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중 누군가는 아카데미 수상자가 되었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못했다는 사실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 자신의 커리어 저마다의 위치에서 각자 다른 방식으로 빛나고 있는 이 배우들의 전성기는 바로 지금이니까.
말하는 눈동자
: 엠마 스톤 <버드맨>
“내가 제일 좋아하는 러브 스토리는 <자동차 대소동>이에요. 존 캔디와 스티브 마틴의 관계는 정말 감동적이에요. 내가 지금 <폭스캐처>의 캐스팅에 홀딱 반해 있어서 남자 러브 스토리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채닝 테이텀이 마치 내 배를 칼로 찌르고 도망간 것 같아요. 테이텀 때문에 죽을 지경이에요. 대체 뭘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가 없네요.”
거친 것이 좋아
: 리즈 위더스푼 <와일드>
“<와일드>의 섹스 신은 내가 이제껏 찍었던 것 중 가장 노골적인 장면이었어요. 그 장면을 촬영하는 게 조금 겁이 났지만 중요한 신이었죠. 그 부분을 빼면 그냥 하이킹하는 영화일 뿐이게 되잖아요. 그건 별로 흥미롭지가 않죠.”
신경쇠약 직전의 남자
: 베네딕트 컴버배치 <이미테이션 게임>
“우리 부모님은 두 분 다 배우신데, 나한테는 연기를 하지 마라고 하셨어요. 하지만 난 부모님의 인생이 굉장히 로맨틱하다고 생각했죠. 학교 다닐 때 연극을 아주 많이 했어요. 죄다 남자애들뿐이라 나는 여자 역을 했죠. 무서울 정도로 중성적이었어요. 여자 연기를 끝내주게 했죠. 그땐 부모님이 좀 걱정하셨어요. 내가 다른 쪽으로 넘어가는 게 아닌가 생각하셨거든요.”
사랑받지 않아도 괜찮아
: 키이라 나이틀리 <이미테이션 게임>
“11살 때 스칼렛 오하라 인형이 있었어요. 스칼렛이 창녀로 등장할 때 입었던 빨간 드레스 기억해요? 난 내 인형한테 그 옷을 입히고 싶었어요. 내 스칼렛이 ‘그’ 스칼렛이길 원했죠. 빨간 창녀 드레스를 입은 스칼렛의 이미지가 내 마음속에 깊이 새겨졌어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 나오는 정말 섹시한 장면이고, 스칼렛은 참 못된 년이죠. 좋아할 수가 없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일이 흥미롭겠다는 걸 깨달았던 게 그때였어요.”
소울 시스터스
: 다코타 패닝 <어둠 속에서>
“<어둠 속에서>를 찍을 땐 머리를 짙은 색으로 염색했어요. 충격적이더군요. 모두 나를 다르게 대했어요. 심지어 우리 가족들도요. 엄마는 눈과 머리색이 짙어서, 나랑 엄마는 닮았던 적이 한 번도 없었어요. 염색을 하자 처음으로 엄마랑 내 모습이 비슷해졌죠. 엄마는 별로 안 좋아하시더라고요(웃음). 영화 촬영이 끝난 날 나는 다시 금발로,그리고 내 자신으로 돌아갔어요.”
엘르 패닝 <로우 다운>
“공주 역을 해보는 게 늘 꿈이었어요.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전부 다 봤는데, 나 같은 금발이 두 명 있었어요. 신데렐라랑 오로라요. 언니는 신데렐라를 좋아했지만 난 <잠자는 숲속의 공주>에 나오는 오로라를 좋아했어요. 오로라는 핑크 드레스를 입거든요. 핑크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색이에요.”
지상에서 우주로
: 제시카 차스테인 <모스트 바이어런트>, <인터스텔라>
“내가 <인터스텔라>에서 했던 역은 원래 남자 캐릭터 몫이었어요. 아버지와 딸이 아니라 아버지와 아들에 대한 영화였죠.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아들을 딸로 바꾼 데 대해서 나는 캐릭터가 크게 변했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할리우드에서 여성 캐릭터를 더 많이 활용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예죠. 남자와 여자는 그렇게 크게 다르지 않아요.”
