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봐, 다시 언니들의 춤싸움이다
역시 ‘스우파’라니까
춤 잘 추면 언니! 언니들의 살벌한 춤싸움이 다시 한 번 사람들을 확 빨아들였다.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2(이하 ‘스우파2’)>의 귀환은 화려했다. 첫 방송이 1.5%의 시청률을 찍으며, 신드롬을 터뜨린 시즌1의 첫 방송 기록을 두 배 가까이 넘어섰다. 줄곧 지지부진했던 <스트릿 맨 파이터>의 첫 방송 성적보다도 높은 수치다. <스우파2>의 방송 직후 화제성도 높다. <W Korea>에서 이렇게 관련 콘텐츠를 소개하고 있는 걸 보면 짐작이 될 거다. 그렇다면 <스우파2>는 시즌1처럼 대박을 칠까? 모르긴 몰라도 첫 회부터 그럴 조짐이 눈에 띄었다. 그러니 속는 셈 치고, 다음 편도 본방사수!
콕 찍은 캐릭터의 향연
<스우파1>은 무대 위의 조연이었던 댄서들을 주인공으로 격상시킨 대관식이나 다름없었다. <스우파2>의 파이트 저지로 나선 모니카, 시즌1에서 홀리뱅의 최종 우승을 이끈 허니제이, 아이키, 가비, 리정, 립제이 등 여러 댄서들이 빼어난 실력과 개성 넘치는 캐릭터의 토대 위로 스타성을 마구 발산하며 ‘우리 언니들’이 됐다. <스우파2>의 첫 방송은 여덟 댄스 크루의 대면식과 매운맛을 내기 위한 ‘약자 지목 배틀’의 전초전에 시간을 할애하느라 참여 댄서 개개인이 아직 제대로 조명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박에 시선을 끌어당긴 이들이 있다.
첫 방송에서 원샷 비중이 높았던 원밀리언의 리아킴, 딥앤댑 미나명, 베베의 바다는 크루 리더이자 네임드 댄서다. 그들이 <스우파2>의 중심에서 활약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개인적으로 그들보다 더 기억에 남는 건 마네퀸의 왁킹 댄서 윤지다. 같은 크루인 왁씨의 복수를 위해 커스틴과 겨룬 윤지는 그야말로 미친 실력으로 “한국에서 누가 가장 화끈한지 내가 보여줄게”라고 했던 출사표를 스스로 증명했다. 게다가 윤지는 캐릭터 면에서도 눈도장을 찍었다. “아무도 못 말린다”는 말이 그럴듯하게, 이를 악물고 터질 듯한 독기를 품었는데 그런 얼굴에 호감이 가는 것도 신기했다. <스우파2>에서 제2의, 제3의 윤지가 등장하지 말라는 법도 없으니, 이것도 기대 포인트.
글로벌한 언니들의 싸움
시즌1과 딱 선을 긋는 <스우파2>의 차별점은 해외 댄스 크루들의 합류다. 글로벌 댄스 신을 주름잡는 로얄 패밀리 출신 커스틴의 크루 ‘잼 리퍼블릭’, 일본을 대표하는 안무가 아카넨이 소속된 ‘츠바킬’이 K-춤판에 뛰어들었다. 첫 방송에서는 커스틴이 몸을 풀 듯 차원이 다른 리듬감으로 자신이 왜 댄서들의 댄서로 통하는지를 확인시켜줬다. 사실 커스틴이 자기 실력의 절반, 아니 절반의 절반도 꺼내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글로벌한 이력을 떠올리면, 직접 안무를 짜고 큰 스케일의 무대를 구성하는 미션에서 입이 떡 벌어지는 결괏값을 보여줄 게 분명하다.
잼 리퍼블릭 소속 ‘맑눈광’ 오드리가 선보인 돌변 퍼포먼스도 의미심장하다. ‘센 언니’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외모 탓인지 최약체로 최다 지목된 오드리는 두 번의 배틀에서 모두 좌중을 휘어잡는 반전 실력으로 상대를 제압했다. 이 장면은 상대적으로 정보가 적은 해외 크루 댄서들이 <스우파2>의 흥미로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선전포고다. 사제지간이었던 하리무와 레드릭의 배틀, 사이가 틀어진 옛 동료 리아킴과 미나명의 신경전 등을 보면 <스우파2>도 시즌1에서 쏠쏠하게 재미를 본 크루들간 관계성을 메인 드라마로 각색할 모양새다. 솔직히 기시감이 드는 그런 장면보다는 해외 댄스 크루들이 일으킬 예측 불가능한 전개와 충돌이 더 기대되고 궁금하다. 그러니까 글로벌로 판을 넓힌 <스우파2>의 선택은 잘한 일. 격하게 환영한다.
- 프리랜스 에디터
- 우영현
- 사진
- @ mnet_da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