉴를 선택하는 게 좋겠다. 프랑스 어느 가정에서나 쉽게 해 먹는 요리들이지만, 우리에게는 익숙지 않은 메뉴가 가득해 자칫 낯선 느낌을 받을 수 있어서다. 먼저 초보자에게는 닭고기와 버섯 크림소스 맛이 우리 입맛에도 친숙한 콩피 드뿔레가 알맞다. 돼지껍질로 만든 기름에 재운 뒤 오븐에 구운 삼겹살을 단맛이 나는 처트니, 담백한 콩렁띠와 함께 먹는 포크 오 렁띠는 중급자가 도전할 만하고, 마지막에는 한우를 다양한 야채와 함께 와인에 뭉근하게 졸여 낸 부르귀뇽을 추천한다. 차근차근 단계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프랑스 가정집에 놀러가 아주 평범하지만 정성 가득한 저녁을 맛보는 기분을 만끽하게 될 것이다.
위치: 홍대입구역 4번 출구로 나와 커피프린스 올라가는 길에 문화부동산 건너편 골목 왼쪽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 ~ 오후 3시 30분, 오후 5시 30분 ~ 10시 30분(화요일 휴무)
문의: 02-332-1979
- 에디터
- 에디터 / 김슬기
- 포토그래퍼
- 이진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