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 2023 F/W 오뜨 꾸뛰르 컬렉션
에펠탑이 보이는 파리 센 강에서 핑크색 자갈이 깔린 길을 거닐며 샤넬 오뜨 꾸뛰르 프레젠테이션이 펼쳐졌다. 샤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버지니 비아르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매력(je ne sais quoi)’을 지닌 프랑스 소녀에게서 영감을 받아 이번 컬렉션을 구상했다. ‘그녀가 입는 것, 그녀가 읽고 생각하는 것, 삶에 대한 그녀의 태도’를 테마로 어떤 드라마틱한 설정이나 기교를 생략하고 가장 프랑스적인 스타일을 선보였다.
컬렉션의 오프닝은 샤넬의 앰버서더이자 모델, 작가로 활약하는 캐롤라인 드 매그레(Caroline de Maigret)가 장식했다. 그녀는 베스트셀러인 <당신이 어디에 있던 파리지엔느가 되는 법(How to Be Parisian Wherever You Are)>의 공동저자로서 샤넬의 ‘스타일 토크’를 진행하며 전 세계를 다녔다. 오뜨 꾸뛰르 오프닝에서 캐롤라인은 발목까지 오는 맥시한 길이의 더블 버튼 네이비 트위드 코트를 입고 두 손을 주머니에 찔러 넣은 시크한 모습이었다. 배우이자 가수인 바네사 파라디(Vanessa Paradis), 클레멘스 포시(Clemence Poesy), 배우이자 영화 제작자인 루피타 뇽오(Lupita Nyong’o) 등 ‘주느세콰’한 매력을 지닌 파리지엔느들이 프런트로에 포진한 가운데 꽃바구니를 든 모델, 검은색 레트리버를 산책 시키는 모델들이 차례로 등장했다. 이처럼 샤넬 오뜨 꾸뛰르 컬렉션은 장난기 가득한 프랑스 소녀 내러티브로 가득했다. 트위드재킷, 시가렛 팬츠, 메리제인 슈즈, 그리고 파리지엔느의 특징인 자연스럽게 흐트러진 머리가 등장했다. 꽃바구니는 60년대 후반에 고리버들로 만든 바구니를 들고 다닌 것으로 유명한 가수 제인 버킨에 대한 일종의 오마주였다.
버지니 비아르는 ‘야외에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단순하면서도 우아한 느낌을 주고 싶었다’며 총 48벌의 컬렉션 중 드레스의 비중은 다소 덜어냈다. 대신 과일과 꽃문양을 시퀸, 크리스털, 깃털, 레이스, 자수 등으로 정교하게 장식한 경쾌한 블라우스와 원피스 등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오뜨 꾸뛰르 라는 무게감을 덜어내고 클래식과 보헤미안 사이를 오간 버지니 비아르의 쿨한 선택이 돋보였다.
- 프리랜스 에디터
- 명수진
- 영상
- Courtesy of Chan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