아카데미가 사랑한 청년
: 에디 레드메인 <사랑에 대한 모든 것>
“스티븐 호킹 역을 하기 위해서 나는 시기에 따른 그의 육체적 상태를 그래프로 만들었어요. 장면에 따라 근육 하나하나가 망가져가는 걸 목록으로 만들었지요. 그가 쓰고 있던 안경, 그가 지팡이를 한 개 썼는지 두 개 썼는지, 어떤 휠체어를 탔는지도 전부요. 가장 힘들었던 것 중 하나는 다른 휠체어 종류에 적응 하는 것이었어요. 근육을 전혀 움직이지 않고 캐릭터 를 유지하고, 특징을 살려낸다는 건 흥미로운 동시에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어요.”
소년에서 아버지로
: 에단 호크 <보이후드>
“<청춘스케치> 이후 유명 인사가 되고 나니 성장하기가 힘들었어요. 그 영화가 그릇된 현실을 만든 거예요. 여자들이 나를 좋아한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여자들이 좋아하는 건 유명인일 뿐이에요. 그때 여자들을 집에 데리고 오면 걔들은 실수로 나를 <청춘스케치>의 캐릭터 이름인 트로이라고 부르곤 했어요.”
슈퍼 히어로의 퇴직 생활
: 마이클 키튼 <버드맨>
“스탠드업 코미디는 사람이 할 수 있는,가장 힘들고 즐거운 일 중 하나예요. 어느 캐릭터 뒤에 숨을 수도 없고, 자신의 철학이 고스란히 드러나거든요. 처음에 내가 스탠드업 코미디를 할 때 나는 잃을 게 없었어요. 커리어 내내 그런 자세를 유지하는 게 제일 좋죠. 언제나 피라미드 제일 밑바닥에 있는 것처럼 일하는 게 요령이에요.”
약하고도 강한
: 에이미 애덤스 <빅 아이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러브 스토리는 <티파니에서 아침을>이에요. 나는 엉망이 된 강한 여자를 좋아 하는데, 홀리 고라이틀리는 큰 약점이 있으면서도 아주 강하기도 해요. 그녀는 자신의 현실을 바꾸는 방법을 찾아내고, 놀랍게도 자기가 정말 믿을 수 있는 사람을 발견하죠. 자기가 만들어낸 페르소나에 갇힌 여자 옆에 기꺼이 함께해줄 수 있는 남자- 그게 내가 좋아하는 러브 스토리예요.”
아주 미국적인 영웅
: 브래들리 쿠퍼 <아메리칸 스나이퍼>
“이라크 전쟁을 다루는 영화를 만드는 데 있어 나한테는 유리한 점이 있었어요. USO 투어 때, 적진에 있는 부대들을 방문했거든요. 군인들이 지내는 막사에서 그들과 함께 있어봤죠. 그때 느낌을 좀 받았어요. 그리고 묘하지만, <A-특공대>에 출연한 것도 귀한 경험이 됐고요. 그 영화를 찍으며 총 쏘는 법을 익혔죠. <A-특공대> 이후로는 M-4가 테니스 라켓만큼 편해졌어요.”
너무 늦게 당도한 오스카
: 줄리앤 무어 <스틸 앨리스>
“내가 처음에 찍은 영화 중 하나인 <숏 컷>에서 나는 허리 아래로는 알몸이었어요. 좀 무서웠던 것 같아요. 나에겐 쉽지 않은 일이었고요. 하지만 스키를 타는 것만큼 무섭지는 않았어요. 난 나를 정말로 겁먹게 하는 무언가가 있을 때 용감해지는데, 그건 아마 스키일 거예요.”
- 포토그래퍼
- Tim Walker
- 스타일링
- Jacob K
- 헤어
- Duffy
- 메이크업
- Lisa Butler
- 글
- Lynn Hirschberg